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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남편이랑 하루종일 있는 날은 화딱지가

ㄴㄴ 조회수 : 4,256
작성일 : 2020-12-25 21:44:58
오늘 아이는 아침에 선물 뜯어서 혼자 만들기 놀이 하고
저는 옆에서 만든 걸로 역할놀이 받아줄 때
남편은 다른 방에서 자고요

깨서 케잌 사러 나갔다 온다길래 같이 나가자고 해서
나갔을 때 일부러 제가 멀찍이 떨어져 걸었어요
둘이 손잡고 다니라고

그렇게 산책하다가 서점 가자고 해서
서점에서 아이는 공룡 조립하는 거 사고

집에 와서 같이 먹고는 방으로 쏙
저랑 아이는 공룡 같이 조립하고 영화 한편 보고 있으니
저녁을 차리더라구요
우리는 영화가 안 끝나서 남편이 혼자 먼저 먹고
영화 끝나고 우리 둘이 먹고
그러자 방에 들어가서 게임하고

키보드 타닥거리는 소리가 듣기 싫어서
노래 켜놓고 다시 공룡 조립 같이 하고 있으니
게임 끝내고 다른 방으로 가서 노래 틀고 기타를 치고

밥 차려준 거 말고는
같이 놀아줘야겠다 이런 생각은 안중에도 없어요
공룡 조립하는데 자꾸 노래소리 거슬리고 화딱지가 스믈스믈..

하루종일 아이에게 먼저 말도 안 걸어요
아이가 아빠를 찾아가서 말을 걸 때만 받아줘요

아, 제가 차려달라 해서 아점도 차렸었네요
(확실한 거라도 시켜야지, 불확실한 걸 막연히 기대하고 있다가 기대가 무너지면 더 화나서..)
그런데 아침부터 맥주를 같이 곁들이더니 아니나다를까 낮잠 자고..

아이는 이제 아빠한테는 놀아달란 말도 안해요
기대가 없는 아이가 차라리 저보다 나은 듯.

평일에도 학교도 못가고 저랑 하루종일 둘이 집에 있으니 안쓰러워서
셋이 있을 땐 좀 놀아줬음 하는데ㅠㅠ

9시에 아이랑 자러 방에 들어와서
카톡으로 일요일에는 아이랑 조금만이라도 좀 놀아주라는 말을 써놓고
보내지를 못하고 있네요
아이랑 놀으라는 소리 좀 하지 말라는 사람인데
승질 돋울까봐..
나만 참으면 되니까..

그러다 한편으로는
토요일에도 출근해서 5시 넘어 퇴근하는데
이런 경제상황에 꼬박꼬박 돈 벌어오는 것만으로도
고맙게 생각하고 봐줘야 하는 건가 싶고
게다가 관리자 위치라 스트레스도 많다 하니..

저도 재택으로 근무하며 아이 챙기고 놀아주고 집안일 하고 밥 먹이고
정신 없긴 한데
제가 근무시간을 줄이며 급여도 줄다보니
어쨌든 제가 버는 것의 3배를 벌어오는 남편...

그치만 같이 놀 생각이 없는 건
하루이틀 일이 아니라 꾸준히 그랬어요
대체 언제 안 바쁘고 언제 스트레스를 안 받을 건지
아이는 계속 커가는데
유대감은 점점 더 옅어져만 가네요

이럴 때면 남편을 이렇게 키운 시댁도 원망스럽고
남편이 착해서 화목한 시누이네 괜히 싫고

어떻게 구슬려야 하나요
그냥 돈 잘 벌어오니 냅둘까요

나중에 남편은 버려두고 아이랑 둘이서만 재밌게 지내는 가정 되고 싶진 않아요..




IP : 222.98.xxx.19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0-0-
    '20.12.25 9:51 PM (121.165.xxx.46)

    그럼요. 돈잘벌어오면 모셔야지요
    워낙 남의 편은 남의 편으로
    두시고 취미생활 재미나게 하셔요.

  • 2. ..
    '20.12.25 9:57 PM (222.237.xxx.88)

    님 집은 남편이 자발적으로 아이에게 "자~! 같이 놀자."
    하기를 바라는게 이미 무리 같네요.
    둘이 노는데에 익숙하세요.
    까짓 영화 중간에 끊으면 어때요?
    저녁 차려준 남편하고
    다같이 먹어야겠다는 생각은 왜 안하세요?
    모자? 모녀간에 놀때 남편에게 같이 놀자고 제안한적 있나요?
    애하고 둘이 붙이지말고 셋이 같이 해보세요.

  • 3. 새옹
    '20.12.25 10:09 PM (112.152.xxx.4)

    잔소리하세요
    아이랑 놀으라고
    자발적으로 놀아주는 남자 별로 없어요
    다 부인이 시켜서 놀아주는거에요
    구나마 잘 놀아주는 남자와 방치시키는 남자가 있고요

  • 4. 밥이라도
    '20.12.25 10:10 PM (223.39.xxx.115)

    차렸으니 그냥 넘기세요.
    귀찮게 달달 볶지는 않잖아요.
    님도 피곤해서 화가 올라 오셨을꺼에요
    아이랑 놀아주는게 무척 힘든일이거든요.
    돈벌어 오잖아요.

