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 자랄 때 부모님께 예쁘단 말 들었냐는 글 보고 생각나서 글 써봐요.
아주 어릴때, 걷고 말하기 시작했던 4살 정도, 언니는 6살 무렵부터 성인이 되어 독립할때까지 아버지에게 항상 언니와 외모 비교와 차별을 당했어요.
언니는 예쁜데 저는 못생겼다고 매일 비웃음과 놀림을 당했어요. 그냥 못생겼다가 아니라 별명을 여러개 정해서 놀리고 비웃으셨죠.
저는 항상 속상해서 울었던 기억이 나요.
4살짜리가 울어도 누구도 위로해주지 않았고 그런거 갖고 우는게 속이 좁고 못됐다고 더 혼나고 야단만 맞았어요. 우는게 성격이 좁고 못돼서 그렇다고 했고 우는 모습까지 못났다고 했어요.
당연히 저는 성격이 좁고 못된 사람이라 평생 생각해왔어요.
어린 맘에 저를 위로해줄 사람이 한명만 있음 좋겠다고 늘 생각했지만 늘 아무도 없었어요.
저에게 못생겼다고 놀리던 별명과 단어들, 아버지의 비웃고 놀리던 표정과 목소리까지 지금도 하나하나 다 생생하게 기억나요.
놀림에서 끝나는게 아니라 언니에겐 항상 칭찬했지만 저에겐 항상 화내고 야단치셨죠. 그냥 이유 없이 그러셨어요.
언니에겐 용돈을 많이 줬지만 저에겐 용돈을 안줬고, 다 쓰자면 끝이 없어요.
엄마는 항상 옆에서 무반응으로 있었고요.
그후 대학 들어가서 미팅 때 제가 몰표를 받는다거나, 따라오는 남자들이 많았다거나,
여자 친구들이나 여자 직장동료들에게 수도 없이 예쁘다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항상 그런 말들을 '거짓말'이라 생각했고 스스로는 항상 못생겼다 생각하며 평생 살아왔어요.
여자 직장 동료들이 저보고 예쁘다고 하는 말은 잘보이려고 하는 말이거나 사회생활 하려고 하는 말이라 생각했고 예쁘다는 말은 거짓말이고 저는 항상 못생겼다고 생각해 왔어요.
그런데 지금은...
아버지가 언니의 손자들을 똑같은 방식으로 차별해요. 손주가 딱 둘인데 한명에겐 너무나 끔찍하게 예뻐하고 한명에겐 너무나 끔찍하게 냉대하고 무시하고 차별해요.
아무 이유도 없어요. 손주 한명은 존재 자체로 너무 예쁘고 다른 손주 한명은 존재 자체로 너무 싫어하는거 같아요.
수십년이 지나도 사람은 안바뀌네요...
손자들에게 그러지 말라고 제가 아버지에게 아무리 얘기해도 아버진 절대 그런 적이 없대요. 절대 인정을 안해요.
그리고 지금은 치매 걸리셨어요....
지금은 제가 50대인데 돌아보니
평생 낮은 자존감과 자기 비하는 지금도 고치질 못했고 결혼 기회들은 있었지만 거부했고 평생 미혼이에요.
돌아보면 남자들이 아무리 진심으로 잘해줘도 아버지 때문인지 남성이란 존재에 대한 두려움이 컸고 결혼에 대한 두려움도 컸고
무엇보다 저를 닮은 2세가 태어나는게 너무너무 끔찍하게 싫었어요. 외모도 싫지만 못나고 못되고 속 좁은 제 성격을 닮는건 더더욱 끔찍했어요.
지금은 조그만 실수에도 자책을 많이 하는 성격이고 자기비하가 강해요.
여자선배가 저보고 너무 착하고 남에게 피해 안주려 하고 자책 많이 하는데 그렇게 살면 힘드니까 그러지 말라네요.
정신과 의사도 저보고 너무 초자아가 강한데 좀 이기적으로 살라더군요. 제 기준에 많이 이기적으로 살아도 남들 눈엔 보통으로 보일거라더군요.
이제는 자기비하와 자책을 그만하고 저를 먼저 용서하는 연습을 하려구요.
평생 자기비하와 자책만 하며 살다가 중년되니 지쳐서 우울증 걸렸어요.
이 글의 결론-
이유 없이 자녀를 차별하면 커서 저처럼 됩니다. 차별하지 마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