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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남편이 미워요.

나는 바보구나 조회수 : 3,110
작성일 : 2021-11-30 12:57:58

중학생 아이가 있는 직장맘입니다.

남편이랑은 아이 성인되면 졸혼을 꿈꾸고 있어서 반드시 경제적 자립이 필요해 죽기살기로 일해서 외국계 회사 관리직입니다.

남편은 주말이면 골프약속으로 아이 초등때는 아이 행사에 한번 얼굴을 안비추니 친구 엄마들이 아빠 뭐하시는 분이냐고 물어보기도 할만큼 가정에 무관심했어요. 저한테도 아이한테도 무관심했죠.

저녁이나 주말에 제가 뭘 물어도 대답 씹기,혼자서 유투브만 주구장창보거나 제가 뭘하는지 어떤지 전혀 궁금해하지 않았죠.

제가 해외출장을 가도 언제갔다 언제 오는지만 관심있지 가서 잘있는지는 연애할때만 궁금했었던 것 같아요. 마음도 몸도 소통이 안된지는 오래되었고 결정적으로 출장 가방에서 비아그라 한알만 먹은 약이 두번 발견되어서 제가 마음을 닫았어요.

그냥 아이아빠로 버티다가 아이크면 졸혼하기로 저는 일찌감치 마음을 먹었고 소통이 안되고 외로워서 힘들었던 제가 우울증 약을 먹고 상담을 다닌다고 해도 그런가부다 했으니까요. 그런 상황을 믿기 어려워 계속 쳐져있을수는 없어서 남편을 미워하는대신 자동 ATM이라고 생각하고 그 에너지로 일을 하고 운동을 하고 외국어 공부를 하고 지냈어요..

특별히 폭력이나 바람이 아니니까 큰 잘못 아니지 않는냐고 한다면 할말은 없어요. 하지만 한 공간에 있어도 전혀 소통하지 않는 세끼 밥먹는거 외엔 나한테 물을 일이 없는 사람이랑 함께 산다는건 꼭 이번생이 내가 선택했지만 끝까지 수행하는 미션같았죠.  가끔 자기 기분좋을때 보이는 상냥함과 연애할때의 따뜻함이 보이면 그 잠깐에 행복해하는 제가 바보같았어요..

아빠를 그리워하고 아빠랑 놀고싶어하던 애는 제가 싫은 소리 엄청 해야 입댓발 나와서 애랑 공찬다고 나갔다가 애가 더 놀고 싶다고 울어도 20분이면 들어와서 다시 들어누워서 유투브 보던 아빠를 이제 찾지 않아요.

그러던 남편이 사회적으로 집중해야하니 자기를  내버려두라던 사람이, 자긴 원래 이런사람이니 니가 알아서 맞추라던 사람이, 제가 저도 직장일로 바쁘다 힘들다하면 자기 앞에서 징징거리지말고 그만두고 싶으면 그만두라고 소리지르던 사람이... 작년에 회사에서 밀리고 임원 승진에서 떨어졌다고 그리고 이기회에 퇴사하면 위로금을 준다는 핑계로 저랑 상의도 없이 퇴사를 했어요. 물론 금방 재취업이 될줄 알았겠지만 코로나 시국에 어디 쉽겠어요. 눈높이를 낮춰서 겨우 취직을 하긴했는데 거기도 이제 담달에 그만둬야한다고 해요.

그런데 퇴사하고 시간도 많아지고 그때서야 제가 아쉬워졌는지 저한테 갑자기 관심도 가지고 다정해졌다는거예요. 제가 남편관심과 사랑을 갈구할때는 모른척 하던 사람이요..근데 제가 그런 남편이..그래도 능력은 있어보이니 자동ATM이라고 생각하고 살겠다는 제 생각에서 이제 그나마 회사도 그만두고 자기 사업을 한다는둥 이상한 소리만 하는 남편이 너무 밉고 보기가 싫다는 거예요.

이제는 심지어 제가 허리가 안좋아서 무리하면 허리가 말썽이라 식사할때 허리아프다 허리아프다 해도 대답 한번 설거지 한번을 안해주던 남편이 생전 안하던 청소며 설거지를 부탁을 안해도 하더라구요. 본인도 저한테 잘못한게 많다는걸 깨달았다는데 이제 제 마음은 너무 차가워져서 남편때문에는 눈물도 안나와요. 예전에 혼자 너무 많이 울어서요.

여러가지 이유로 이혼할거면 예전에 했을거예요. 제가 지혜롭게 이시기를 넘길 수 있도록 혹시 경험있으시면분이 계시다면 방법을 좀 알려주세요.


