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무도장의 추억
무도장의 제1안주 과일 화채를 걸쳐놓으면 딱 좋으련만 능력이 안되기땀시
그 화채 가운데에 얹어 나오는 후르츠 칵테일로 대략 분위기만 잡겠슈미다.
궁금하신 분들을 위한 레시피.
1. 적성에 맞는 후르츠 칵테일 캔을 고른다.
2. 틱 따서 그릇에 확 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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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엔 새끼줄 심하게 꽈가며 정신없이 빨빨거리는 우아하고 도도한 솔로가
갑자기 심난하고 처량한 신세로 전락을 하고
전국의 연인들은 일심동체 달뜨게 되는...그런 ‘날’이 있지요.
발렌타인, 화이트, 크리스마스...뭐 이런.
새내기 직딩시절,
크리스마스 전야였던 그날.
역시 회사를 파하면 들뜬 거리를 헤집고 집으로 가야만 하는 시점에서
저랑 신세가 같았던 친구가 뜬금없이 회사로 왔더만요.
그런날 옆구리 빈 여자들끼리 어울려 있어봤자 누가 뭐라 안해도 스스로 처량한것을.
걍 집에 가서 조용히 배깔고 주구장창 TV나 이뻐라하는게 나을턴디...
그러자 그걸 본 회사 총각 둘이 끈질기게 수작을 붙이더이다.
불타는 이밤 무도장이나 한판 때리자믄서 자기들이 물주할테니 지발 합석만 해달라고 애걸복걸...
늘상 보는 뇬과 딱히 하릴도 없었던 저흰
예수님의 탄생을 기념하야 널리 사랑을 베푼다는 심정으루다가
공짜에 눈이 멀어 냉큼 따라나섰죠.
사실 한 몸치하는 저같은 사람이 무도장을 찾는 건
그저 열라 멋진 남자와 여자들의 몸매와 흐느적거림을 감상하는 맛 때문이죠.
당시 새단장후 가장 물이 좋기로 유명해진 모호텔의 무도장.
아흐! 이게 월매만의 무도장 나들이드냐...하며 보무도 당당하게 쓰윽 입구로 들어서는디
갑자기 까만양복 아자씨가 저흴 저지하드만요.
아니 뭡니까하는 표정으로 째려보니,
자리가 이미 다 차서 못들어 간다네요. 헉.
초저녁인 그 시간에 벌써 그리도 많은 사람들이 기어들어갔단말이더냐...
어머어머 이게 웬일...하며 안떨어지는 발걸음을 빨리 돌렸어야했는디...
그만 못볼걸 봤죠.
저희 뒤로 삼삼오오 짝지은 여자들, 유유히 입장하더이다.
그 뒤로도 계속...쭈욱...
그때마다 살짝 열리는 문 너머 뒤로 보이는 현란한 조명과 가심 벌렁거리게하는 음악.
그렇십니다.
'물'관리 차원에서 저희는 걸러진 것이지요.
그렇게 어이없이...뺀치를...
나중에 친구들이 뒤집어지면서 하는 말을 종합해보니,
원래 그런날은 뜨거운 즉석만남주선의 밤이기에 남녀 혼성은 원래 안받는다 하는 위로성 썰과
꼬지레 늙다리 직딩들이 어디 감히 당대 최고의 무도장에 발을 들이겠느냐는 염장성 썰로 이분.
그래서 그날,
그 옆에 있는 호텔 무도장에서 아자씨 아줌씨들 구경하며 씁슬히 술마셨습니당...
.
.
.
그후 2년뒤 두고두고 그때의 한이 가심에 맺혀있길래
제 생일날, 만류하는 친구들을 바득바득 꼬득여 역시 당대 최고의 무도장에 갔습니다.
분명 입구에서 뺀치당할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순순히 들여보내 주더라구요.
어머머...이게 웬일, 우리 아직 죽지 않았어...하며 기고만장하게 들어갔지요.
헉...이런데에 테이블이 있어도 되나싶은 쩨~일 구석 귀퉁이에 웨이터가 저흴 앉히더이다.
그 자리에선 무대도 사람들도 구경할수가 없고,
사람들도 저흴 볼수가 없는...
심지어 천원을 얹어서 거스름돈 갖다 주더만요. - -;;;
그 비참한 생일날이후 무도장 나들이는 거기서 접지않았나싶네요.
.
.
.
그 옛날 대딩시절,
과외하던 중딩 얼라가 신해철을 제일 좋아한다길래
바로 그 며칠전 무도장에서 손님들의 여흥을 돋구러 온 신해철과 악수까지 한터라
저는 순전히 얼라 사기증진과 동기부여를 한다는 차원에서,
"나중에 스무살되면 이 언니랑같이 나이트 가자.
