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에 지치신 엄마들께..

[브로콜리]

아이 유치원에서 보내준 소식지에 올라왔던 글입니다..

"잠깐이야"

오래간만에 아들이랑 아파트 사이길을 걸어갑니다. 어느새 엄마보다 머리하나는 커버린 아들이
약간 앞에서 귀에 이어폰을 끼고 걸어겁니다. 벌써 떨어져버린 목련꽃이며, 꽃봉오리가 맺은 철쭉
이며 노란색 별모양 꽃다지까지 완연한 봄기운에 엄마는 살짝 들뜨며 신이 납니다.
원호야! 앞서가는 아들을 큰 소리로 불러서 기어이 귀에 붙은 이어폰을 떼게 만들고는 말을 붙힙니다.
"저 라일락 향기 냄새나지! 너 애기였을 적에는 엄마가 꽃 얘기  많이 해 줬는데---."
"아! 하나 생각난다! 엄마가 장미가시를 코에 붙여주고 '우리 원호가 코뿔소가 됐다 그랬던 거"
반응없던 아들이 귀찮다는 듯이 내뱉은 말이 그저 반가워서 엄마는 "그래 그때 재미있었지!"
하지만 어느새 아들은 또 한발자국 앞에서 이어폰을 다시 꽂습니다.

참 크는게 더디고, 어떨 때는 귀찮기까지 할 정도로 쫓아다니며 물어보던 아들이 이제는 제일에 바
빠서 시시껄렁한 꽃 이야기는 관심도 없을 정도로 커 버렸습니다. 엄마가 모르는 게임에 매달려서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살고, 엄마가 모르는 음악을 듣느라고 이어폰을 귀에 꽂고 살고, 엄마가 모
르는 이야기들을 친구들에게 문자로 날립니다. 아들이 말을 붙여주기를 기다리며 맴돌기도 하고,
꽉 닫힌 방문앞에서 '밥 먹어라' 하는 소리가 유일한 의사소통인 날도 있습니다.

그나마 몇 해가 지나면 저 앞에서라도 걷던 모습도 보기 힘들어 질지도 모릅니다.

'품안에 자식'이라는 말을 이제 압니다. '엄마, 엄마'하면서 씩 웃어주고, 어린이집 갔다오면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 다 들어줄 수가 없었는데 그때 그 모습은 이제 사진 속에서만 찾아볼
수 있고, 학교에서, 학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눈치로 불안해 해야 하고, 엄마가 내는 큰 소
리는 권위는 사라지고 잔소리로 변해서 오히려 동굴 속으로 아들을 집어넣기도 합니다.

엄마가 몹시도 필요했던 그 순간, 엄마를 통해 듣던 세상 얘기가 그저 재미있고, 엄마랑 찾던 모래
밭 속 보물에 신나하고, 엄마가 재워줄 때까지 그림책을 들고 기다리던 그 순간이 이제야 아쉽습니다.

'잠깐이야'
일하면서 아이 키우기가 힘들다고 한바탕 넋이 나가 있던 엄마에게 어느 선배는 그렇게
말해주었습니다.

그때는 그 말이 조금도 위로가 되지 않았고, 제발 잠깐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흐려가는 그때 그순간을 여드름 잔뜩 난 자는 아들얼굴에서 찾아봅니다..

참 사랑스러웠던 우리 아기가
올망졸망 엄마한테 참 할 말이 많았던 우리 아기가
엄마를 통해 세상행복을 다 가질 수 있었던 우리 아기가
어떨 때는 엄마가 귀찮다고, 엄마가 힘들다고, 함부로 윽박지르고, 그래서 눈물 흘리게
했던 우리 아기가

사랑해, 미안해, 그땐 그랬어 이렇게 충분히 설명해 줄 시간도 없이 잠깐 사이에 저렇게
커 버려서 남들 보는 앞에서 손잡는 것도 머쓱해 합니다.

가끔
"엄마 등 긁어줘"
산더미 같은 등을 내밀며 아들이 돌아섭니다.
"나 등 긁는 거 좀 사줘"
엄마는 귀찮다는 듯이 등을 벅벅 긁어주고, 한 대 툭 치면서 "이제 됐다" 옷을 내립니다.
그리고 내심 등 긁는거 절대 안사줄꺼라고 다짐합니다.
이것도 잠깐일것 같아서요.


우리 큰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에서 이번에 보내준 소식지에 있는 글이에요..
육아에세이란 칼럼에 올라온 글인데 이글읽고 아들앞에서 펑펑울었네요..
아이가 놀란눈을 하고 엄마를 쳐다보는데 얼마나 부끄럽던지..
아들이 둘이라 제겐 더 와닿는 글이었어요..
아이 키우면서 한번씩 힘들때 이렇게 되뇌여보려구요,..
'잠깐이야.....................................................'

