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데 눈 쌓인 아래 사진들 보며 열 식히세요 .
겨울 사진은 여름에 봐야 해요 .
지난 겨울 저희 농장에 먹을 것 찾아 이따금 들른 길냥이들입니다 .
둘이 꼭 붙어 다니더군요 .
처음엔 사람을 꺼려 사진 찍기 힘들었는데 워낙 배가 고팠는지 그리고 먹이 주는 사람은 알아봤는지 경계심을 풀어줘 나중엔 근접 사진도 찍을 수 있었어요 .
사진들은 모두 어느 날 하루에 찍은 것인데 아마 12 월 말이나 1 월 초순쯤인 것 같네요 . 이때만 해도 토실토실하게 살쪄 있었는데 한 겨울로 접어들수록 영양부족으로 털에 윤기가 없고 살도 많이 빠지고 전체적으로 수척해 보였어요 . 산속 농장에 일 주일 내지 열흘만에 한 번 가서 먹을 것을 놓고 왔는데 충분하지 못했던가 봐요 . 마지막으로 본 게 2 월 말인가 3 월 초쯤인 것 같네요 . 그 후엔 먹이를 놓고 와도 먹이에 입댄 흔적이 없네요 . 산속 어디에서 지금은 뭘 먹고 살고 있는지 ... 지금은 좀 더 건강한 모습인지 ... 올 겨울엔 다시 볼 수 있을지 ... 마지막에 본 초췌한 모습이 상기될 때마다 마음이 짠합니다 .
아 , 얘들은 4~5 년전 저희 집을 나간 ' 나비 ' 란 암컷 고양이의 후손들인 것 같아요 . 얼굴 생김새 , 털 색깔 , 그리고 털에 있는 문양이 흡사하거든요 . 저희 집 나비 정말 영민하고 , 예쁘고 , 쥐들을 잘 잡았었는데 ... 그렇게 예쁜 고양이가 쥐를 그렇게 잘 잡고 즐겨 먹는 게 믿겨지지 않았어요 ( 그 땐 이곳 산속 농장에 사슴도 있었고 개도 여러 마리 있었고 닭들도 사육되어 쥐들이 많았는데 -- 쥐는 사료 속에 든 옥수수를 훔쳐 먹습니다 -- 이젠 그런 동물들 안 키우니 쥐들도 거의 보이지 않네요 ). 나비는 풀어 놓고 키워졌는데 어느 날부터 보이지 않더군요 . 저희 모두는 누군가 훔쳐갔다고 생각했어요 . 생김새나 하는 짓이 너무 예뻐 누구든 탐을 내는대다 , 사람을 좋아해서 사람만 만나면 어리광을 부려 훔쳐가기 쉬울 거라 봤거든요 . 그런데 어느 날 그 애가 조용히 나타났어요 . 얼마나 반갑고 기뻤는지 ... 그런데 전처럼 풀어 놓고 키우니 한 달 정도만 저희 집 주변에 있다가 영원히 모습을 감췄어요 . 고양이의 자연 수명으로 보아 나비가 아직도 살아 있을 수는 있겠지만 , 고양이는 개와 달라 자신이 어려서 자란 곳에 애착이 없거나 그런 곳을 기억 못하나 봐요 .
고양이는 개와 달리 함께 먹어도 절대 서로 으르렁대지 않아요 - 먹이통에 코를 박고 둘이 함께 사이 좋게 먹습니다.
얼굴 든 걸 찍으려 했는데 성공한 것 같네요.
많이 먹었는지 배들이 뺑뺑한 것 같죠?
다 먹고 늠름하게 나가는 모습이에요.
다정하게 먹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