거기가면 너두 나처럼 신해철도 만나고 악수도 할 수 있어.
그니까 그때까지만 참고 공부 열심히 해라. 알았지?" 했지요.
그리고 바로 짤렸십니다.
지금도 전 제 실력없음이아니라 그 말때문에 짤렸다고 굳게 믿고 있다지요...
<공주 말기암이라는 필명을 가끔 쓰시는 분께서 저보구 남자에 대한 소고를 하나 쓰라하시던디...
제 인생을 종합해보면 뺀치에 대한 소고...쯤은 낼수 있지않을까 싶네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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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훈이민이
'04.7.21 2:35 PM역쉬 키친토크입니다요. 토크 ㅋㅋㅋㅋ
밴댕이님..... 재밌게 잘 봤어요 ^^2. 다시마
'04.7.21 3:05 PMㅋㅋㅋ 뺀치 속편도 기대됩니다.
3. 깜찌기 펭
'04.7.21 3:13 PM치즈님댁 밴댕이젓을 본뒤로 밴댕이님 외모가 굉장히 궁금해지는 펭..ㅎㅎ
4. 재은맘
'04.7.21 3:17 PMㅋㅋㅋ..
5. 아라레
'04.7.21 3:18 PM뺀찌맞은 추억을 용감히 쓰시다니...(존경 =_=)
다른 추억거리도 줄줄히 풀어 놓으셔요.6. simple
'04.7.21 3:22 PM그래서 제가 한번도 호텔 나이트를 못가봤단거 아닙니까.ㅠ.ㅠ 뺀찌 먹을까봐..
저도 줄리** 함 가보구 시퍼여...언젠가 꽃단장하구 가보리라 다짐했건만 이제 친구들이 돈텔**로 옮기라구 하는 나이가 되버렸지여..-.-7. 키세스
'04.7.21 4:53 PMㅋㅋㅋ
저도 비슷한 경험이... ^^a
대학꺼정 졸업하고 초등학교 동창회를 했는데...
다들 필 받아서 락카페로 가기로 했었어요.
나름대론 다들 빼입고 만났기에...
그러나...
자리가 없어 안된다고 하더군요. ㅠ.ㅠ
앞에 서있는 사람 말고 제일 뒤에 서있는 동창을 바라보면서...
그 짜식!
제대하고 복학 전인 백수...
날짜관념 없이 살다가 동창회 날도 잊어먹고 삐삐 쳐서 목욕 가다 달려온 넘!!!
글쎄 추...리...닝을 입고왔지 뭐예요. ㅠ,ㅠ
걍 목욕이나 갈 것이지...
그리하여 시골 락카페에서도 걸러진 추억이... 흑흑8. 카페라떼
'04.7.21 5:04 PM너무 재밌어요...
9. 홍차새댁
'04.7.21 6:17 PMㅎㅎㅎ
10. 나나
'04.7.21 7:45 PMㅋㅋㅋ글 제목을 뺀지의 추억이라고 하셔도 되겠어요..
=3=3=311. technikart
'04.7.21 8:11 PM하하하하 정말 나나님 말씀처럼 뺀지의 추억이네욯ㅎㅎㅎㅎ
12. 여니쌤
'04.7.21 8:49 PM어쩜 그렇게 글을 구수하게 잘 쓰세여?
부러워라..^^13. 이론의 여왕
'04.7.21 9:15 PM일단....... '적성에 맞는' 후르츠 칵테일 고르는 법부터 전수하시와요!!!! *^0^*
(사진에 맘 뺏겨서 무도장 얘긴 귓등으로 듣고 있음)14. 치즈
'04.7.21 9:25 PMㅎㅎㅎ
아 옛날이여~~
웃고 있지만....그립당.15. 밴댕이
'04.7.21 9:27 PM원래 제목을 뺀치의 추억으로 했다가 추집어서 바꿨는디...우이띠...예리한 나나님. - -;;;
아...그나저나 simple님, 돈텔**에서 벙개 함 뜨까용? ㅋㅋㅋ16. 김혜경
'04.7.21 9:43 PM하하...남자에 대한 소고 쓰시면 대박일 것 같은디..
밴댕이님..돈**마, 요새 기러기아빠들로 넘쳐난다고 합니다...^^17. 로렌
'04.7.21 10:00 PM래시피 썩 맘에 드네용 ~~
무도장이 뭔가용 ? ...할만큼 까마득한 옛날에 ...ㅋㅋ18. 모래주머니
'04.7.22 12:32 AMㅎㅎㅎ
정말 잼 있어요... 2탄 또 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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