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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에가보니

외식의 즐거운 추억, 쓰라린 경험을 진솔하게 털어놓기

복불복이 필요 없는 나주곰탕

| 조회수 : 6,325 | 추천수 : 158
작성일 : 2009-05-21 19:04:14
무한도전의 치킨 집 습격이 방송되고 치킨 주문한 집이 많다죠?
1박2일에 나왔던 나주곰탕은 어쩌셨쎄여?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나온다던데...
나주까지 달려가실 건가요? ㅎㅎㅎ
침샘이 뻐근하실 82님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복불복이 필요 없는 나주곰탕~!
(관악구 신림동)









진한 국물과 쫄깃한 한우.
거기에 전라도식 김치가 찰떡궁합!!!
배추김치는 젓갈의 향이 좀 진한 편이에요.
그래서 입에 맞지 않는 분도 계실 듯.
그런데 깍두기는 시원하고 너무 맛있어요.
저희 부부는 깍두기만 세 접시...^^;
이 집 수육도 참 맛있어요.
쐬주를 부르는 맛이라고나 할까요? ^^
이날은 곰탕 두 그릇으로 소박하게...



가격은
곰탕 7000원, 수육 18000원.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곰탕 6000원에 수육 15000원이었는데
가격이 인상됐어요. ㅠ.ㅠ
그래도 맛만 유지시켜준다면야...



곰탕 안에 수육에 들어가는 고기...? 혹은 비계 그런 부위들이 있는데
오른쪽 끝에 보이는 양념장에 찍어 먹으면 맛있어요.
(아주 쫄깃쫄깃~)
고기의 참 맛을 느끼고 싶다면 양념장보다 소금!
고개를 끄덕이는 분이 계시다면...
고기 맛 좀 아시는군요!^____________^













먹기 전에 후춧가루 팍팍 넣습니다.
국물 아래에 고기가 깔려있거든요.
제대로 하려면 그것도 좀 건져서 찍고,
밥 한 그릇 말고
숟가락에 김치 한쪽 척 얹어서 한 입 샷도 찍고 그래야 하는데
교대로 애보면서 밥 먹느라 그런 여유 따위는...
사실 애 없을 때도 그런 여유는 없었어요.
먹느라 바빠서...



근데,
설렁탕과 곰탕의 차이를 아시나요?
설렁탕은 소의 뼈를 고아 만든 것이고
곰탕은 고기를 넣고 우려낸 것이라네요.
(식객에 그렇게 나와 있더라구요)
설렁탕에도 고기가 들어가지만,
기본 토대가 그렇다는 말씀이에요.
설렁탕에 뼈가 빠지면 설렁탕이 아니라는 말씀!


더불어...
프림이나 땅콩버터가 들어간 설렁탕도 설렁탕이라 할 수 없지요.
풀무원 cf 카피에
완벽함이란 더 이상 더할 것이 없는 게 아니라 무언가를 더 이상 뺄 것이 없는 것이라던데 100% 공감합니다.
우리,
제발 먹는 것 가지고 장난하지 맙시다.
말이 좀 샜네요. ^^;












건물 외관.
(3179 차주 분, 죄송해요~ 사이트를 옮겼더니 모자이크 처리 미숙해서...^^;)
여기 위치가 녹두거리라고 불리는 신림동 고시촌 맞은편이에요.
골목 안쪽에 있어서 찾기 좀 어려우실지도.
(주차공간도 협소합니다.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되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게 이 집을 돋보이게 하는 거 같아요.
지리적인 열세에도 불구하고 잘 되는 집이라면...
답은 아시죠?



30년 가까이 되었다고 하니까
(이 자리에서 계속인지는 모르겠지만)
긴 시간동안 지켜온 신뢰가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명함을 보니 보라매점과 가산디지털점이 있긴 한데
여기 신림동이 본점이에요.
(저는 뭐든 본점에서 먹자는 주의. ^^)


제 남편은 여길 ‘눈물의 곰탕집’이라고 불러요.
(부르는 게 아니라 놀리는 거...;;;)
연애할 때 어디 인사 갔다가 끝나고 여기서 밥 먹기로 했거든요.
남자친구가 있는 곳은 신림동. 인사 드릴 곳은 남양주.
중간에 종로 잠깐 들러야 하고(선물을 사야 해서)...
루트가 이렇다보니 서울 시내를 관통해서 가야 했거든요.
근데 아시죠?
주말에 미친 듯이 밀리는 거.  
세상에...
그날 하루, 길에서 시간을 다 보낸 거에요.
어디 들리지도 못하고 남양주 가서 정말 인사만 드리고 왔는데...
시간도 아깝고 너무 지친데다가
더 중요한 건...
하루 종일 굶었다는 사실!
그래도 여기 생각만 하면서 참았는데
남자친구(지금의 남편) 왈,
“피곤한데 다음에 가자.”
저요...
너무 배고프고 서러워서 막 울었어요. ㅠ.ㅠ
안 그러려고 애써 쿨한 척 하려고 그랬는데
눈물이 그냥 절로 나오더라구요.
그랬더니 이 사람이 막 당황하면서 “가자, 가자!!! 지금 핸들 돌렸어!!”
국물 추가해서 원 샷으로 비우고 그 때야 비로소 웃음이 나더라는...
남편은 이 집을 그 날 처음 갔는데
안 왔으면 큰일 날 뻔 했다고 치켜줬어요.
그 뒤로는 눈물의 곰탕집 가자면서 놀려요.;;;;