  • 5. 그냥
    '20.12.25 10:26 PM (89.247.xxx.187)

    남편이 나랑 같이 사고하고 행동해야 된다는 생각을 버리세요. 그리고 맘에 드는 행동 할때마다 우쭈쭈 해주고요. 그럼 님이라도 맘 편하게 지낼 수 있어요.

  • 6.
    '20.12.25 10:31 PM (180.229.xxx.9)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이미 같이 놀란 소리 하지 말라고 못을 박았으미 더더욱.
    할 수 없이 빈틈에 끼워넣는 수 밖에요.
    영화를 그만 보고 같이 밥을 먹는 거...그런 거요.

    앞으로 남편은 안변할테지만
    아이 앞에서는 내색하지 마세요.
    아이가 먼저 아빠에 대해 말하지 않는 한요.

    저희 집도 비슷한데
    아이들을 아빠를 좋아해요.
    더 떠날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고 삽니다. 저는.

  • 7. ㅇㅇ
    '20.12.25 10:36 PM (222.98.xxx.19)

    둘이 거실에서 놀고 있으면 자기는 방에 쏙 들어가서
    본인 할 일 하죠;;;

    일요일에는 셋이서 보드게임 하자고 해봐야겠습니다
    예전에는 같이 뭐 하자 하면 싫어했지만
    요새는 아이가 말걸 때 받아주긴 하니..

    방치...
    어쩌다 제가 일이 있어 어쩔 수 없이 둘이 놀아야 한다 하면
    무조건 동영상 틀더라구요-_-

    영화는 중간에 끊으면 잘 보고 있던 아이 짜증내고 밥먹기 싫어할테니 ㅎㅎ

    저도 아이랑 놀아주는 게 제일 힘든 10점짜리 일이라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놀아준다면 난 뭐든 다해줄 수 있는데!
    그런데 항상 1점짜리 일만 하고는 할일 다 했으니 난 이만.
    이런 분위기라 화가...

    암튼 일요일엔 좀 놀아줘라 카톡은 안 보내길 잘한 것 같아요
    말 필요 없고 그냥 둘이 들이대야겠어요

  • 8. ㅇㅇ
    '20.12.25 10:39 PM (222.98.xxx.19)

    내색한 적 많았는데ㅠㅜ 명심할게요..
    그래도 아빠 좋아하는 것 같아요
    찾아가서 말 걸고 아빠 생각하고..
    저는 속으로
    아빠 좋아해주는 거 고맙게 생각해라 싶고요

  • 9. ..
    '20.12.25 10:44 PM (118.32.xxx.104) - 삭제된댓글

    3배 벌잖소. 3배 봐주소

  • 10. ***
    '20.12.25 11:20 PM (211.207.xxx.10)

    남편에게 화가날때마다

    여기올라오는 막장남편들

    생각하며 그래 이정도는 양반이다

    라고 마음을 버리세요

    님도 님을 못바꾸는데

    어찌 남인 남편을 바꿀 수 있겠나요

    그냥 한가지 잘들어주면

    칭찬을 많이 해주면서 ㅠㅠ

    그러면 백프로는 아니지만

    변화가 올거에요

    잔소리가 아닌 조근조근 설득으로

    해야 효과가 커요

    자녀에게 가장나쁜 교육은

    부모가 서로 미워하는 거라고

    들었어요 아이 무의식에 저장되고

    자존감에 영향을 준다고

  • 11. 그게
    '20.12.26 9:48 AM (1.235.xxx.203)

    제 남편도 애들 어릴 땐 정말 안놀아줬어요.
    주말이면 몰래 혼자 나가서 취미생활 즐기고
    저를 주말과부 만들고
    얼마나 많이 싸웠는지 몰라요.
    그런데 애들이 크고 나니...
    이젠 저의 역할이 거의 없어요.
    남편은 아이들이 사춘기 지난 때부터
    제대로 아빠역할을 하네요.
    이렇게 시간대로 역할을 나눌 줄 알았다면
    그때 좀 너그럽게 대해줄 걸 싶어서 후회해요.
    그때 아빠 미워하느라 애들에게 행복감도 못주고
    저도 그냥 책임감으로 놀아줬지
    진심으로 놀아주지도 못한 것도 후회스럽구요.

    그래도 원글님이 지금 얼마나
    남편이 원망스러울지 많이 공감해요.
    그런데
    나는 남편과 피 안 섞인 남이라 그런지
    잘못 하나하나 다 밉고 용서못하겠고 원망스럽고 한데
    아이들은 혈육이라 그런지
    아빠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저보다도 훨씬 훨씬 크더라구요.

    그냥...위로 드려요.
    그래도 시간은 흐르고 아이는 크니까
    맘 잘 추슬러 보세요.

  • 12. ㅇㅇ
    '20.12.27 2:24 PM (222.98.xxx.19)

    오후 2시까지 아무것도 안하고 쉬게 해줬으면 이제 좀 아이한테 시간 투자해줘도 되는 거 아닌지;; 산책 좀 나가자니 에너지가 없다네요. 이따가 나가자고. 해 다 지면? 그러면서 방에 들어가서 기타는 치고 있고요? 저녁에는 어디 가야한다면서! 신경질이 또 올라옵니다..... 아 진짜 안 그러려고 했는데. 제 표정 굳어지니 아이는 또 눈치 백단이 된 듯하고요;
    위의 선배님 말씀을 새겨듣고 싶은데 불확실한 미래에 기대를 걸어봐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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