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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이어서 더욱 그리운 아버지.....

| 조회수 : 1,389 | 추천수 : 32
작성일 : 2009-05-04 13:53:15
저는 어린시절을 시골에서 보냈습니다.
중학교 시절까지요...
마을에서 좀 떨어진 외딴집이 바로 저희 집이었습니다.

지금 38의 나이인 제가 자라던 그 시절엔
겨울에 눈도 많이 오고 여름엔 비도 많이 왔던거 같습니다.

초등학고 시절부터 중학교 시절까지 그렇게 많은 눈이 내렸지만
전 한번도 신발이 눈에 빠지는 일이 없었습니다.
새벽 일찍 일어나신 아버지는 당신 자녀들의 등교길에 혹시라도
신발이 눈에빠져서 발이시려울까 걱정되시어 싸리비로 그 눈길을
큰길이 나오는 곳 까지 쓸어 주셨던 것이었습니다.

여름에도 저희가 등하교길에 이용하던 길가엔 풀하나 자라질 않았습니다.
이슬에 발이나 옷이 젖을까 염려하셔서 풀이 많이 자라지 않도록
늘 깔끔하게 풀을 베어 내셨던 내 아버지.....

그 시절엔 그것이 아주 당연하다 생각하고 자랐습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부모의 자식에 대한 사랑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던 저였지만....
유독 깊은 사랑은 따로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시험관시술로 어렵게 아이를 낳은 저였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제 아버지와 어머니가 쏟아 주신 사랑에 비하면 반의 반도 되질
않는 것 같습니다.

벌써.....2년이 다 되어 가네요.
2년전 6월 24일...
저희 아버지의 생신이었습니다.
딸셋에 아들하나 두신 아버지....
60세쯤 부터 심근경색이라는 몹쓸병으로 투병중이셨던
아버지의 생신이셨지요...
모처럼만에 우리집 형제들이 다 모인 자리였고...
남동생이 결혼을 한지 갓 한달쯤 되었을 때 였기에 더욱 즐거운 하루 였습니다.
도란도란 재미있게 이야기도 나누고 고기한쌈 싸서 아버지 입에도 넣어 드리고...
그렇게 즐거운 하루를 보낸후 25일에 저는 집으로 왔습니다.

다음날...새벽....이른시간 울리는 전화벨소리에 잠을 깼는데
전 꿈이길 바랬습니다.
제가 올라올때만 해도 분명 손흔들어 주시던 아버지가
뇌출혈로 인해서 병원에 계신다는 겁니다.
응급수술 중이시라고.....

그 이후....
아버지는 단 한번도 제 이름을 불러 주시지도 못하셨고
제손을 꼭...잡아 주시지도 못하십니다.
4남매중에서 어린시절 부터 유독 까탈스럽고 몸도 약해서
다른 형제들에 비해서 아버지의 사랑을 유독 많이 받았던
당신의 셋째딸을....이젠 안아 주시지도 못 하십니다.

5월이 되니 더욱 가슴저미도록 그립고 또 그립습니다.
며칠전 병원에 가서 뵙고 오는 길에 그리울때 보려고 사진한장
찍어서 왔습니다.

다른분들께는 중증환자의 모습으로 보이실지 모르지만
그래도 전 이렇게라도 저의 곁에 계셔 주셔서 너무도 감사한 모습입니다.

그립고 또 그립고.....
사랑하고 또 사랑합니다.....
아빠.....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진도아줌마
    '09.5.4 2:50 PM

    저도 모르게 눈물이...
    저희 친정아버지도 며칠전 심근경색으로 수술을 하셨습니다. 한달전 갑자기 가슴에 통증이 와서 응급실에 실려가셨다가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시곤(의사가 협심증이라고..) 낚시 가셨다가 다시 다시 통증이 와서 바로 병원으로 실려 가셨는데 다행이 기존 진료 차트 참고하고 바로 수술하셔서 위급한 상황을 넘기셨습니다.
    아버님 오랜 투병생활 끝내시고 얼른 쾌유 되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기현맘님 힘내세요~

  • 2. yuni
    '09.5.4 5:00 PM

    말년의 저희아버지 모습과 너무 닮았어요.
    제 아버지는 뇌수막종으로 2년을 누워 계시다가 돌아가셨죠.
    저희 형제 모두 임종도 못지켰습니다.
    중환자실에서 저희 엄마 손을 꼬옥 잡고 스르르 가셨어요.
    기현맘님 아버님의 맑은 눈을 보니 제 아버지 모습과 오버랩 되어
    저절로 눈물이 쏟아집니다.
    저도 아버지가 많이 그립습니다.

  • 3. 탱여사
    '09.5.4 5:38 PM

    마음이 많이 아프시겠네요.
    아버님이 건강을 되찾아
    기현맘님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시기를 바래봅니다.

  • 4. 천하
    '09.5.4 6:06 PM

    말씀은 못하셔도 알고 계실겁니다.
    힘내세요.홧팅!!

  • 5. oegzzang
    '09.5.6 1:52 AM

    사진을 보니 눈물이 나네요.
    제 친정아버지는 57 에 돌아가셨어요.
    엄청 자상하고 재미있으셔서 학생들 사이에서도 인기짱이셨는데
    저도 아버지가 참으로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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