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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아들을 위한 밤참 -수수부꾸미

| 조회수 : 2,447 | 추천수 : 3
작성일 : 2004-12-20 22:27:34
회사에 있는데, 아들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아주 기분이 좋은거 같더라구요.
"엄마, 나 지금 라면 끓인다."
전 너무 걱정이 되었지요.
이제 10살 밖에 안된 아이가 혼자 라면을 끓인다고 그러니,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다른 아이들 같으면 학교 갔다 와서 배고프면 엄마가 간식을 만들어 줄텐데,.
그렇게 못해주는게 너무 미안하더라구요.
집에 와서 고등어조림을 해서 배불러서 안먹겠다는 아이 5섯 숟가락만 먹으라고 억지로 먹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밥 한공기나 후딱 비웠습니다.
속으로 너무 찔리더라구요.
그래서 아들이 좋아하는 수수부꾸미를 함 만들어 봤어요.
부꾸미 먹으며 또 엉뚱한 질문을 합니다.
엄마 난 수명이 얼마나 될까? 몇살까지 살 수 있을까? 그러길래
오래살고 싶냐고 물으니까 그러고 싶대요.
몸도 건강하고, 마음도 건강해야 한다고 그랬죠. 몸이 건강하려면 아무거나 잘먹어야 한다고요..
그랬더니 부꾸미를 잘도 먹습니다. 워낙 입이 짧은 아이라서 모양이 조금만 이상해도, 냄새가
조금만 이상해도, 색깔이 조금만 이상해도 안 먹습니다.
아무거나 잘 먹고 살좀 찌는게 제 소원이랍니다.
또 하는 엉뚱한 말
엄마, 어린왕자 읽다보니 꽃은 머지않아 사라져  버리니 덧없다고 그러던데,
그럼 우리 인생도 덧없는 거야?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미스테리
    '04.12.20 10:41 PM

    ㅎㅎㅎ...아드님이 조숙하시네요..... 벌써 인생의 덧없음을 논하다니...^^;;;
    저 수수부꾸미는 수수를 불려 갈아서 하셨나요??...아님 수수가루를 사서 하셨나요??
    집에 수수한봉지 반이 굴러다니는데 벌레나게 생겼어요...^^;;;

  • 2. 비니드림
    '04.12.20 10:44 PM

    아드님이 그런얘길하면 엄마맘이 짠할거같아요. 아니 어느새 이렇게 커버렸나? 싶을것같아서요..
    혼자서 라면끓여먹는 아들 생각하니 제맘도 짠하공....
    수수부꾸미 잘 먹고 건강하고 멋지게 오래오래~~~잘 살기를 기도할께요.

  • 3. 생강과자
    '04.12.20 10:49 PM

    마지막 말 들으니 제 가슴도 훵해지네요....
    수수부꾸미 요즘 보기 힘든 음식인데...저런 간식이면 더 이상 좋은게 없죠.
    전에 푸드채널에서 우영희 샘이 수수를 물에 불려서 믹서기에 갈아서 부꾸미를 하더라구요.
    전 수수가루가 꼭 있어야 하는 줄 알았는데요.
    암튼, 저 냉장고에 수수가루랑 팥 있거든요. 낼 울 아들 간식 낙찰입니다.

  • 4. 아모로소
    '04.12.20 10:56 PM

    어머나...저거 제가 좋아하는 간식인데...
    정말 예쁘게도 만들으셨네요...

  • 5. 쪼꼬미싱글
    '04.12.20 11:27 PM

    일하는 엄마두 이렇게 부지런한데..
    저두 절대루 과자나 먹이는 엄마는 되지 말아야 겠다구 다짐하구 갑니다....총총

  • 6. 김혜경
    '04.12.20 11:35 PM

    와..진짜 아드님...생각도 깊고..어른 같으네요...

  • 7. cinema
    '04.12.21 4:36 AM

    열살아들이 진짜 조숙한걸요?
    가끔 철없는 저보다 인생갚이를 더 잘아는듯해요..ㅋㅋ

    저도 이거 너무 잘먹는데..
    좋겠다..저런 맛난것도 먹고..
    이거할려면 수수가루 있어야 되나요?

  • 8. kidult
    '04.12.21 9:53 AM

    나이 10살에 인생이 덧없음을 생각하고.. 캬! 뉘집 아들인지.

    직장맘이시면 식사 준비만도 바쁘실텐데 저런 간식도 해먹이시다니 바지런하셔요.

  • 9. cook엔조이♬
    '04.12.21 11:24 AM

    미스테리님, 생강과자님의 말씀대로 물에 불려서 물기뺀후 믹서기에 곱게 갈아 사용하시면 되요.
    저는 수수랑 찹쌀이랑 반씩 섞어서 했어요. 수수만 하면 좀 꺼끌꺼끌한거 같아서요.^^

    비니드림님, 저희아이 4살 때 부터 직장 다녔거든요.
    아이는 유치원 안간다고 울고 저는 빨리 출근해야하고 매일매일이 전쟁이었는데,
    정말 어느새 커버렸네요... 많이 속상해요.....^^

    생강과자님, 아드님이 엄마의 정성이 듬뿍 담긴 맛있는 간식을 먹겠네요..^^

    아모로소님, 좀 미안한 마음에 아들 좋아하는 스타일로 만들어 줬지요.
    제스탈은 손바닥 만한거죠..^^ 그래야 빨리 만들거든요.^^

    쪼꼬미 싱글님도 잘 하시믄서...^^

    혜경선생님, 말씀처럼만 그랬으면 좋겠습니다....혼자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가끔 어른스런 생각을
    하게 되나봐요....^^

    시네마님, 전혀 조숙하지 않아요, 남자 아이가 너무 여려서 걱정이죠.
    꼭 수수가루가 아니어도 되요. 찹쌀가루로 하시면 되죠..^^
    그나저나 땅콩을 사러가야 하는데,,, 집 근처 마트엔
    중국산 밖에 없더라구요... 조만간 만들어 볼거에요...강정...^^

    kidult님, 오늘은 아홉살 인생을 가져가더라구요. 학교에서 읽는다구요. 줄창 만화책만 읽더니만,,,ㅋㅋ
    저 너무 찔려요. 전혀 바지런하지 않거든요. 마침 재료가 있었어요.....^^

  • 10. 솜씨
    '04.12.21 11:53 AM

    너무 부지런하세요.
    퇴근하고 오셔서 피곤하실텐데 저렇게 예쁜 수수부꾸미를 만드시고...
    저도 어제 모처럼 재래시장에 나갔다가 수수부꾸미 파는 것 보고 문득
    먹어보고 싶었는데... 맛있겠네요.

  • 11. coco
    '04.12.21 6:49 PM

    오...이거 울엄마가 무지 좋아하는건데.....어무이~!!!ㅜ_ㅠ

  • 12. 코코비
    '04.12.22 5:00 PM

    훗,,출근하는 엄마는 아침에 한바탕 전쟁이죠.
    이글보니 저두 울 꼬맹이덜 보구 싶구만요.
    낼은 저두 통조림팥사다가 함 만들어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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