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여름철 보양식 장어 곰국
만만찮은 혹서를 견디려면 뭔가 든든한 걸 먹여야지 싶어
스테미나의 대표선수, 장어 3Kg을 고았습니다.
좀 많이 사서 건강원에 갖다 주고 달여달라고 하려 했으나
내 손으로 직접 하는 게 가장 좋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죽변에서 장어가 도착하자마자 커다란 곰솥에 물 가득 붓고 장어를 다 넣었습니다.
처음에는 센불로 하였다가 부글부글 끓을즈음 약불로 줄여 8시간을 뭉근하게 고았습니다.
하룻밤 뚜껑 닫지 않은 채 두었더니 생각보단 기름이 많이 뜨지 않아서 조금만 건져냈습니다.
뽀얀 국물을 대접에 담고 흐물거리는 건더기도 담아서
깻잎을 채쳐 고명으로 얹고 후춧가루와 소금을 쳐서 아침상에 내었더니
식구들이 얼마나 열심히 퍼먹던지 아주 흐뭇했습니다.
오랫동안 고았기 때문에 흐물거리는 뼈를 씹으니 고소했습니다.
제대로 하자면 고사리에 숙주에 파마늘 넣고 끓이겠지만
저희집은 그저 꼬리곰탕 하듯이 뽀얀 국물만 있는 곰국을 좋아합니다.
이걸 건강원에 갖다 주고 달여달라 했더라면
하얀 장어 속살은 물론 고소한 뼈는 다 걸러내고 국물만 먹을 수 있었을 겁니다.
국물이 잘 우러났다며 달게 먹는 신랑에게
맛있는 거 먹게 해줘서 고마워요, 했더니
아이도 따라서, 저도요, 합니다.
마지막으로 신랑이 일어나면서 어허, 잘 먹었다, 하고는
자기 먹은 그릇을 들어다 싱크대에 넣어줍니다.
신랑의 그 한 마디에 음식 만드는 귀차니즘이 싹 달아나지요.
저희는 가끔 식후에 서로에게 이런 인사를 하곤 합니다.
아빠 혼자 멀리서 힘들게 돈 벌어오는데 우리만 시원한 집에서 편하게 사는 것에 대한 미안함이지요.
아침에 먹었는데 여적지 뱃속이 든든한게,
찬것을 많이 먹는 여름철 곰국, 그것 참 괜찮은 보양식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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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scymom
'04.7.11 4:46 PM아, 정말 반가운 글입니다.
안그래도 장어 곰국 끓일려고 검색해 보려고 들어왔거든요.2. 쮸미
'04.7.11 5:00 PM저도 배워야겠습니다.
남편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것......늘 마음 뿐 표현에는 인색했던것 같네요.
좋은것 배우고 갑니다. 감사합니다.3. 홍차새댁
'04.7.11 7:11 PM밥먹고 난 후에 잘 먹었다고 하면 정말 고마운 일이지요..
강금희님은 항상 행복하신것 같아요..^^4. yuni
'04.7.11 8:03 PM앗!! 저도 한마디 배웠습니다.
"맛있는거 먹게해줘서 고마워요."
오늘 저녁은 너무 밥하기 싫어 피자 시켜 먹었거든요.
도*노 퐁듀피자..
"맛있는거 사줘서 고마워요. 홍홍홍..."5. 솜사탕
'04.7.11 11:00 PM장어로 곰국도 긇여 먹는군요!!!! 정말 전 현재의 상황으로서는 강금희님의 글을 따라할수 있는 여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소중한 레시피들을 올려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먹을때.. 항상 서로에게 감사하는거.... 너무 좋은것 같아요. 저는 제가 사줄때도.. 앞에 있는 사람에게 감사하다고 하거든요. 그런 기회를 주고.. 이런 좋은 만남과 식사하는 기회를 준것.. 모든것이 감사해서요..6. 훈이민이
'04.7.12 9:16 AM싸부님~~~
냄새 안나나요?
우리 남편은 장어를 별로라 해서
요즘 쇠고기 곰국도 먹어본지가 언젠지...
냄새 안나면 저도 따라할라고요....^^7. 강금희
'04.7.12 11:07 AM하핫, 훈민님,
냄새 조금 나죠. 그래서 후춧가루와 깻잎을 썼어요.
우리집 식구들은 다들 조금씩 참아주는 사람들이라 괜찮았는데....
마지막에 통마늘 좀 넣어서 끓여보세요. 훨씬 덜할 겁니다요!
근데, 어쩐지 꼬리곰탕보다 영양가가 더 쎈 것 같아여~8. 김혜경
'04.7.12 8:52 PM아..이렇게 드시는 군요...저희는 된장을 풀어야만...
9. 강금희
'04.7.12 9:04 PM된장 푼 곰국이라, 어떤 맛일까 기대되는군요.
담번에 함 해볼께요.10. 풍선
'04.7.12 9:59 PM장어3키로면 몇마리 정도 되나요?
11. 강금희
'04.7.12 11:05 PM크기에 따라 다르죠마는,
저는 곰국 할 거라고 특별히 부탁해서 큰걸로 받았는데요,
3마리 나왔어요.
근데 파는 분 입장에서는 곰국용 주문을 달가워하지 않을 것 같아요.
큰걸 빼줘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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