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현장을 지나가던 날이었습니다.
"여보, 저거 아무리 봐도 버려진 것 같은데..."
공사현장에서 꽤 떨어진 인도에 돌덩이 하나가 있었습니다.
"내가 며칠째 지켜봤는데 아마도 정원공사하고나서 남은 돌인 것 같아.
아저씨들이 정리하다가 미처 못 치운 것이라서 어쩌지 못하고 있는 것 같은데..
우리가 실어가면 안될까?"
그렇게 실려온 돌덩이가 지금 우리집에서 이렇게 빛나고 있습니다.

돌을 세워 이끼를 심고
풍란과 콩란 등을 더 얹어주었지요.
이끼는 시골에서 퍼왔는데
전나무 열매가 떨어져 싹이 난 이끼를 떠다 심었더니

죽지 않고 살아나 새순이 돋았어요.
다른 각도에서 찍어보았습니다.

뒷편에 아직 정리안된 화분들이..^^;
돌의 높이는 60cm 정도 됩니다.
처음 길가에서 주울 때는 엄마, 아빠, 남동생 셋이서 간신히 들어서 차에 실었는데
시골에 가져가 이끼를 심고 다시 가져올 때는
장정 넷이서 푸대에 얹어 간신히 들고 왔습니다.
지금도 조금이라도 옆으로 옮겨보려고 해도 꿈쩍도 안 합니다.
이끼 심은 돌을 옮겨올 때는 랩을 칭칭 감아 이끼와 식물들을 보호하고
마대자루에 뉘어서 들것에 실린 것과 같은 모양으로 가져왔지요.
이끼가 심어져 있어 돌을 직접 만질 수 없으니
장정 넷이서도 힘들어하더라구요.
엄마는 이것을 '작은 설악산'이라고 부르십니다.
"여보, 설악산에 물 줬어요?"
이에 맞는 수반을 찾아 물에 담가두면 돌 스스로 물기를 공급할텐데
아직은 매일 물을 주고 있는 형편입니다.
참, 돌을 감싸고 있는 끈은
전에 실내정원에서 나무토막을 묶었던 그 끈이에요.
이 끈을 잘 보아두세요.
나중에 이 끈 이야기가 나올 거에요. ㅎㅎ
이 '설악산'을 만드는 데 드는 돈은
맨 위에 얹은 풍란 값 약 3,000원 정도?
(콩란은 지난 글-접시정원-에 쓰고 남은 거였고 카랑코에는 집에 있던 것이었고
전나무와 고사리(자세히 보면 있어요)는 이끼떠올 때 같이 딸려와 싹을 틔운 것이에요.)
'설악산'보다는 작지만
주워온 돌로 만든 작품은 또 있습니다.

이것 역시 이끼를 붙이고 '석곡'이라는 식물을 얹었습니다.
돌값과 이끼값은 공짜, 석곡은 1.500원에서 3.000원 사이였다고 합니다.
(엄마가 정확하게 기억이 안 나신대요.)
이 석부작은 크기가 작아 옮길 수 있어서
자리를 옮겨 옆구리를 찍어봤습니다.

몸통을 세우기 위해 뒤편에 자갈을 받쳐놓았지요.
이렇게 돌에 식물을 심어 만든 작품을 석부작이라고 한답니다.
분재원예의 일종인가봐요.
석부작은 아니지만
다른 아이디어도 보여드릴게요.

엄마가 향나무 종류인 '진백'으로 만든 분재인데 ('소나무'아니래요. 수정했어요.)
받침을 보세요.
이게 약탕기에요.
실제로 저 어릴적부터 우리집에서 약을 달이던 약탕기랍니다.
이젠 이것으로 약을 달이진 않지만
분재를 맨 바닥에 놓을 수 없어 밑에 뒤집어 놓아봤어요.
엄마가 이렇게 해놓았을 때, 처음엔 눈에 설고 이상했는데
자꾸 보니 괜찮네요.
어떠세요?
이상한가요?
(앗! 뒤에 우리의 보물창고가 된 쓰레기통이.. 보이네요. ㅋㅋ
이제 입주기간이 끝나서 더이상 쓰레기통이 지저분하지 않아요.
배출하는 요일이 정해져 있거든요.)
그 옆엔 또 이런 게 놓여있네요.

이건 또 어디서 주워오셨는지...
지난 주말에 시골서 가져오신 것 같아요.
아직 미완성이죠.
락스 희석한 물에 불려 방부처리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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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에 보여주신 성원(?), 고맙습니다.
일일이 답글 못 달아드렸어요.
참고하시라고 사진 한두 장 더 추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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