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에서 국민의당 지지세가 높아서, 그게 다 새누리 알바들의 공작이라고 몰아붙이시던데요,
참 의아하더군요. 네이버 댓글풍토 바뀐지 오랜데 말입니다.
글이 좀 긴데, 네이버 분석(?)은 뒤에 나올테니, 중간 내용만 보지 마시고 일단 끝까지 읽어주시고요~
< 서론 (서론이 아주깁니다 ㅋㅋ) >
진성호 네이버접수 발언 등등, 알바들 들끓던 네이버 얼씬도 안했던 사람입니다. 저도.
그런데 몇년전부터 연예기사와 댓글은 네이버를 조금씩 보기 시작했습니다.
댓글수가 다음보다 압도적으로 많아서 보는 재미가 있더라고요.
그러면서 차츰 정치기사도 보게 되었는데, 첨에는 물론 댓글 스킵했습니다.
첫화면 베플 슥 봐도 알바냄새 철철.
그런데 이게 언제부턴가 분위기가 바뀌더군요.
박근혜의 실정이 쌓이면서 박근혜비판 정부비판이 상당히 자주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알바질로 보이는 댓글들도 분명 꽤 있었습니다.
알바가 어떻게 표가 나나면, 첫화면에 표시되는 상위 베플 몇개는 정부편인데,
그 아래로는 정부비판이 쏟아져 나옵니다.
그래서 기사별로 어떤건 알바가 잡고 어떤건 못잡거나 안잡았나보다 생각했죠.
어쨌든 정부비판이 나오는게 흥미로워, 정치기사도 아예 네이버를 주로 보게 되었는데,
댓글을 면밀히 살펴보다보니, 어느순간 그런 알바점령도 잘 안보이더군요.
그렇다고 반정부, 진보 댓글로만 도배되는것도 전혀 아니고요.
최근 1-2년 들어선 경향이 뚜렷해지더군요. 어떤 경향이냐......
ㅇ 정부(박근혜) 비판
ㅇ 민주당 비판
ㅇ 시위 관련 및 북한 비판
이 세가지로 압축됩니다. 모두까기인형인가-_-
저게 말이 안되는것 같지만 정말 네이버 댓글들이 그랬습니다.
특히 북한 기사엔 단순하고 원색적인 김정은 비난이 주를 이루는데,
댓글 호감순으로 아무리 내려가봐도 일관됩니다.
특히 뼈아픈것은 세월호 유가족들 관련해서도 더러운 댓글들이 많았는데,
이 사안 만큼은 알바가 출몰할 때가 종종 있었던것 같지만,
그럼에도 전체적인 경향이 비판조였습니다.
그러다가 이번 총선에선 국민의당 지지, 새누리 맹비난, 더민주 냉소, 이정도로 여론이 정리되었고요.
그리고 출구조사 발표시 바로 네이버를 확인했는데,
첫 반응이, 새누리 망해서 기쁘다로 도배되고 있었습니다.
그다음 후속기사들에는 정당별로 각각,
더민주에는 너희가 잘해서가 아니라 새누리가 너무 못해서 밀어준거다,
국민의당에는 축하한다 앞으로 잘해라, 보여줘라, 이정도고요.
이번에 다음 댓글은 물론 야권 지지 사이트들 대부분이 국민의당을 저주에 가깝게 비난한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네이버의 이런 경향이 실제 선거결과와 훨씬 가깝습니다. 왜일까요....?
< 본론 - 네이버 여론 분석 >
편의상 더민주를 파랑, 새누리를 빨강으로 본다면
네이버의 경향은 빨강이 아니라 보라색, 다만 완전 보라는 아니고 새누리에 가까운 "붉은보라" 정도입니다.
대략 중도보수라고 하겠습니다.
워낙 이용자가 많고 댓글이 넘치다보니, 알바들 공작만 아니면 어느정도 보편적인 여론이 반영되는 편인데
(보편적 = 옳다 는 뜻이 아닙니다.)
