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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수능보던날

희망 조회수 : 961
작성일 : 2020-12-02 23:04:20
남들보다 3년이나 늦게 수능을 봤어요
직장다니며 혼자 준비 했던 수능
수능전날
수험생들은 일찍 마무리하고 맘정리하면서 수능일을 맞이 하겠죠?
저는 수능전날
수능날 월차 내서 혼자 밤늦게까지 다음날 일처리 하느라 야근을 했어요 빨리미무리하고 집에가 쉬고 싶었지만 일이 많아 시간이 많이 늦어졌어요
저녁도 못먹고 일마무리 해놓고 집에와 잠자리에 들었는데 쉽게 잠이 오질 않더라구요
시험장소 확인도 못했고 예비소집일에 가지도 못해서 허둥대다 시험도 못보고 그냥 되돌아 올것 같은 불안감이 들었어요
미쳐 도시락도 준비 못했고 가족몰래 시험장 가느라 일찍 출근하는척 집을 나섰는데 편의점 김밥이라도 사려고 둘러봐도 맘이 조급해 그랬나 편의점도 눈에 안들어와 그냥 수험장으로 갔습니다
시험이 끝나고 교문을 나오는데 시험끝난 자녀들 기다리며 안아주고 보듬어 주는 부모님들 모습이 보이더라구요
순간 부러웠지만 어쩌겠어요 내 상황은 그런게 안되는걸

어제 저녁부터 굶고 아침 점심까지 식사를 못해서 너무너무 배고프다는 생각만 들었어요
친한 친구들은 그시각 전부 직장서 일하고 있을시간이라 연락도 못하겠더라구요
배고파 저녁을 먹고 싶은데 이상하게 집에 가서 아무일도 없는척 밥먹기가 너무 싫은거에요

수능 끝나서 학생들 친구들 가족들과 맛있는곳서 다들 모여 식사하고 있을까봐 혼자 사람 많은 음식점에 못가겠는거에요
길거리 떡볶기를 먹을까 편의점서 라면을 먹을까 하다가
회사빌딩 지하에 있던
부서에 생일인 사원있음 점심시간에 회사경비로 먹었던
레스토랑이 생각나더라구요
아메리칸스타일의 인테리어와 팝음악이 흐르던
정통레스토랑이 아닌 약간 퓨전스타일의 레스토랑였는데
값이 내기준으로 비싸 저녁시간에 내돈준곤 한번도 못사먹었던곳
였어요
그곳에는 수능본 수험생들이 많지 않을것 같았고
저녁시간 늘 그곳은 한산하고 조용해서 혼자 가도 좋겠다 싶었어요
은행에서 현금까지 찾아 그레스토랑 혼자에 가서 그날 전
비싼 코스요리를 먹었어요
나에게 주는 선물
나혼자 오롯이 겪었던 힘든과정 그것을 이겨낸 내가 대견해 주는 선물이니 돈이 없어도 탈탈 털어 맛있는거 혼자라고 주눅들지 말고 먹자 .그러고 먹었어요

수능 시험 결과는 비록 높은점수 받지 못했지만
23살때 용기내서 수능공부해 수능보고 대학 합격해 대학생이 됐고
그렇게 제 인생 조금 다른길을 걸을수 있었어요
내일 또 수능이네요
올해는 유난히도 힘들고 어려웠던 수험생 그리고 가족들
제 아들도 수능을 봐요
도시락 준비하다 문득 26년전 수능전날,
수능날 , 수능끝나고 그레스토랑에서 맛있게 저녁먹었던
내모습이 떠오르네요
남들보다 어렵고 힘든 고비를 넘기고 남들보다 한걸음 더 노력하면
그에 따른 보상이 온다는걸 저는 느끼고 깨달았거든요
이번년도 힘들고 남들보다 더 어려웠던 수험생활을 했기에
더큰 보상이 따라올거라 말해주고 싶어요
모든 수험생들에게 꼭 노력한만큼의 결과치를 얻길 바래요
제 아들도요~^^




IP : 112.154.xxx.39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어머,
    '20.12.2 11:10 PM (14.52.xxx.225)

    일찍 자려고 했는데 잠이 안 와서 82 하다 보니 이런 뜻밖의 따스하고 뭉클한 글을 보네요.
    원글님 잘하셨어요. ^^

  • 2. 가을
    '20.12.2 11:11 PM (211.248.xxx.59)

    원글님은 주도적인 인생을 사셨네요.멋져요.
    원글님 이이도,제 아이도 내일 최상의 컨디션으로
    좋은 결과 얻길 바랍니다.

  • 3. 저도고3맘
    '20.12.2 11:17 PM (223.38.xxx.78)

    23살의 원글님 너무 대견하네요
    그런 경험이 자양분이 됐을거에요
    원글님 아드님 그리고 저희 애를 비롯한 모든 수험생들
    내일 무탈하게 수능 잘 치르기를 바라요
    끝까지 화이팅!

  • 4. ㅇㅇ
    '20.12.3 12:53 AM (220.85.xxx.49)

    수험생 엄마예요. 따뜻한 글 잘 읽고 갑니다.

  • 5. ..
    '20.12.3 1:19 AM (14.47.xxx.175)

    원글님 너무 뭉클하고 대견합니다.
    수능 늦게 본 이유가 있겠지만
    거기에 대한 원망보다
    그냥 처한 환경에서 꿋꿋하게 버티고
    나간 원글님.

    아이가 원글님 닮아 세상 잘 헤처나갈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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