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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시) 박서영, 성게

| 조회수 : 638 | 추천수 : 1
작성일 : 2020-02-13 03:13:14

성게


                             -박서영


슬 픔은 성게 같은 것이다

성가셔서 쫓아내도 사라지지 않는다

무심코 내게 온 것이 아니다, 내가 찾아간 것도 아니다

그런데 성게가 헤엄쳐 왔다

온몸에 검은 가시를 뾰족뾰족 내밀고

누굴 찌르려고 왔는지 ​

낯선 항구의 방파제까지 떠내려가

실종인지 실족인지 행방을 알 수 없는 심장 ​

실종은 왜 죽음으로 처리되지 않나

영원히 기다리게 하나

연락 두절은 왜 우리를

노을이 뜰 때부터 질 때까지 항구에 앉아 있게 하나

달이 뜰 때부터 질 때까지 앉아 있게 하나

바다에 떨어진 빗방울이 뚜렷한 글씨를 쓸 때까지

물속을 물끄러미 들여다보게 하나

기다리는 사람은 왜 반성하는 자세로

사타구니에 두 손을 구겨 넣고는 고갤 숙이고 있나 ​

꽃나무 한 그루도 수습되지 않는

이런 봄밤에

저, 저 떠내려가는 심장과 검은 성게가

서로를 껴안고 어쩔 줄 모르는 밤에 ​ ​







슬픔 뒤에는

세상의 모든 말을 붙여도 옳다

눈에 보이는 모든 단어가 다 슬픔 뒤에 온다




해마다 자랑질에 지치지도 않는 뒷뜰 매화는

올해도 또 이리 각설이 미모를 뽐내는데

봉감독 아카데미에 같이 출품되었던 

세월호 다큐


그 가족들의 사진이

슬픔 뒤에 오는 모든 단어처럼

걸려 온다.





#시 #박서영시인 #성게 #꽃나무한그루도수습되지않는이런봄밤에 #

사진위는 시인의 시

사진과 아래는 쑥언늬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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