양 진영의 콘크리트 지지층 댓글은 비중이 의외로 매우 적습니다.
더민주 콘크리트(나쁜 의미 아닙니다) 댓글이 적은거야 당연한데, 의외로 새누리 콘크리트 댓글도 적습니다.
새누리 콘크리트가 네이버를 휩쓸었다면, 사사건건 그많은 박근혜 비난이 나왔을 수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이들이 정부비판과 상관없이 항상 싫어하고 혐오하는게 있는데,
북한( 종북), 데모, 운동권입니다.
더민주는 종북보단 그나마 나아진-_- 운동권 이미지를 갖고 있는 편인데
그런 운동권도 이들은 비토합니다.
다만, 네이버는 워낙 댓글 세자리수 넘게 달리는 기사가 하루에도 셀수없이 생겨날만큼 댓글수가 워낙 많아서인지
각 기사별로 완전히 단일한 정치적 성향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다음은 좀 단일한 편이죠.
일례로 연예인들 근황 기사를 봐도, 네이버는 각 연예인의 팬덤이 베플을 채우는데
다음은 연예인 누가됐건 냉소적인 비난조의 베플이 꼭 다수를 이루는 ㅎㅎ
어떤 기사에나 박근혜 비판이 양념처럼 끼는것도 ㅎ
네이버는 기사별로 특정 성향이 몰리는 편이 더 강합니다. 북한 관련엔 북한 욕하는 글만 몰리듯이요.
국민당 기사에 국민당 지지자들이 몰리고요. 그렇다고 네이버가 전부 국민당을 응원한건 아닌 거죠.
그럼에도 최근의 박근혜와 정부여당에 대한 비난은 전반적으로 광범위하고 대단했습니다.
새누리 공천 당시 유승민 응원도 상당했고요.
친새누리이기 때문에 오히려 이한구 김무성 비난하는 여론이 상당했습니다.
< 결론 >
네이버 경향은 중도와 중도보수가 강하다고 볼 수 있고, 지금 중도층이 모이는 커뮤니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중도층의 경향을 파악하려면 네이버 여론 파악이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이게 결론입니다.
그간 네이버와 제 주변 중도층(여긴 영남)을 살펴본 바로는
중도, 특히 중도보수는,
진보가 새누리 독재친일세력 용납 못하는 것과 비슷하게, 친북이나 운동권에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습니다.
(다들 호남 비토만 생각하시는데, 제가 보기엔 이석기 김재연 이후로, 호남보다 종북과 운동권 비토경향이
훨씬 더 강해졌습니다. 네이버에선 지금도 민주당이 예전에 통진당과 연대했다고 시비거는 댓글이 일부 있습니다. )
그러면서도 새누리가 흡족하지 않으면 아주 쉽게 새누리를 버릴 준비도 되어 있습니다. "박빠"와 다릅니다.
새누리의 낡고 시대에 뒤떨어진 느낌을 싫어하지만, "안정" 을 중시하기 때문에 새누리에 치우칠 뿐입니다.
그런데 이번엔 새누리당이 공천으로 분탕질하는 꼴을 보니 그나마 안정도 사라져서, 완전 비토로 돌아선 거죠.
"안보는 보수, 경제는 진보"를 외쳤고, 실제로 그런 중도적 경향을 가진(비운동권 기업가출신) 안철수가
중도층에 먹힌 이유입니다. 그리고 그런 중도층의 규모가 매우 상당하다는 것이 이번 선거에서 드러난 것이고요.
새누리당 절대 콘크리트라는 35%가 비례투표에서 깨져버린 것이 증거중 하나죠.
오해마세요. 저는 중도보수가 옳다고 말하는게 아닙니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유권자의 성향을 알아야 된다는 겁니다.
선거 어제부로 다 끝난거 아니니까요. 앞으로도 해야 하니까요.
앞으로 여론 흐름을 보려면, 네이버 무시하지 마세요. 중요한 참고지표로 삼을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