[또이맘]

요즘 하나뿐인 딸아이로 육아스트레스를 받았었는데..
다시 한번 스스로를 다짐하게 되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굿럭]

어흑...눈물이 나려합니다. -3살2살 년년생 남아 엄마...^^_

[예쁜아이엄마]

정말 잠깐이예요. 저도 갈길이 멀지만, 벌써 우리 큰아이는 자기 혼자 갈수 있다며 길에서 엄마손도 뿌리치고 씩씩하게 혼자 걸어간답니다. -6살 4살엄마-

[럭셔리 부엌데기]

5살 2살 딸, 아들이 어느새 다 커 버린듯한 느낌을 받게 하는 글이네요.

저 또한 육아에 지쳐서 얼른 커줬으면 했는데 , 내일부터라도 지금 이 순간을 조금씩 즐겨가는 법을 터득해야 겠네요...

글 정말 감사해요

[지니마미]

3살 된 딸을 키우는 엄마예요...
요새 너무 막무가내로 떼쓰고.. 사실 귀찮아서 맨날 때려패고 했는데...
이 글보고 눈물이 납니다..
얼른 가서 자고 있는 딸아이 한번 안아줘야겠네요...

[천불맘]

이 새벽에 한참을 울었습니다....

잠자리에 들어서 엄마만 찾는 8살 딸아이와 4살 아들이 왜 날 한시도 가만 두지않을까 넘 힘들다 한숨을 내쉬던 저녁시간을 지낸 터라 더 그랬던것 같습니다..

글 감사합니다.

[슈걸]

찡~ 하네요....
울 아기 태어나자마자 수술하고 인큐베이터에 있을때 창밖에서 울면서 항상 하던 맹세...
내 팔이 떨어져도 널 땅바닥에 놓지 않고 안아줄테야...
그러나 울 아기 퇴원하자마자 잘먹고 살이 붙어 백일엔 8키로 10개월인지금 11키로를 훌쩍넘어버려 맹세 지키기 참 어렵더라구요
말안듣고 땡깡부리고 안아달라고 징징거릴때마다 화도 나지만 남들이 그러더군요 중학교 들어가면 엄마 쳐다도 안본다고...그전에 많이 이뻐해주라고...그때가 되면 얼마나 섭섭할까요 ㅠ.ㅠ
그래서 지금 많이 안아주고 울면 더 이뻐해주려고요

[똥똥맘]

읽고 많이 울었습니다.

다른 사이트로 좀 퍼가겠습니다.(우리 큰 애 유치원 홈페이지)

[simple]

이 글 읽으면서 눈물이 하염없이 흐르네요..ㅠ.ㅠ
연년생(5살 4살) 딸 둘을 키우면서 참 절망스러웠던 순간도 있었고 도망가고 싶었던 날도 있었어요..
요새는 나는 엄마될 자격이 없는 사람이었나보다 생각도 들었구요...

손바닥으로 얼굴이 다 가려지던 우리 아기들이 이제는 엄마보다 앞장서서 뛰어가네요...정말 잠깐사이에 그렇게 되버렸어요...

글 올려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진심으로요...

[사과쥬스]

안그래도 2살아기 아들이 넘힘들게해서 요즘 미칠것 같았는데
다시한번 되돌아보게되네요...좋은글너무 감사드려요...

[이요르]

눈물이 납니다. 애들 크는거 잠깐이라고 말은 많이 들었지만......
언제까지 안아달라고 조르지 않을테니 지금 많이 안아주라고 하시던 선배맘들의 말씀도
잘 기억해두었건만....
오늘만해도 울 아이에게 엄마 힘들다는 말을 열번도 더 한 것 같아 부끄럽습니다.
비가 왔다고 신나게 물튕기며 노는 울 아이에게 신발 젖는다 옷젖는다 잔소리만 했지 같이 물튕기며 놀아주는 맘의 여유도 없었구요.
좋은글 저도 감사드립니다.

[나도 요리사]

어제 아기의 육아 문제로 신랑하고 한바탕 하고 속상한 아침을 보내는 중이였는데..
이 글을 읽으며..갑자기 아기가 보고 싶네요..
참고로 저는 직장맘이거든요..정말 잠깐인데..
그건 저조차도 저의 부모님께 그랬던 것이였는데..부모님께도 잘 해 드리고..
아기에게도 더 사랑을 줘야겠다고 생각 되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미소쩡]

저도 찡 했읍니다.
뉘우치고.. 우리 아들을 한번더 보듬게 합니다.

[엽기제니]

올해 7월에 수술했어요
수술후 염증은 전혀 안생깁니다. 햇빛봐도 눈부시다고 안해요
전에는 거의 비명수준으로 소리를 지르곤했죠
각막에난 상처 때문이었나봐요
저희 아이는 어릴땐 거의 속눈썹이 붙어있다가 지금은 서너개밖에 안남아서 수술 안하고 싶었어요
혹시나 다른병원 진료받았더니 역시나 당연히 하라고 해서...
눈모양은 좀 바뀌더군요
크면서 또 바뀌겠지요 머

[라헬]

일요일 오전, 애기 맡기고 나와 이러고 있는데 눈물 나네요. 깊이 새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