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 간식일 수도 있죠?
어제는 생애 두 번째 유성 장을 다녀왔습죠.
작은 아이 방학 숙제 중 하나가 '재래시장'을 탐험하는 것이라서~
명성만큼 요상한 것도 많고(토종닭, 고양이, 개장사) 날씨가 날씨인지라 팥죽집과 묵집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더군요.
저는 거거서 싱싱한 해삼 한봉지(3마리에 육천원)와 말린 밤 그리고 고구마와 번데기를 사가지고
왔지요. 문제의 번데기는 노르스름한 게 거무죽죽한 중국산과는 좀 달라 보여 넌즈시 아는 체를 하니
'몽고'산이라고 하더라구요. 몽고산이라~ 중국보다 먼가? 뭘 타고 오지? 배? 아니지 하며
몇 번 망설여지는 걸 제 딴에 왠지 중국산보다 좀 청정하지 않을까 싶어 그냥 샀지요.
머리속으로는 광량한 초원과 유목민 그리고 실크 옷을 펄럭 거리는 징기즈칸의 후예들이 오락가락
하여튼 할머니의 마지막 한 말씀에 덥썩 집게 되었지요?
"아, 원래 몽고사람들도 원래는 우리랑 하나였대~"
그럴리가~ 하지만 촌로의 한마디가 정스러워.
그 문제의 번데기를 집에 돌아와서 찬물에 두어 번 헹구고 끓는 물로 데쳐내고
후레이팬에 식용류를 두르고 잠시 볶다 소금과 마늘을 넣고 자작하게 팍팍 끓여내고 먹었습니다.
맛은 고소하니 그 맛인데, 문제는 다음날 아침부터 혀가 왠지 부자연스럽고 혓바닥이 마치 뜨거운 음식에
데인 것처럼 편하지가 않습니다.
불행하게도 딸 아이도 그렇다고 하고.
괜히 먹었지 싶기도 하고, 번데기도 알레르기를 일으키는지 궁금하네요.
어렸을 때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커서 두 어 번 먹었을 때도 목이 간지러웠던 거
같기도 하네요.
제일 찜찜한 건 고얀히 시장에서 그것도 물 건너 온 걸 알면서 먹었다는 후회와
거기서 여기까지 단순히 얼려오는 게 아니고 또 뭔가 첨가해서 오는 게 아닌가 싶어
걱정이 되네요.
추억으로 먹는 번데기 이제는 그것도 옛말이 되려나 봅니다.
요리물음표
요리하면서 생기는 여러가지 궁금증, 여기서 해결하세요
번데기를 집에서 요리해서 먹었는데 왜 혀가 아리죠?
삐삐 |
조회수 : 846 |
추천수 : 1
작성일 : 2004-02-10 18:22:59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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