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 가스 압력솥 칭찬글을 써볼려고 합니다.
제가 전기제품을 좀 많이 사랑하는데, 이건 오히려 포기해서 좋았던 드문 사례거든요.
먼저,
아무래도 전기압력밥솥 하고 비교하게 되다보니,
괜히 좋은 제품 잘 쓰고 계신 분들께 스트레스 드릴까 걱정입니다.
그럴 우려가 있다면 정중히 패스를 부탁드립니다.
저의 밥솥 역사는 이렇습니다.
소형 전기밥솥 -> 대기업 전기압력밥솥 -> 가스용 압력솥
잡곡을 먹기 시작하면서 일반밥솥으로는 너무 오래 불려야 해서,
전기압력밥솥으로 바꾸어 몇년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가스 압력솥에 현미밥이 잘 된다는 얘기에 솔깃해서
밥하기 귀찮을까봐 걱정하면서도 숙고 끝에 가스용 압력솥으로 바꾸었습니다.
(물론 보통솥이니까 가스레인지 인덕션 할로겐 전기레인지 등에 쓸 수 있지만
편의상 가스압력솥이라고 쓰겠습니다.)
지금은요, 아주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습니다.
요즘 쿠A, 쿠B에서 광고하는 첨단 압력밥솥을 보면
참 잘 만드네 - 싶기는 해도 도루 바꾸고 싶은 맘이 전혀 안 생길 정도로
가스압력솥만의 장점이 아주 많이 있거든요.
1. 싸다
20만원대 밥솥.. 매일 쓰고 오래 쓰니까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는 아이템이지요.
하지만 예약, 보온, 발아, 발효 같은 부가기능이 꼭 필요치않은 분이라면,
가스압력솥은 겨우 몇만원으로 아주 아주 오래 쓸 수 있는 질긴 물건입니다.
고장날 것도 거의 없구요.
소모품 관리도 저렴하고 편해요.
압력솥 패킹은 1년마다 갈아주라고 권장하잖아요.
가스압력솥 패킹은 동네 마트에서 4천원에 팝니다.
전기압력밥솥 패킹은 보통 5천원으로 큰 가격차는 아니지만,
AS센터까지 가던가 배송비 따로 내고 주문해야합니다.
또, 코팅 내솥의 경우는 오래 사용하시면 코팅이 벗겨지므로 소모품입니다.
2. 안심된다
얼마전 플라스틱 환경호르몬 때문에 떠들썩 할 때,
아마 가스 압력솥 사용자라면 회심의 미소를 지었을지두요...
경질도 있지만 올스텐 제품이라면 코팅 내솥의 두려움에서 완전 해방입니다 ioi
또, 요즘 인기있는 클래드(통삼중)제품이 대부분으로 조리시 잘 타지 않구요.
3. 밥 잘 된다
제 경우 전에 쓰던 전기압력밥솥보다 확실히 가스압력솥에 하니 현미밥이 더 잘 됩니다.
그리고, 중요한 밥맛.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고 제품 차도 있지만, 평균적으로는 가스압력솥 밥맛이 낫지않을까 합니다.
제가 느끼기도 그렇고, 요리책과 게시판에서도 본 적이 있는 내용입니다.
4. 빠르다
소량의 밥을 할 경우 가스압력솥은 정말 빠릅니다.
3~4인분 20분 남짓 걸립니다. 불린 백미로 2인분 정도는 15분에도 할 수 있구요.
하지만 밥량이 많아지면 전기압력밥솥하고 비슷합니다.
5. 깨끗하다
제가 전기압력밥솥 쓸 때 제일 찜찜 했던게 세척이에요.
내솥이야 씻으면 되지만, 뚜껑 부분은 청소법이 있지만 완전 분리가 안되다보니
늘 조금 찝찝한 기분이었거든요.
(게으른 사람이 딴에 예민하긴 해서 이렇게 마음이 번잡할 때가 많습니다.)
가스압력솥으로 바꾸니 정말 속 시원하더군요.
뚜껑, 패킹 속속 들이 완전히 분리해서 세척도 간편하게 되어서요.
저는 애벌로 씻어 식기세척기에 맡깁니다.
6. 전기료 걱정 휘리릭==33
전기밥솥은 사용시간이 많은 전열기구라 포기하면 큰 도움이 됩니다.
자주 밥하시는 댁은 아마 바꾸시면 당장 청구서에 표날 정도로 차이가 날겁니다.
