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 말도 없는 곰탱이 남편이 지나가는 말처럼
'장모님이 해주시던 복국(경상도식 복지리) 먹고 싶다'
그러는거예요.
우리 엄마는 솜씨가 좋으셔서 그 무시무시한 복도 잘 만지고
유명한 복집 요리사보다 더 시원하게 복국을 잘 끓이셨죠.
추어탕도 특색있게 해 주시고 미꾸라지가 비싸고 귀할 때는 고등어로 추어탕처럼 끓여주시기도 했어요.
암튼 못하는 요리가 없으셨지요.
근데 언니만 그 솜씨를 닮고 막내인 나는 꽝이랍니다.
엄마가 돌아가신 지 10년이 지났는 데도
다들 엄마 손 맛을 못 잊어 제사 때면 다들 난 뭐가 먹고 싶네, 난 뭐가 제일 그립네, 노래를 부릅니다.
애기 낳고 몸조리 할 때 먹던 광어 넣고 끓인 미역국도 그립고
몸살 나면 해주시던 녹두죽도 그립고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근데 이 다음에 우리 애들은 뭘로 날 기억할까요.
갑자기 가슴이 뜨끔하네요.
맨날 편한 것만 하려고 하고
그래도 인스턴트 안 먹이고 반찬 사러 가지않고 만드는 게 어딘데,
그러면서 잘난 척이나 하고.
남편의 말 한 마디에 정신이 번쩍 듭니다.
휴.
근데 며칠이나 갈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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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애들은 뭘로 날 기억할까...
쌍봉낙타 |
조회수 : 1,038 |
추천수 : 17
작성일 : 2005-01-20 17:3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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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꿈의공장
'05.1.20 5:59 PM어머, 쌍봉낙타님도 고등어추어탕 드셔 보셨구나...
저도 친정엄마 솜씨가 좋으셔서 고등어추어탕 잘 끓여 주셨죠.
근데, 어머님께서 복어까지 손질을 하셔서 복국까지???
아유..대단한 요리사셨네요...
저는 엄마가 살아 계신데요...
왜 그렇게 엄마랑 코드가 안맞는지..
그래서 가슴이 꽉~막히는 느낌이 들때가 있죠..
그때마다 저는 우리 애가 나를 다음에 기억할 때는" 울엄마 나한테는 둘도 없는 분이셨어"라는
생각이 들도록 열심히 사랑해줘야 한다고 두주먹 불끈불끈쥐고^^
매일 매일 다짐한답니다..2. 김혜경
'05.1.20 11:35 PM지금부터라도..기억날 음식 해보세요...첨부터 너무 잘하려고 하면 힘드니까 차근차근..조금씩이요...
3. 쌍봉낙타
'05.1.21 9:36 AM윽, 혜경샘이 리플을..
아이구 좋아라.4. lyu
'05.1.21 12:25 PM처녀적에 뿌리깊은 나무를 보는데 거기에 강부자가 나왔데요.
그집 아이들이 엄마가 한 음식에 뭐가 제일 맛있냐고 하니까
계란탕! 그러더군요.
뭐 뻑적지근한 음식이 아니면 어떻습니까?
전 친정엄마가 해 주신 깔끔한 도라지 무침이나 무를 쬐끄만 깍두기 처럼 썰어 무친 오징어 젓갈이 너무 생각나는걸요.
돌아가신건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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