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학과 연말 모임에 만들어 간 음식

| 조회수 : 12,325 | 추천수 : 93
작성일 : 2009-12-16 16:22:00
저희 과에선 매년 12월 기말고사 주중에 학과 연말 모임을 학과장 집에서 해요. 학과장 마누라가 빈손으로 가면 눈치주는 거 같아서 뭘 가져가게 되요.. 싱글남이라는 핑계를 댈 수도 있지만, 그건 음식을 못하거나 안할 좋은 이유가 아닌 것 같아서 한 번도 써먹어 보지 못했네요.

집에서 만든 피자를 가져가려고 계획을 세웠어요. 그래서 우선 반죽을 만들구요:



점심 때가 되어 뭘 먹을까 생각하다가 위의 피자 반죽을 아주 조금 떼내어 시카고 스타일 피자를 모방한 저만의 독특한 표고버섯 피자를 만들어 먹었어요:



설거지 안하려고 이렇게 그냥 파치먼트지 위에 놓고 잘라서 먹어요.

이제 본격적으로 파티에 가져갈 피자를 만들 차례에요. 식성을 고려하여 두 개를 만들 계획을 세웠어요. 하나는 베져테리언, 그리고 다른 하나는 바바리언.

바바리언 피자에 넣을 고기를 위해 학교 오가는 길에 눈을 씻고 길가를 살펴봐도 차에 치여 죽은 다람쥐나 토끼가 보이지 않았어요. 그래서 하는 수 없이 훈제 베이컨을 사용하기로 했어요. 파인애플을 올려 단 맛을 곁들였구요:



베져테리언 피자의 주 재료로는 파파야를 쓰기로 결정했어요. 그리고 바바리언 피자에 넣고 남은 파인애플 반 개도 함께 올렸구요:



위에 보이는 검은 알갱이들은 파파야 씨들이에요.

완성된 두 개의 피자를 상자에 곱게 담아 가져갔어요. 사람들이 좋아했어요. "Very good", "Excellent" 하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내심 "Out of this world!" 같은 칭찬을 바랬던 터라 좀 아쉬웠어요.

아무래도 "바바리언 피자"라고 소개하지 말았어야 했나 봐요. 맛으로 치자면 베져테리언 피자보다는 바바리언 피자가 더 나았을텐데, 베져테리언 피자가 더 인기가 좋았어요:



제가 나올 무렵에 보니 베져테리언 피자는 한 쪽도 남아 있지 않았는데, 바바리언 피자는 여전히 4분의 1 가량이 남아 있었어요.

학과장 마누라 왈: (남은 피자를 가리키며) "너 이거 가져 갈래?"

저 왈: "아니, 난 베이컨 안먹어."

학과장 마누라의 얼굴에 기쁨이 영점일초 가량 살짝 스쳐갔어요.

避飾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blue-mallow
    '09.12.16 4:52 PM

    앗...왜 음성지원이 되는거죠? ㅎㅎㅎㅎ

  • 2. 하이루루루
    '09.12.16 4:57 PM

    윽.. 맛있겠다.

  • 3. 책만드는이.
    '09.12.16 6:12 PM

    이거보면서 롤러코스터 성우가 직접 더빙한걸 들은듯한 느낌이....

  • 4. 고독은 나의 힘
    '09.12.16 6:12 PM

    하하.. 웃고 갑니다..

    베지테리언의 반대말이 바바리언이었군요..

    그럼 전 바바리언ㅠ.ㅠ

  • 5. 고독은 나의 힘
    '09.12.16 6:14 PM

    반죽 레시피 알려주심 안될까여?

  • 6. 러브미
    '09.12.16 6:18 PM

    요리면 요리,글이면 글..
    재주가 많으셔요.
    웃고 갑니다. 재밌었어요!^^

  • 7. 또하나의풍경
    '09.12.16 7:46 PM

    [차에 치여죽은 다람쥐나 토끼가 안보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우 배아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8. 내이름은룰라
    '09.12.16 10:31 PM

    롤러코스터가 왕왕 나오네요...하하하

  • 9. 지수맘
    '09.12.16 11:36 PM

    웃다가 기절하고 갑니다.
    저도 가끔 길을 가다가 파크쪽에서 튀어 나와죽은 동물들을 보면 마음이 그랬는데...
    님은 찾으러 다니셨군요. ㅋㅋㅋ

  • 10. 피식
    '09.12.16 11:37 PM

    답글 모두 감사드려요. 그리고 고독은 나의 힘님, 제가 이용한 피자 반죽 조리법은요 (큰피자 2개, 조금 덜 큰피자 3개 정도 분량):

    섭씨 40도 정도의 물 1과 3/4컵에다가 빵효모 2작은술, 세몰리나 1/4컵 (혹은 옥수수가루 2큰술), 소금 2작은술, 설탕 (혹은 꿀) 1큰술, 올리브유 3큰술을 함께 넣고 잘 저어준 뒤 3분 정도 놓아둡니다. 그리고 거기에 중력분 2컵과 통밀가루 (혹은 강력분) 3컵을 넣어 부드러운 반죽을 만든 뒤 ㄹㅐㅍ을 씌워 반죽이 두배이상 부풀어 오르도록 상온에 (1시간 30분 정도) 놓아두시면 됩니다.

