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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자모회 이야기

| 조회수 : 2,678 | 추천수 : 9
작성일 : 2005-03-18 22:26:17
울아들 중3 때 처음 자모회에 가입했습니다.
정보에 어두우니 혹시 주워듣는 거라도 있을까 해서였지요.
우리 아이 반 엄마들 7명이 저하고 같은 생각으로 가입했드라고요.

4월에 반장 엄마가 전화를 해서는 저녁을 먹자드군요.
7명이 다 나왔어요.
아이들 얘기, 담임 얘기, 그 학교 얘기,,,, 하여간 그날 수다가 늘어지더니,
급기야는 한 달에 한 번씩 만나서 밥 먹자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첫날은 반장 엄마가 밥값 내고
다음달부터 돌아가면서 하자구요.
한번 모일 때마다 만원씩 회비도 내자 하고.

두번째 달이 되어 만났는데, 반장 엄마가 학교 일로 너무 바쁘니까
연락책을 따로 두자고 해서 제가 그 일을 맡게 됐어요. 회비관리도 하고.
그날은 2차로 노래방에도 가고....

이후 매달 엄마들은 모여서 정보도 교환하고
두어 달에 한 번씩 아이들과 함께 영화도 봤어요.
알렉산더니 말아톤이니 하는 영화들 죄다 아이들이랑 봤네요.
언젠가 제가 트로이 스틸 보여드린 적도 있었지요?
영화를 본 후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아웃백 등에 가서 같이 식사도 하고
때로는 아이들끼리 수원역 애경백화점 게임방에 넣어두고 엄마들끼리 수다떨며 놀기도 했지요.
(그 건물에 CGV가 있거든요)
한 엄마가 학원에서 봉고로 아이들 실어나르는 일을 하고 있어서
그 차 타고 교외로 나가서 맛있는 거 먹는 재미도 쏠쏠하답니다. 저 같은 집안퉁수에게는 더욱더.

연말에는 애들이랑 술파티도 했었지요.
그러고는 애들이 죄다 고등학교 가느라고 각 학교 정보 파악하고
졸업 무렵에는 그동안 모은 회비로 담임께 약소한 선물 사서 보내기도 했어요.
그게 우리들의 유일한 "촌지"였지요.

이제 아이들이 각 고등학로 뿔뿔이 흩어졌는데
엄마들은 여전히 한 달에 한 번씩 만나고 있어요.
혹시 이다음에 우리 아이들이 커서 어디서 무얼 하든 서로에게 배경이 되어주지는 않을까,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존재가 되지 않을까, 이런 바램을 담고서 말이지요.

새해 들어 모임 이름도 지었어요.
3학년 5반 아이들 엄마였으니 삼오회라 하려다가 사모회로 바꾸었지요.
중의적인 효과를 노린 셈.

아이를 하나 혹은 둘만 키우는 요즘 엄마들의 육아방식인 듯해요.
아직 자모회나 어머니회 가입을 망설이시는 분들을 위해 적어봤습니다.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민지
    '05.3.18 10:44 PM

    그렇게 마음 맞는 엄마들 만나기 쉽지않더라구요.
    저도 아직 아이들 어리지만 직장다니느라 정보에 넘 어두워서
    일부러 무리해서라도 엄마들 모임에 나가보지만 그렇더라구요.
    아이들 시집 장가갈때까지 쭈욱 이어지면 좋겠어요.

  • 2. 커피와케익
    '05.3.18 11:23 PM

    ^^ 어느 모임이든지 그 성패는
    우두머리에 달려있다기 보다는 자금과 연락을 담당하신 총무(강금희님께서 맡으신
    연락책)의 손에 달려있거든요...아마도 님께서 친화력이 좋고 일처리도 꼼꼼하신가
    봅니다..
    참고로 저희 엄마도 이때까지 저 중학교때 자모회 모임에 나가십니다..흐미..
    옆반 자모회 모임에서는 결혼까지 한 커플도 나왔구요~
    요즘은 그런 비슷한 모임이 기저귀 떼기 전부터;;; 이루어진다고 해서
    작년에 기겁을 했었던 기억도^^

  • 3. 강금희
    '05.3.18 11:42 PM

    민지님, 글쵸? 우리 모임 엄마들 중에서도 좀 튀는 엄마가 있어서 신경 쓰이더라구요.
    케익님 엄마는 참 멋쟁이시네요. 저희도 그렇게 끌고 나가고 싶은 바램이 있어요.
    아직은 뭐 서로 집들이니 뭐 이런거 챙기는 것도 재밌기만 하니 한참 갈 것 같기도 해요.
    아이들이 같은 반이라 해도 처음에는 지들끼리도 서먹서먹하두만
    같이 영화 보고 술도 마시고 게임도 하고 이러는 동안 서로 친해져서
    다음번에 지들도 좀 안 데려가나, 넘실거립디다. ㅋㅋ

  • 4. marian
    '05.3.19 1:06 AM

    제아들 올해 재수생인데 , 99년에 중1이어서 벌써7년째죠?
    다음주에 삼성장학금 받아 미국대학 전액 장학금받은 엄마가 한턱 내기로해서
    작년수능이후 방콕하던 우리 꽃피는 봄에 다시 모입니다.
    저도 작년부터 맡았는대 이번에는 넘겨야죠.
    고등학교 때는 아이들으ㅡㄴ 일년에 한번 연말에나 모이고 엄마들은 2달에 한번 만났어요.
    수능이후 유학간 아이도 들어와 저희집에 인사와서는 ,큰절도하고,빵도 사오고
    세월의 무게를 느끼게 하더군요.기특도하고,겅중한 키들도 그렇고 웬지 반말이 나오지 않더라구요.
    몇 년후면 장가간다고 할텐데... 할머니소리도 얼마남지않았나?
    모임 잘 유자하세요,

  • 5.
    '05.3.19 2:30 AM

    자모회는 아니지만 친구엄마 고등학교 동창모임이 남편들 모임까지 합세해서 나중에 아이들 모임까지 만들어지고 그중에서 결혼하는 커플도 나오더군요. 딱한가지 빼고 참 보기좋고 부러웠습니다.
    엄마 아빠들 모임이 이대-서울대 커플 모임이었어요...-.-;; 저 그말 듣고 기많이 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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