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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간장, 된장 담궜어요!

| 조회수 : 3,151 | 추천수 : 134
작성일 : 2003-05-19 12:26:53
머쉬님 덕분에 좋은 메주 사서 소금물에 담근지 어언 두 달...
버섯 주문하려구 전화드렸다가, 머쉬님이 놀라셨죠. "아아아아직까지 메주 안 건지믄 된장이 맛없는데...???" 죄송하지만 어쩝니까, 모든게 다 게으른 제 탓이죠. 원래는 머쉬님 충고를 받고 40 여일 정도만 메주를 담가뒀다 건지려고 했어요. 그러니까 5월 10일 경에는 건져서 된장을 담그고, 간장은 살짝 달이려고 했는데요... 어찌어찌 하다보니 너무 늦어졌어요.
그래서! 어제는 새벽 6시에 일어나 된장 담을 항아리랑 간장 달여서 부을 항아리 씻어서 베란다에 햇볕 쐬기 해놓구, 동네 방앗간 들려서 고추씨 빻은 거 사다놓구 출근했더랬죠. 퇴근하니깐 속까지 바싹 말라 있더라구요.ㅎㅎㅎ... 요즘 연일 야근하느라  피곤하지만, 그래도 오늘은 이를 악 물고 아침 7시에 일어났어요. 머쉬님 걱정대로 메주를 너무 오래 담가서 간장은 맛있을 것 같은데 된장으로 변신할 메주가 걱정이더라구요. 그래서 마른 표고버섯을 가루냈어요.
메주 담갔던 항아리에는 하얀 꽃이 가득 폈더라구요. 원래 간장이 익으면 흰 곰팡이가 피는데 이걸 "꽃피었다'고 말한대요. 참 예쁜 표현이죠? 꽃이 몇 송이만 펴야 좋은데, 항아리 가득 핀 게 문제라면 문제였죠. 그거 살살 걷어내고, 메주 따로 건져내고(어찌나 부드럽게 물기를 함뿍 먹었던지 손대는 대로 부서져서 건지느라 애먹었어요) 그리고, 간장물은 고운 체에 한 번 내려서 들통에 담았어요.
20리터짜리 들통을 가스렌지에 올려 약불로 켜놓고, 건져낸 메주에 잡티를 골라낸 다음 준비했던 고추씨가루와 표고버섯 가루를 넣고, 힘껏 치댔지요. 콩알이 낱낱이 떨어지고, 부드럽게 으깨진 상태가 되어 자기들끼리 약간의 끈기가 느껴질 정도로 치대서 준비한 항아리에 꼭꼭 눌러담고, 맨 위에만 소금 살짝 뿌렸어요. 된장 끝.
간장은 어찌나 약한 불에 올려놨던지 그 때까지 끓질 않더군요. 불을 살짝 올려 입이 넙적한 국자 하나 들고 그 옆에서 지키고 서 있었죠. 거품 걷으려구요. 거품을 한 스무번 쯤은 걷은 것 같아요. 나중에 거품이 안 나올 때까지 한 30분 정도 은근히 달여서 역시 준비한 큰 항아리에 바로 쏟았어요. 뚜껑도 바로 덮어버렸죠. 간장 끝.

이 두 가지를 모두 해내고 나니 11시. 부랴부랴 샤워해도 가시지 않는 간장 냄새... 하지만 너무 뿌듯했어요. 점심 시간 쯤 출근하니 모두 식사하러 가셨는지 자리에 없네요. ㅎㅎㅎ... 다행이닷...

올해 처음 시도한 장 담그기를 마친 소감은요... 정말 '장은 정성이다!'라는 거예요. 이제 손을 턴 지금까지도, 얘들이 맛나게 익어줘얄텐데 하는 기원이 남아있거든요.
좋은 메주 보내주시고, 틈틈이 조언해주신 머쉬님 고맙습니다~ 장맛이 제대로 들면 맛보실 수 있도록 조금 보내드릴게요. ㅎㅎㅎ... 김혜경 선생님, 선생님네 된장은 언제 건지셨나요? 저랑 같은 날 담그셔서.. 궁금 궁금... 언제 그 이야기 올라오나 했는데 아직 아무 말씀 없으셔서요. 벌써 다 끝내셨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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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혜경
    '03.5.19 4:52 PM

    죄송!!
    울엄마가 알아서 하셨겠죠, 뭐. 흐흐
    전 농땡이 주부라 잘 몰르겠는데요...

    지금 전화로 여쭤봤더니 "니가 안건졌는데 어떻게 건지니"하시네요. 앗, 또 내노동력, 미치겠어요...엄마 말씀이 올해 비가 너무 많이 오고 해가 별로 안나서 괜찮다고 하시네요. 이번 주말 쯤 건져야겠어요...

  • 2. mush
    '03.5.20 2:06 AM

    아이스크림님!!!대단하셔요,,아직 결혼도 안하신걸루 아는데 어떤분이 신랑이 되실런지 참복이 많으신 분일꺼에요.
    간장냄새 저두 배여서 하루종일 혼났답니다~~^^
    된장이 맛있게 익었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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