IP : 103.9.xxx.252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1.11.30 1:05 PM (119.149.xxx.248)

    아이고 남편이 끈떨어지니 이제야 부인을 atm으로 생각하고 눈치보나 보네요 정말 얄미울듯...ㅠ

  • 2. 음..
    '21.11.30 1:08 PM (49.142.xxx.192)

    일단 이혼을 하지 않으실거라면, 내속의 화병이 나아야 살 수 있어요. 님이 당한 거 만큼 일단 되돌려 주는 힘으로라도 일단 살아내세요. 남편도 당해봐야 그 고통을 이해하고 알죠. 저도 남편 오래 힘들게 복수하고( 유치하지만 내가 살남야 하므로) 남편이 사과하고 미안하다 몇년 엎드리고 나서야 화병이 나았어요.( 남편한테 살림 시켰어요. 나하고 애 먹을 밥 해뫃으러 하고 설겆이 도 시키고 다림질도 시켰어요) 나중에 남편이 짠해지고 측은해지는 시점이 오긴 와서 지금 잘 살고 있어요.

  • 3. ....
    '21.11.30 1:10 PM (118.235.xxx.39)

    이제 원글님이 버는돈으로 먹고 살고 싶은가 봅니다.


    이혼을 안한다면 뭐 다른 방법이 있을까요??
    원글님이 마음이 풀어지고 용서가 된다면 좀더 다정한 사이로 지내면서 같이 늙어가는거고
    도저히 안된다면 살림을 돕든 말든 그저 동거인으로 데면데면 지내다가 아이가 대학가면 졸혼하는거지요.

    원글님에게 달려있습니다. 마음이 차가워지셔서 가능성이 없다면 남편에게 얘기하세요.
    이대로 지내다가 아이크면 헤어져 지내자 라구요.

  • 4. ...
    '21.11.30 1:15 PM (1.219.xxx.69)

    어차피 니나내나 atm으로 보고 살았다면
    윗님처럼 불쌍해지는 시점오면
    서로 화해하고 잘살수도 있다고 봅니다.

    첨부터 좋은 사람이었으면 좋겠지만
    당장 이혼하기는 싫은 사람이라면 최악은 아닌거죠.
    용서하고 잘 살수도 있어요.

    욕해주고 서로 정떨어지게 내분풀리게 다하고 헤어지면 그순간이야 속이 시원할수 있겠지만
    그거...독한 사람이라야 남괴롭히면서 속풀리지 평범한 사람은 그거도 힘들어요..나만 힘들어.

  • 5. 그냥
    '21.11.30 1:21 PM (118.221.xxx.161)

    룸메이트라고 생각하세요, 생활비 나눠내고 설거지나 가사도 분담하는 룸메이트

  • 6. .....
    '21.11.30 1:34 PM (123.254.xxx.162)

    미움이나 서운함도 다 애정이 아직 남아있으니 생기는 거예요.
    진짜 정떨어지면 무관심해져서 나한테 피해만 주지마라하게 됩니다.
    애정이 더 있다면 관계에선 그쪽이 약자일 수 밖에 없어요.
    아이러니하게도 원글님이 남편에게 느끼는 애정이 완전히 사라지거나, 남편이 원글에게 더 애정을 가지게 된다면 지금의 힘든 감정들이 사라질 거예요.
    잘하고 계셨었네요.
    연애다 생각하고 너 없이도 잘 살 수 있다 생각하며 원글님 스스로에게 집중하세요.
    다가오면 받아주되 완벽히 변할때까지 마음 주지마세요.
    사람 쉽게 안변합니다.

  • 7. 근데요
    '21.11.30 1:43 PM (118.235.xxx.218)

    남편같은 그런게 사람의 본성이에요. 잘하면 앞으로 정답게.잘지내세요. 살림 야무지게 하면 그것도 장점이고 능력입니다.

  • 8. 근데요
    '21.11.30 1:47 PM (118.235.xxx.218)

    저희 남편도 투자 실패로 5억 정도 날리고 이제 저한테 잘해요. 물론 아직 대기업 다니기도 하지만요. 시간날때 살림 잘하니 그냥 데리고 살아요. 없는것보다 훨 좋아요.

  • 9. 저는
    '21.11.30 2:26 PM (182.172.xxx.136) - 삭제된댓글

    반대의 경우에요. 제가 한 5년정도 우울증이 심해서
    남편한테 짜증내고 함부로 했어요. 이제 정신차려서
    잘 해주는데 남편은 얼음장처럼 차가워요. 저는 제 잘못을
    인지하고 끝없이 인내하지만 사실 제가 언제까지 그럴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제 우울증을 핑계로 남편은 신나게
    여자들이랑 놀아났지만 그것조차 저는 다 받아들였는데
    남편은 그래도 큰소리나 치니까 조금만 더 두고봤다가
    그냥 미련없이 헤어지려고해요. 남편이 주색에 빠졌거나
    아니면 그냥 인간적으로 제가 너무 싫어 마음이 떠난 것
    같거든요. 저는 나중에 후회나 미련이 없도록 조금만 더
    노력해보려고해요. 술집과 골프 다니며 여자들이랑
    더럽게 논거 생각하면 피꺼쏟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요.

    그래서 제 생각에는, 남편분이 확실히 변했고 용서가 된다면
    이제 원글님도 슬쩍 넘어가주세요. 남편이 뒤늦게 철 든
    거라면(저처럼) 헤어지기 전에 한번 기회를 주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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