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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가을밥상

| 조회수 : 5,518 | 추천수 : 42
작성일 : 2006-10-16 02:33:47
시월 중순경부터는 벼수확하랴 양파 심으라 눈코 뜰 새 가 없다.

그나마 추석 지나고 이때가 조금 한가한 때 이다보니 시골살이에서
그것도 어른들과 사는 며느리가 이집저집 마실 다니기도 그렇고..
아니 어른들께 어디 마실 다녀오겠다는 소리가 입밖으로 나오지않아
그냥 아침이면 물 한 병 달랑 넣고 뒷산이나 앞산에 올라가 도토리를 줍는다.
제법 많이 모아져서 장날에 양곡상에 넘기기도하고 해마다 하는 일이라
도토리묵을 쑤었다.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라 별로 내키지 않지만 시골살면서 거친음식이 이젠
입에 맞아 힘들어도 어머님과 해마다 만드는 편이다.
도토리를 빻아와서 물에 한 이틀간 가라앉혀서 윗물만 따라 버리고 아래 가라앉은 가루로 묵을 쑨다.
어머님은 장작불을 피우시고 나는 흥부가 형에게 뺨 맞은듯 한 주걱으로 계속 한쪽방향으로 젓는다.
어느정도 끓으면 주걱을 세워보면 주걱이 곧은 일자로 선다.
그러면 보글보글 끓으면 불을 줄이고 기다렸다가 다른 그릇(묵형태가 나타나게)에 옮겨 담는다.

모두 나간 오후 점심의 가을밥상..들에 다녀온 우리부부와 어머님의 점심상.

붉은고추를 걷어낸 자리를 갈무리하면서 수명이 짧다는 이유로 가을 햇빛을 거부한 녀석들을 따서 모은다(풋고추)
약이 올라도 조금 작은것은 찹쌀가루 묻혀서 쪄서 가을볕에 말려 겨울 밑반찬으로 만든다.
약이 오른 큰것은 소금물을 끓어 장독에 담아 짚으로 위를 마무리하여 큰 돌 하나 찡 박아 끓인 소금물을 부어서 삭힌다.
한 10일이 지나니 아삭하게 삭은 고추장아찌가 모습을 드러낸다.

삭힌 누런고추를 쏭쏭 썰어 된장에 갖은양념하여 조금씩 밑반찬으로 내어 놓는다.
잘 삭혀진 고추를 가위로 조금 칼집을 내어 멸치젓에 갖은 양념하여 밑반찬으로 내어 놓아도 입맛 없을때 짭쪼름하니 밥이 꿀꺽..
작은 풋고추는 찹쌀가루 묻혀 쩌서 갖은양념하여 묻혀 내어 놓으면 식구들이 잘 먹는다.

시골살이는 어디에나 아낙네의 손길을 요구한다.
내 손길 하나 하나가 모이면 우리네 가족의 건강한 밥상이 한 상 뚝딱!!
내 손은 요술장이다!!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CoolHot
    '06.10.16 10:12 AM

    아.. 소박하지만 넉넉한 시골풍경이 그려집니다.
    내 몸 하나 움직여 실한 먹거리들을 장만하는 것.. 살아갈수록 가치있는 일이라 생각되네요.

  • 2. 장금이친구
    '06.10.16 10:56 AM

    정말 요술쟁이 시골 아낙님의 손길이 느껴지는거 같아요.
    겉으론 평안해 보이는 시골이 들여다보면 쉴새없이 아낙의 손길을 요구하죠.
    정성껏 차렸으니 맛있게 드신 가족들모두 건강하실거예요.

  • 3. 장금이친구
    '06.10.16 10:59 AM

    근데요 질문해두 되는지요?
    저 산을 오르내리면서 도토리를 주워 모았는데 두되는 넘어 모였네요.
    묵 쑤는 방법 좀 가르쳐주세요. 물의 비율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부탁드립니다.

  • 4. 시골아낙
    '06.10.16 11:31 AM

    장금이 친구분이시면 음식 잘 하실것 같은데..*^*
    도토리를 빻아서 자루에 담아 아린물을 한 번 빼버리세요.
    그리고 뒷날에도 그런식으로 물을 끼얹어 아린물을 빼고..
    내용물을 통에 담아 물에 울궈야합니다.
    한 이틀 이런식으로 하면서 물을 갈아 주세요.
    그리고 윗물은 버리고 아래에 남은것으로 묵을 쑤는데
    처음에는 조금만 냄비에 부어 되다 싶으면 물을 조정하면됩니다.
    지금 물을 얼마 부으세요하기에는 저도 초보입니다.
    많이 하지마시고 조금하시면서 감을 잡아보세요.
    어머님도 해마다 하시지만 물 잡기만 해마다 틀리네요.
    저도 끓이면서 젓다보면 되다 싶으면 물을 조금씩 붓습니다.
    처음에 물을 너무 많이 잡으면 안됩니다.
    도토리묵쑤기가 참 어렵더군요.
    많은 도움 못드려 죄송합니다.

  • 5. 지원
    '06.10.16 12:03 PM

    침 넘어갑니다 꿀~~꺽^^

  • 6. normal
    '06.10.16 10:28 PM

    세상엔 수많은 산해진미가 있지만...제가 진정 원하는건 이런 밥상입니다.
    언제나 먹어도 질리지 않는 소박하고 구수한...

  • 7. tomato
    '06.10.23 11:54 AM

    풍성한 시골밥상.

    위분 말씀처럼 산해진미보다 더 좋은 우리밥상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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