물론 대신 가스를 쓰지만, 밥하는데 드는 정도의 가스비는 얼마 안되거든요.
전기압력밥솥 소비전력이 보통 1000Wh선인데, 이 정도면
대형 벽걸이 TV의 세 배고 전기히터와 비슷한 전력소모입니다.
7. 수납조차 간편
전기밥솥은 아마 항상 내놓고 쓰실 것 같은데요,
가스압력솥은 인분수에 비해 크기가 작고 가벼울뿐더러
그냥 냄비니까 싱크대에 수납하면 됩니다.
부엌이 좁은 저는 이점도 참 좋았아요.
8. 기타 요리도 Goood!
갈비찜, 수육, 약식 같은 압력솥 이용 요리도 가스압력솥이 참 좋아요.
감자 삶고 그럴 때 막 써먹어도 빨리 되면서 전기요금 걱정도 없구요.
불 조절이 마음대로고 세척이 편하니까 솜씨있는 분이면 잘 쓰실 것 같아요.
가스압력솥에는 전용 찜판과 주걱이 부속품으로 따라오구요,
제가 구입한 제품에는 부드러운 수세미가 함께 들어있었어요.
1. 밥짓기 어렵거나 귀찮지 않을까...
전기압력밥솥처럼 자동은 아니지만,
어차피 가스레인지도 늘 사용하시는거고,
몇 번 해보면 요령 생겨서 밥하는거 일도 아닙니다.
전기압력밥솥과는 달리 불조정을 해야 하는게 처음에는 조금 신경쓰입니다.
일반적인 압력솥 밥짓기는요,
① 중불에 솥 올리고, (여기서 중불이란 추가 세게 돌 때까지 10~12분이 걸리는 화력입니다.)
② 추가 세게 돌 때 약불로 낮춰 2~3분 두었다가
③ 불 꺼서 김빠지게 그냥 두면 되는데요,
불에 얹고 잊어버리시지만 않으면 어려울 건 없습니다.
2. 위험하다고 하던데...
무서워 하는 분들 계시던데, 뚜껑만 잘 잠그면 되고
뚜껑 잠그는 것도 아주 간단합니다.
선입견 때문에 그렇지 전기압력밥솥보다 위험할게 없어요.
지도 용감한 시민 아니라예...--;
3. 예약이 안되면 좀...
제 경우 어쩌다 한번씩 아쉽기도 하지만,
급할 때는 백미로 하면 금방 밥되구요,
냉동밥을 예비로 만들어두기도 하니까 별로 불편하진 않습니다.
어차피 예약이 특별한 사정의 분들이 아니면 자주 쓸 기능은 아닌 것 같아요.
예약하면 밥솥에 쌀+물을 오래 넣어두게 되는데
그렇게 여러 시간 불리게 되면 밥의 맛이나 질감이 나빠지니까요.
입짧은 편 아닌 저도 예약취사한 밥은 영 맛이 없더라구요.
4. 보온 기능도 없구...
저는 보온 기능은 전기밥솥 쓰던 시절에도 사용하지 않았어요.
계속 전기 꼽아 놓는다는게 전기요금 신경쓰이구,
좀 오래 둘라치면 새밥은 물론 냉동밥 해동한 것보다도 맛이 떨어지고 해서요.
하지만, 신형전기밥솥은 보온해도 밥맛 잘 유지된다고 하고,
이 기능 요긴하게 쓰는 분이라면 역시 이건 포기하기 어렵겠지요.
[ 이런 제품은 어떠실까요 ]
제가 추천드리고 싶은 제품은 풍년 하이클래드 2L예요.
요 제품이 아주 특이하게 냄비 뚜껑이 포함되어 있어서
압력밥솥과 통삼중스텐냄비 양쪽으로 쓰실 수 있습니다.
(가격은 5만원 전후)
제가 쓰고 있는 모델보다 용량만 한단계 작은 제품으로,
1,2인용으로 표시되어 있지만,
다른 회사 제품은 같은 크기가 2,3인분으로 표시되기도 하거든요.
2.5L짜리 제 밥솥이 3,4인용 표시에 7공기까지 나오니까,
2L도 넉넉 잡아 3~4공기 정도는 될 것 같아요.
식구수 적거나, 매끼 밥 하시는 댁에는 참 좋은 아이템 같은데,
쇼핑몰에서 눈에 잘 안 띄길래 혹여 못보고 지나치실까봐 소개해봅니다.
