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창고에서 발굴한 도구들을 계기로 보충할 건 보충하고 해서
열심히 또 만들고 있습니다.
공장 차릴거냐며 늘 엄마에게 구박받고 있지만...
가족중 제일 잘 드시는 분이기에 가볍게 핍박을 넘겨버리고 있습니다.

저번에 커피 용품들 이야기했을 때 등장했던 아일랜드식탁이예요.
밑쪽이 수납용 장으로 되어 있어서 엄청 많이 들어갑니다.
이중 왼쪽 2칸을 빵살림 수납용으로 이용하고 있어요.
오른쪽 2칸에는 계절용품(빙수기,아이스크림제조기)과 주방가전 류를 넣어두고 있어요.
일단 이렇게 대략적인 전체 모습을 보시고!

윗칸은 가장 자주 쓰는 알짜배기 도구들만 넣어두었습니다.
수납의 원칙은,
1. 한눈에 모든 물건이 다 보여야 한다.
2. 하나를 꺼낼 때 다른 물건을 주섬주섬 다 꺼내지 말아야 한다. 즉 손만 슥 뻗으면 원하는 것만 빠지도록!
좀 슬렁슬렁 넣어놓은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네요.
그런데 저렇게 않으면 전 막 와장창 다 깹니다.
여기에 뭐가 들었냐면요.

식빵틀 3개와 파운드틀 2개예요.
스텐 샌드위치 식빵틀, 알타이트 소재의 1.5근 식빵틀, 정육면체 식빵틀. 모두 뚜껑 달린 걸로 쓰네요.
각 잡힌 빵이 너무 좋아요~
원래 오븐에 딸려온 까만 코팅소재의 틀을 썼었는데 코팅 벗겨졌을 때 찜찜해서 교체했습니다.
파운드틀은 역시 2개는 있어야 한번에 작업이 편하더라고요.

파이와 타르트를 제일 자주 만든답니다.
밑바닥 빠지는 걸 애용하는데, 겹쳐놓으면 이리저리 긁히고 하도 그래서
접시꽂이를 이용해 세워놓았습니다.
2번째로 꽂아놓은 정사각 스텐틀만 최근에 산 것이고
16cm 코팅 타르트틀, 21cm 알루미늄?주름팬, 23cm피자팬인 듯한 파이판은
모두 오래된 친구나 다름없는 도구들이예요.

케이크틀입니다.
15cm, 18cm, 21cm, 24cm (1호~4호) 딱 4개 있으면 못 굽는 케이크가 없지요.
그런데 주로 18cm와 21cm를 제일 많이 써요.
21cm는 원래 없었는데 하도 아쉬워서 이번에 마련한 스텐소재랍니다.
24cm는 좀처럼 쓰지 않아서 아랫칸으로 퇴출됐습니다.흐흐.

왼쪽) 요렇게 담아놓지 않으면 매번 찾아 헤매는
계량스푼과 제빵기 날개를 투명한 데 담아 놓았어요.
오른쪽) 옛날에 선물받은 커피병 재활용.
키가 커서 고무주걱, 타르트커터, 케이크서버를 꽂았더니 딱 좋네요.
역시 보여야 써요...

이제 아래칸입니다. 윗칸보다는 덜 자주 쓰는 도구들입니다.윗칸에 비해 좀 겹쳐놓기도~
그래도 손만 뻗으면 한번에 다 빠집니다. 대신 몸이 유연해야 해요.
맨 앞에 와플기 보이시지요?
이게 좀 비극적인 스토리를 갖고 있습니다.
원래 와플기 산지는 좀 됐어요. 그런데 딱 사들고 오자마자 온 가족이 반기를 드는 겁니다.
그런거 안 먹는데 뭐하러 사냐고...
완전 의기소침해서는 포장 그대로 장터에 내놓아서 좋은 분께 드렸어요.
그런데 그로부터 몇달 후....
갑자기 "어 근데 와플 좀 해먹자?" 하면서 다들 찾는 겁니다.................
안 먹는다더니! 그새 어디서 먹어본게로구만!
피눈물을 흘리며 다시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샀던 모델은 그새 품절.
게다가 이미 환율이 왕창 올라버려서 예전에 샀을때보다 훨씬 많이 줘야 했다지요...
아, 이건 귀여운엘비스님이 살림돋보기에 올리셨던 빌라웨어의 바로 그 모델이예요.
엘비스님 와플이 넘 환상적이었거든요!
그리고 별 설명이 필요없는 마들렌틀, 200ml짜리 스텐 계량컵, 하트 케이크틀, 잉글리시머핀틀, 푸딩틀은
따로 찍지 않았습니다.
아래칸에 있는 물건들을 그럼 펼쳐놓아 봅니다.

쿠키틀들입니다.
쿠키는 별로 해먹지 않는데다 틀로 찍기 귀찮아서 거의 숟가락으로 퍼담는(?)
종류만 만듭니다.
그래서 크리스마스용 틀 (초록 상자에 담긴 것)과 하트, 원형, 꽃 등 기본적인 틀만 좀 있어요.

이건 무지무지 필요하고 갖고파 하던 건데 이번에 샀습니다.
타르트 껍질 구울 때 쓰는 누름돌이예요.

왼쪽) 제가 유일하게 돈주고 사먹는 과자가 다이제스티브랍니다. 먹다가 남으면 이렇게 넣어둬요.
치즈케이크 구울 때 바닥으로 깐답니다.
가운데) 크리스마스나 발렌타인 같은 때의 케이크 장식입니다.
선물들어온 케이크에서 뽑아 몇년 동안 모은 거예요.
요즘은 케이크들이 세련되어서(?) 이런 플라스틱 장식보다는 먹을 수 있는 슈가장식으로 많이 하던데...
그건 재활용을 못하잖아요. 그래서 촌스러운 버터케이크에서 주로 발견합니다.
엄마가 모으신 것부터 해서 10년 넘은 것도 있어요. 매년 쓰고 깨끗이 씻어 말려서 넣어놔요.
오른쪽) 짤주머니용 모양깍지들이예요. 이것도 투명한 데 넣어놓지 않으면 매번 찾아요~

오늘도 정처없이 떠돈다마는~~♬
엄마의 구박으로 늘 어딘가로 없어지는 빵재료들.(냉동실에 들어가면 못찾습니다)
서러워서 빵재료 전용 카트 마련했습니다!
모조리 스텐인데다 크기도 자그마해서 마음에 들었지요.
윗칸은 밀가루와 각종 가루류, 가운데는 부재료, 밑칸은 포장재료입니다.
제방 베란다에 두었다가 부엌으로 털털털 끌고 나와 빵을 굽습니다.
여름엔 어째야 할지?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제빵기.
이거 없음 꼴까닥 할거예요.
손반죽의 고통에서 해방시켜주고,
아무리 만사 귀찮은 날에도 아침이면 따끈따끈 갓 구운 식빵을 안겨줍니다.
웬만한 발효빵은 여기서 1차 발효까지 끝낸답니다.
우와 쓰다보니 기네요.
오늘도 저는 빵굽기의 길을 걷습니다.
결과물은 못 보여드리지만!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