    피자 반죽 부풀어 오르는 걸 기다릴 시간이 없어서 피자 반죽을 직접 만들지 않는 분들 계실텐데, 그 경우는 아침에 집을 나서기 전 위처럼 반죽을 만든 뒤 냉장고 안에 넣어 두었다가 저녁에 집에 와서 꺼내어 이용하면 간편하게 피자를 만들어 드실 수 있답니다.

  • 11. 푸하하
    '09.12.17 12:05 AM

    정말 음성지원이!! 되는군요

  • 12. 하백
    '09.12.17 10:25 AM

    음하하하~~ 정말 음성지원이 되네요
    완전 재밌게 글 잘쓰시네요
    종종 왕림해주시길 부탁드려요^^

  • 13. 포춘쿠키
    '09.12.20 5:23 PM

    볼륨을 조절해서 들었어요.
    소리가 좀 작은 듯해서...
    볼륨 업 하세요. ㅋㅋ

  • 14. 누리맘
    '10.1.2 3:57 PM

    음성지원 된다는 글에
    순간적으로 스피커를 키고 기둘렸다는...

  • 15. 피식
    '10.1.2 9:45 PM

    누리맘 님: 제대로 웃게 만드시네요.^^

  • 16. 독도사랑
    '11.11.18 6:44 AM

    정말 맛있겠네여 ㅎㅎ 한번 먹어 보고 싶어요 ㅎㅎㅎ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30997 팥시루떡과 백설기 9 에스더 2009.12.19 9,921 116
30996 밤참으로는 이게 최고네요... ^^;; - >')))&g.. 19 부관훼리 2009.12.19 16,585 104
30995 [스테이크 샌드위치] 시카고 초보주부의 첫 포스팅입니다.^^ 12 드리미모닝 2009.12.19 7,314 77
30994 가락시장 장보기~ 홍어, 해삼, 킹크랩 다리 7 아미 2009.12.19 6,742 72
30993 프리의 탐구생활 1- 밥순이편 18 프리 2009.12.19 12,699 98
30992 다음 레시피에 올라갔다고 엄청 자랑하는 남편의 새우장 입니다~ㅠ.. 4 아미 2009.12.19 6,637 71
30991 미니호박밥 6 바다로간 금붕어 2009.12.18 4,891 75
30990 4살 딸 아이를 위한 엄마표 빵들. ^^ 24 milksoap 2009.12.18 11,292 97
30989 [면] 아추워요~ 그동안 먹은것들 21 면~ 2009.12.18 9,757 68
30988 이틀꼬박(?)만든 크리스마스 아이싱쿠키 6 스윗가든 2009.12.18 4,593 79
30987 두 달동안 우리집 밥상들~(스압이라 죄송해요) 23 쪼매난이쁘니 2009.12.18 12,584 100
30986 나의 오븐의 첫 작품개시 9 아이리스 2009.12.18 5,675 81
30985 홈메이드 찐빵 드세요~ 8 이베트 2009.12.18 6,749 124
30984 고소한 김치볶음밥 한 숟갈 드셔보세요..!! 49 로이스 2009.12.18 10,799 98
30983 조개구이 먹고 왔어요~^^ 8 금순이 2009.12.18 5,362 62
30982 럭셔리한 Versace 초대 상차림 19 에스더 2009.12.18 15,615 102
30981 조금 이른 송년회 28 jasmine 2009.12.17 18,598 126
30980 오븐으로 굴튀김을 해보아요~ 外 9 나비 2009.12.17 7,269 51
30979 카스테라,파운드 8 해리포터 2009.12.17 5,307 61
30978 마음 한켠이 쏴아~~구절판, 칠리새우, 김치부침개, 명란젓 27 프리 2009.12.17 14,199 105
30977 일식삼찬 under~-누룽지와 일품식. 49 만년초보1 2009.12.17 17,348 126
30976 멸치볶음 만들기 6 제니 2009.12.17 8,467 74
30975 오랜만에 칼국수를 끓였어요 10 요맘 2009.12.17 9,052 99
30974 도시락 싸서 소풍 갈까요?...^^ 49 보라돌이맘 2009.12.16 21,474 100
30973 학과 연말 모임에 만들어 간 음식 16 피식 2009.12.16 12,325 93
30972 겨울철 '목' 관리는 도라지에게 맡겨봅시다 !- 8 오마셰 2009.12.16 5,694 85
30971 촉촉한 수플레 치즈케익 쉽게 만드는 법.....^^ 18 꿀아가 2009.12.16 9,512 71
30970 미쿡에서 잘나가는 햄버거가게 + 친구네 집밥... ^^;; -.. 34 부관훼리 2009.12.16 16,069 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