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과 초여름에 찍은 사진 올려 봅니다.
먼저 블루베리
2년 전에 많이 심었는데 다 죽고 딱 2그루 살아 남았습니다. 올해 처음으로 열매를 맺었어요. 블루베리 재배가 어려운 이유는 일반적인 작물과는 다른 점이 많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블루베리는 맨 땅에 심으면 토양의 산성도가 유지되기 힘들어 잘 자라지 않아요. 가급적 화분 같은 곳에 넣어 키우는 것이 좋지요. 그리고 절대 블루베리에는 복합비료 같은 것을 주면 안 돼요. 열매 맺으라고 영양분 공급해준다고 화학비료 주면 나무가 죽습니다. 유박이라고 하는 완효성 비료를 아주 조금 주든가 아예 주지 않아야 해요. 그리고 중요한 게 저 위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화분위에 10cm 정도 두툼하게 마른 소나무 잎을 깔아주는 것이에요. 그게 산성도를 유지시켜 주고 뿌리가 마르는 것을 방지해주지요. 저희 농장 주변에서 블루베리 농장을 크게 운영하는 분한테서 올 봄에 얻은 블루베리 재배의 노하우입니다.
올 봄에 농장에 갈 때마다 산에서 조금씩 딴 고사리입니다. 삶아서 채반에 놓고 말리는 모습입니다.
고사리 뿐 아니라 두릅도 많이 수확했습니다.
이것은 삶은 것으로 초장에 찍어 먹었고, 다음의 술상 사진에도
두릅이 보이는데 (우측 하단) 그건 부침가루 넣고 부침개 한 것인데, 담백하니 먹을만 했습니다. 그 위에 있는 건 상추(담배 상추, 적상추, 청상주)와 쌈채이고, 그 좌측에 있는 건 아래 사진에 나오는 돼지 목살로
아주 부드럽고 맛 있었습니다. 제가 돼지고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자주 안 먹는 편인데 돼지고기가 이렇게 맛 있는 줄 몰랐네요.
술로 막걸리만이 아니라(저 위에 보이는 '천둥소리'란 막걸리 손에 꼽을 수 있을만큼 좋은 막걸리인 것 같습니다) 노란 야생국화주도 마셨습니다. 독해서 매실효소를 타서 먹었는데 향이 좋았습니다. 노란 야생 국화가 눈에 좋다 하네요. 그래서 그런지 술이 푹 올라 왔다 20분쯤 지나 꺼졌는데 눈앞이 환해지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안주로는 메밀싹 샐러드를 들었습니다.
보이는 것처럼 메밀싹(위 사진의 왼쪽에 있는 것은 일반 메밀싹, 오른 쪽에 있는 것은 쓴 메일싹임)에 메실 효소에 간장과 참께를 넣을 것을 뿌려 먹었는데, 아주 맛있었습니다. 메밀싹이 생으로 먹어 보니 약간 시큼한 것 같아서 아예 좀 더 새콤하라고 매실 효소를 넣었고 매실 효소가 들어가니 단 맛도 생기고 거기에 고소한 맛이 나라고 깨를 첨가해 준 것이죠.
이 사진에 보이는 게 메밀입니다. 이건 좀 더 자란 것이고 이보다 어린 것을 샐러드로 사용합니다. 메밀을 올해 처음 심었는데 어찌나 발아율이 높은지 뿌린 씨앗은 다 발아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알곡이 잘 여물지 않는 것 같아서 아직 수확을 안 했는데 설령 수확이 별로더라도 올 가을과 내년 봄에 메밀 씨앗을 뿌려 메밀 싹을 키워 먹을 생각입니다 (메밀은 1년에 봄과 가을 두 번 파종하고 수확할 수 있음).
밭에 심어진 여러 작물이 이 사진에 보이는데, 맨 왼쪽에 있는 게 일반 메밀이고 맨 오른 쪽에 있는 게 쓴 메밀입니다. 중간에 상추가 보이고 가운데 청상추 뒤에 시금치를 심었는데 아주 잘 되더군요. 지금은 초기라 상추가 빽빽하지 않지만 나중엔 땅이 상추로 꽉 덮혔지요.
아래 사진은 시금치인데
시금치 보다 아욱이 더 잘 되네요.
땅 전체를 아욱이 뒤 덮으니 단위 면적 당 수확량에서 아욱이 앞서는 것 같습니다. 시금치는 뿌리를 캐야 하는데 아욱은 뿌리를 놔두고 윗 줄기만 잘라 계속 수확할 수 있어요. 아욱이 위에 좋다 해서 자주 재배할 생각이네요. 씨앗을 년 중 자주 뿌릴 수 있고 토양을 특별히 가리는 것 같지 않고 발아한 후엔 금방 자랍니다. 키우기 쉬워요. .
올 봄에 제대로 될까 반신반의하며 심은 봄배추인데 잘 되었어요. 씨앗을 상토에 심어 발아시킨 다음 밭에 옮겨 심은지 얼마 안 돼 크게 자라 여러 번 김치 담갔네요. 미니 배추라 일반 배추보다 생육기간이 짧지요.
