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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1학년의 발렌타인데이

^^ 조회수 : 134
작성일 : 2011-02-16 10:54:29
발렌타인데이 전날 저녁에 딸아이와 같은반 남자아이가 교회 누나들과 초콜렛을 팔러 왔어요.
그래도 친구네집이라고 찾아왔는데 그냥 돌렵보낼수는 없어서 거금 구천원을 주고 작은 초콜렛한박스를
샀어요.
직접 만들었다던 초콜렛은 생각보다 맛이 좋아서 온가족이 하나씩 맛나게 먹었답니다.
다음날 오후 어제 초콜렛을 팔았던 그 남자아이가 놀러를 왔어요.
1년내내 사이좋게 지낸편이고 종종 놀러오던 사이여서 별스러운일도 아니었어요.
그렇찮아도 심심해하던 딸아이도 친구가 오니까 게임도 같이 하고 같이 놀았구요.
잘 노는가 싶더니 티격태격 말다툼이 소리가 들리길래(저는 작은방에서 인터넷하고 아이들은 거실에서
놀고 있었어요.) 가만히 들어봤어요.
"ㅇㅇㅇ(우리딸 이름) 너는 발렌타인데이 짝꿍 정했냐?"
"아니 난 그런거 없어."
"야! 그러지말고 발렌타인데이 짝꿍을 정해."
"없다구."
"원래 발렌타인데이에는 가까운 사람에게 초콜렛 주고 그러는거야."
"발렌타인데이에 초콜렛 주는건 어른들이 하는거야."
"아니야.우리같은 9살 아이들도 초콜렛 줄수 있어.넌 누구한테 줄꺼야?"
"없어."
"그럴꺼면서 초콜렛은 왜 샀냐? 빨리 초콜렛 줄 사람 정하라구"
남자아이가 계속 채근을 하자 나중엔 딸아이가 버럭 화를 내면서 집에 가라고 하더군요.
한소리 듣고 부랴부랴 나가면서도
"이모 잘 놀았어요.저 갈께요."
하는 인사를 빼놓지 않는 착한 아이여서 저는 이쁘게 보고 있는데  딸아이 마음을 사로잡진 못했나봅니다.
이제 초등2학년 올라가는 아주 어린 애기들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어제 오후 둘의 대화를 들으면서
우스워죽는줄 알았어요.
IP : 116.125.xxx.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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