이거 아니라도 통삼중 스텐 압력솥 인분수 맞춰 구입하시면
충분히 만족하시리라 생각합니다만.
[ 요리팁 : 가스압력솥으로 맛있게 밥짓는 요령 ]
어느 솥이나 공통된 기본적 얘기가 대부분이니,
저보다도 초보인 분들은 참고하셔요. (82에 별로 없으시지만..)
0. 솜씨없는 목수가 연장 탓한다. (제 얘기..--; )
휘-러, 가마솥 있어도 밥물 틀리는데야 수가 없지요.
솔직히 국냄비에 밥해도 백미밥 정도는 맛있게 잘됩니다.
1. 쌀 잘 사기
당연한 얘기지만, 쌀도 제품별로 밥맛이 천양지차입니다.
도정도 오래되면 맛이 떨어지지만,
제 경험상 처음부터 좋은 쌀이라는게 훨씬 중요한 것 같아요.
20kg 기준 비싸면 5만원대, 싸면 3만원 후반인데요,
가격차가 나긴하지만, 부식비에 비하면 쌀은 저렴하니까
조금 사치를 부려도 괜찮지싶습니다.
2. 쌀 씻기
조금 넉넉한 물로 가볍게 그리고 빨리 씻기를 4~5번 정도 반복합니다.
현미는 가루가 적어 헹굼수를 조금 줄여도 괜찮습니다.
너무 세게 치대거나 물에 오래 잠겨있지 않도록 합니다.
심한 마찰로 쌀눈 등 영양분이 손실되구요, 뿌연 헹굼물에 오래 담그면 밥맛이 나빠집니다.
3. 불리기
아무리 가스압력솥이라도 현미는 1시간 이상 불려야하구요,
(시간 줄이고 밥물 좀 더 붓는 분도 계십니다.)
잡곡도 분쇄된 경우 30분 정도 불립니다.
백미는 물을 조금 넉넉히 하면 안 불려도 되지만, 저는 보통 15분 정도 불립니다.
그리고. 바쁠 땐 씻은 쌀을 솥에 넣고 밥물 맞춰,
가스레인지에 올려 5분 정도 켜놓았다 꺼서 불리면
물이니 따뜻해져 불림시간이 많이 줄더군요.
또,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오래 불리면 맛 떨어집니다.
필요 이상 불리지않도록 하셔요.
4. 밥물 맞추기
가스압력솥에는 보통 내부에 눈금이 없어요.
저는 매번 하는 밥 양도 달라서
그냥 계량컵으로 쌀 푸고, 물도 퍼서 비율 맞춥니다.
몇 대 몇이냐는 워낙 변수가 많아서 말씀드리기 어렵네요.
백미냐 현미냐, 잡곡이 뭐가 얼마나 섞였냐,
얼마나 불린거냐, 오래된 쌀이냐 등등
계량컵으로 두세번만 실험해보시면
쉽게 적정 비율을 찾으실 수 있을거예요.
단, 가스압력솥은 전기압력밥솥보다 밥물을 아주 약간 적게 잡아야합니다.
cf. 계량컵 180cc = 1합 = 전기밥솥 계량컵 1컵
5. 불 조정
위에 썼으니 중복이라 생략.
6. 밥 젓기
압력솥에서 김이 다 빠지면 뜸은 충분히 들인 거니까
소리가 안나면 바로 뚜껑 열어, 위 아래로 골고루 가볍게 섞습니다.
계속 그냥 두면, 솥 닿은덴 조금 딱딱해지고 안의 밥은 뭉치는거 다 아시죠.
7. 부재료
조금 더 맛을 내려고 넣는게 있어요.
특히 맛없는 묵은 쌀로 밥지을 때는 차이가 많이 납니다.
여러가지가 있지만 대표적인게 다시마, 식용유, 소금.
단, 과유불급이니 조금씩만 넣으세요.
세 명이 길을 가면 그중에 스승이 있다고 하지요.
그렇다면 이곳 82에는 스승이 몇분이나 계신걸까요? 아마 만분도 넘겠지요.
올가을 처음 82를 알게되었고, 지혜로운 선후배님들 덕분에 저도 조금은 성장한 듯 합니다.
가슴 깊이 감사드려요.
밝아오는 새해 여기 계신 회원님과 그 가족분들 모두 행복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