이것은 지난 해 초겨울 사다 심은 자두나무예요. 작년에 심은 나무는 모두 다 살았는데 제가 예초기로 풀 베다가 실수로 (풀에 가려 보이지 않아) 어린 대추나무 목을 잘라 버렸네요. 저 뒤에 벌통 옆에 토마토를 많이 심었어요. 그런데 토마토 모종이 너무 많아 골치 아프게 되었어요. 사연인즉, 이른 봄에 종묘상에 가서 여러 씨앗을 사서 모판에 상토를 담고 그 속에 씨앗을 뿌렸고 그 중에 토마토(일반과 방울) 씨앗도 있었는데 다른 씨앗들은 모두 발아를 잘 하는데 토마토 씨앗만 발아를 안 했다 생각하고 나중에 종묘상에 가서 토마토 모종을 많이 사다 심었습니다. 그런데 모판에서 뒤늦게 발아하는 게 있어 저는 그게 곰보 배추라 생각하고 밭에 심었는데 그게 점점 크니까 토마토를 닮더군요. 이상하다, (곰보) 배추여야 할 텐데 왜 토마토지 하며 냄새를 맡아 보니 영낙없이 토마토예요. 그리고 실제로 토마토로 자라고 있고요. 여러 모판에 심은 씨앗 이름을 붙이지 않은 결과 발아한 떡잎이 봄배추 비슷해 곰보 배추라 착각한 거예요.
이미 토마토 모종을 충분히 많이 심었는데 새롭게 토마토 모종이 20여개 생긴 거예요. 거기에 작년에 토마토 심었던 곳 주변에도 씨앗이 떨어졌는지 생각지도 않았던 모종이 많이 생겼네요. 그래서 토마토 모종이 너무 많아졌어요. 사진 찍어 올리지 않았지만 토마토 모종이 50개가 넘네요. 저희 식구들 먹기에는 10개면 충분한데요.
위 사진에서 왼쪽에 보이는 뽕나무는 저희 농장 안에 있는 건데요. 100년도 넘은 것 같네요. 재래종이긴 하지만 아주 달아요. 그래서 그 나무에서만 수확한답니다. 그 나무 하나로 충분해요. 오디는 매일 수확해야 하는데 나무 밑에 비닐을 깔고 장대로 나무를 때리면 오디가 후두둑 떨어집니다. 6월 10~20일경에는 매일 5kg씩, 그 후엔 3kg 수확할 수 있었어요. 아마 올해 그 나무에 80kg쯤 매달린 것 같네요. 농장에 항상 가 있는 게 아니고 일주일에 한 번, 가면 하루쯤 있다 옵니다. 오디 수확기에 4일 가 있었고 5kg 두 번, 3kg 두 번해서 총 16kg 수확했네요. 그 거면 저희 가족 먹기에 충분해요. 일부 효소로 담가 뒀고 일부는 생과로 얼려놓고 있네요. 토마토 나오면 함께 갈아서 먹으려구요.
이 게 그 나무예요.
그런데 몇 일만에 다시 가면 그 나무 밑에 떨어진 오디가 수북하네요.
그 나무에 올해 오디가 많이 열렸는데 그 이유가 그 나무 밑에 작년 가을에 곶감 깍고 난 감 껍질을 수북히 깔아주었기 때문 아닌가 생각해요. 뽕나무가 감 껍질과 홍시 등을 좋아하나 봐요. 올해에도 그렇게 해 볼려구요. 그 전엔 그 나무에 오디가 많이 매달리긴 했어도 올해처럼 많이 매달리진 않았었거든요.
떨어진 것 말하니 매실을 빼놓을 수 없구먼요. 올해 매실이 평년보다 많이 매달려 좋아했었지요. 그런데 자만이 문제를 일으켰네요. 매실이 원래 소독을 많이 안 해줘도 되는 과일이긴 하지만, 꽃이 지고 열매가 매달리는 초기엔 한 번쯤 소독을 해 줘야 하는데, 소독 한 번 안 해 준 유기농 매실 수확한다고 그냥 놔뒀더니 열매가 엄청 떨어졌네요. 저 나무 한 그루에서 작년엔 18kg 수확했는데 올해엔 5.5kg밖에 못 건졌습니다. 내년엔 잊지 말고 딱 한 번은 소독해줘야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저희 농장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는 사방댐(헬리콥터가 물을 퍼서 산속 화재를 진화할 수 있도록 설치한 간이 저수지) 모습입니다. 제법 커요. 올 봄에 저희 농장 근처에서 화재가 났을 때 이 저수지가 진화에 큰 역할을 했어요. 저수지 물은 진한 코발트 색으로 멋 있습니다. 그리고 물이 아주 맑아요. 저기 자갈 앞에서 보면 물고기가 노니는 모습이 선명히 보입니다. 저 멀리 보이는 집은 저희 농장 바로 맞은 편에 있는 집입니다. 저희 농장은 위 사진의 오른 편 50미터쯤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재미있게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