  
가끔 포장도 해 가지고 오는데 2인분 포장하면
집에서 2~3끼 잘 먹어요. (둘이서)  
냉장고에 넣어두면 국물이 푸딩처럼 굳어요.
(완전 고기 푸딩~ ^^)













말로는 설명하기 뭐해서 명함 뒤에 나온 약도를 찍어봤어요.
신성초등학교 옆에 노루표 페인트집이 있거든요.
그 골목으로 들어가면 되요~
전화번호는 02) 886-9353


요즘 믿을만한 식당도 없고,
외식으로 소고기는 아예 피하는 분들도 많은 상황에서
소고기를 재료로 하는 곰탕을 소개한다는 게 아이러니하지만.
이 집만큼은 믿기로 했어요.
오래됐기도 하고,
식당 문구에
“한우가 아니면 절대 맛을 낼 수 없습니다”라고 써 있는데 어쩐지 절규 같았어요.
잘 가다가 미국산 소고기 파동나고 남편에게 혹시? 라는 의심의 눈길을 보냈는데
남편이 이 집만큼은 믿어주자...
아니라고 해도 그냥 몰랐으면 좋겠어.
그러더라구요. ㅋㅋ




그리고 한 가지 더!
단골의 팁~
먹다가 “국물 좀 더 주세요.”
그러면 국물을 더 주시는데
거기에 밥 한 공기 추가해서 먹으면 거의 두 그릇을 먹는 셈.
한창 먹을 땐 그렇게 해서 밥 두 공기 먹고
수육까지 시켜서 먹었어요.
그리고 집에 와서 떼굴떼굴 굴렀다는...!
슬슬 추워지는 계절에 올렸으면 더 좋았겠지만
1박 2일 때문에~^^


그나저나 맛있다고 소개를 하긴 했는데 걱정도 되네요.
기대치가 높으면 실망도 큰 법이니까요.
혹시 일부러 찾아가시는 분들은 이거 하나만 기억해두세요.
























진짜 맛 없는 집입니다!
(농담인 거 아시죠...?)
발상의 전환 (borabora)

82cook은 나의 온라인 친정. 먹고 사는 일에 관심이 많은 K-엄마입니다.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예쁜솔
    '09.5.22 12:44 AM

    험...
    저 관악구민인데
    무지무지 감사해용~

  • 2. 옥당지
    '09.5.23 1:17 AM

    여기 완전 좋아요...ㅠㅠ

    국물 리필이 된다는 점이 최고 좋구요...

    더는 안 유명해졌으면 하는 곳이지요...ㅋㅋㅋ

    아주 서민적인 곳이예요.

  • 3. 헬렌
    '09.5.27 2:24 PM

    눈물의 곰탕집... 사연 너무 재밌어요.ㅋㅋ
    그리고, 3169네요... 님..

  • 4. 아가다45
    '09.6.3 2:48 PM

    먹고 싶어라 ㅎㅎㅎ 우리집 하고는 너무먼게 안타까운 일이네요

  • 5. 엘리비아
    '09.6.3 2:52 PM

    저도 신림동 사는데 여기 가끔 가요. 가격이 올라서 좀 슬프지만 ㅠㅠ

  • 6. 발상의 전환
    '09.6.7 4:50 PM

    어제 여길 간만에 갔는데요.
    맛있다고 칭찬했던 깍두기가 숙성을 넘어 좀 흐물흐물...
    한번도 그런 적 없었는데;;;


    82에 맛있는 집이라고 소개했단 말이야!!!!!!!!!!!!
    근데 오늘 깍두기가 왜 그래!!!!!!!!!!!
    집에 오는 차 안에서 계속 이러고 있으니까
    그렇게 신경 쓸 꺼면 앞으로 맛집 소개하지 말래요.-,.-

  • 7. 발상의 전환
    '09.8.17 4:54 PM

    지난 주에 갔는데
    깍두기 다시 원상복귀 됐더군요.
    다행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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