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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는 걸 좋아하는 아이를 위한 조언 부탁드려요.
우리 아이는 중간에 들어가서 신입생이구요.
그런데 너무나 활발해서 처음에는 아이들과 금방 친해지고 남학생에게도 인기가 있나 봅니다.
외모도 이쁜 편이구요. 남학생들에게 내숭 떠는 타입은 아닌가 봅니다.
그런데 일주일이 지나니 슬슬 언니들 사이에서 남자 아이들에게 꼬리친다.신입생답지않게 나댄다.이쁜 척한다..
그러면서 뒷담하는 소리가 들리나 봐요.
그런데 우리 아이는 신경 안 쓴다면서 자기 하고 싶은대로 살거라는데..
소심한 엄마 입장에서는 애가 좀 튀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걱정이네요.
중학교는 여중이라 별 문제없이 다녔구요.
이 학원이 아이의 진로랑 결부되어 있어서 쉽게 그만둘 수는 없는 곳입니다
엄마로서 그냥 지켜봐아 하는 줄 알지만..
님의 딸아이라면 뭐라고 조언 해 주실지 댓글 좀 부탁 드릴게요.
1. ^^
'11.1.18 8:51 PM (180.66.xxx.138)전 여중에서도 초반엔 왕따 당할 정도로 눈에 띄는 아이였어요 아마 그걸 은근히 즐기는맘이있기에 자기자신의 빛을 일부러 줄이기엔 너무 어릴 것도 같구요 . 그래도 자신이 누리고 있는 장점에 대해 감사하고 그것에 만족하고...구지 그 장점들로 다른사람을 자극해서 스스로를 복잡한 관계 속(동성의질시,무수한남자들의달라붙음,구설수에휘말리기쉬움,즉 사생활의노출 등등)에 빠트리는 것보단 조금 가리는 것도 좋다....이런걸 이해하면 좋겠죠. 전 남자에게 상처 많이 받았고 동성친구들은 거의 없어서 외로운편입니다 뭐 그런 경험들이 저를 더 성숙하게 만들긴 하지만 괴로운건 사실이거든요 아이러니 하게도 자기비하에 빠진 세월도 꽤 길었답니다 부모님과 대화 통로를 꼭 열어놓으시고 자기중심이 흔들리지않도록 도와주신다면 큰 문제는 없을겁니다
2. ^^
'11.1.18 9:02 PM (180.66.xxx.138)따님이 그렇다는게 아니라...저의 경우 또래 여자들은 잘 안맞고 남자들(나이불구하고-.-)과 훨씬 편안하게 지내게 되거든요 문제는 남자들은 육체를 탐하기 마련이어서 끝까지 좋은관계로 남으려면 제가 수위조절을 잘 해야만 합니다 이거 무지 피곤하고 잘못걸렸다간 놈팽이에게 상처받기 쉽죠 또 결혼 후에는 사회통념상 이성과는 아주 사무적인 관계로 끝내야 되기 때문에 친구가 일시에 사라지는 셈이어서 상당히 외롭습니다 무엇보다 배우자를 잘 만나야해요 내 인생에서 최고의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는 사람을 고르면 행복하고 무탈하게 살 수 있고요 혹시라도 남편과 안좋으면 주변에 항상 남자들이 대기하고 있기에 인생 꼬이기 쉽습니다
3. ^^
'11.1.18 9:21 PM (180.66.xxx.138)제가 너무 앞선 이야기를 하고 있는거지만 요새 아이들은 더 조숙하니까요...전 13살무렵부터 남자들이 여자로 보더군요-.- 지금 30이 넘었는데...허허. 제가 부모님께 조언을 쉽게 구할 수 있었다면 분명 조금 더 평탄한 인생을 살았을 것 같습니다
4. 중3아이엄마
'11.1.18 10:05 PM (222.238.xxx.173)댓글 감사합니다.
제가 걱정하는 부분들인데...
우리 아이도 걱정되니깐 말은 꺼냈는데.....결국 잔소리가 되는 저의 말은 들으려 하지 않네요.
본인은 알아서 한다고 하니까요.
제가 할 일은 자기비하에 안 빠지도록 잘 다독여주고 항상 아이 편에서 지지해 주는 거겠죠?
사실 저는 소극적인 사람인데 우리 딸아이 보면 걱정이 많이 되네요,5. ^^
'11.1.19 2:24 AM (180.66.xxx.138)오늘 잠이안오네요^^ /지금사춘기라서아마귀에안들어오겠죠 그리고어느정도자기행동을스스로선택하고그것에책임지는훈련이절대적이니 어머니께서표면적으로는간섭안하시는게결국따님에게도움이될것같아요 전어머니께실망을안겨드릴까봐내자신은엉망일지라도모범생으로남아있어야했어요 그래서위로를가정밖에서구하는일이반복되었고...아시겠지만남녀라는상당히복잡한관계속에서스스로를규정하는일이많았죠 지금은남편이저를많이돕고울타리가되어주는...저역시남편의삶에서절대적인존재로...이런건강한남녀관계를회복하여감사하는마음으로살게되었고...또제자신을잘알게되면서세상에대한두려움도많이줄었습니다
6. ^^
'11.1.19 2:37 AM (180.66.xxx.138)지금 돌이켜보면 제가 겪었던 아픔들이 쓸모없는게 하나도없다는 사실이 매우놀라워요 모두 지금의 저를 만들기위한 정교한 장치였다는 깨달음... 내가 겪고 있는 현실이 비참하고 힘들지라도 스스로에게서 도망치지 않고 끝까지 '나'자신에게 솔직할 수 있을 때 엄청난 싱황이해력과 분별력,인내력, 나와 타인을 사랑하는 힘이 생기더군요 그런데 그 과정이 상당히 어렵고 힘들기에 누군가와 대화(조언을 구한다던지 나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게하는 사람에게 기댄다던지 등등)가 필요한데 그 역할을 부모님이 해 주실 수 있다면 좋겠죠.
7. ^^
'11.1.19 2:54 AM (180.66.xxx.138)그러니 따님이 앞으로 겪게 될 풍파가 너무 마음 아플지라도 뒤에서 든든한 존재(어느 상황에서도 딸을 인정하고 사랑하고 받아주는 존재)가 되어 바라봐 주세요 따님은 똑똑하니까 시간이 걸리더라도 결국 잘 해낼겁니다. 그리고 몸의 건강을 유지하고 내면의 힘을 기르는 작업이 절대적인 것 같아요(제 경우는 국선도 수련). 억지로 되는 건 없으나 분명 주변의 조언과 경험들이 어느덧 튀어나와 피가 되고 살이 될 때가 있으니 잔소리가 아닌 선에서 같이 얘기를 나누는 건 아주 좋을 것 같아요 남자의 본성에 대한 이해, 내 삶에서 중요한 것, 내가 행복해야 주변사람도 행복하다는 것 등등 무궁무진하니까요 따님의 좋은 친구가 되어주세요 너무 걱정하실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어머니가 행복해야만 따님을 도울 힘과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데...^^ 그러니 넘 걱정마시고 재밌게 행복하게 사시길 바라요
8. ^^
'11.1.19 2:58 AM (180.66.xxx.138)아이폰이라 오타 양해 부탁드립니다^^;
전 아직 출산 전이라...주제 넘은 내용이 있더라도 제 무지 때문이니 이해부탁드립니다9. 원글..
'11.1.20 12:33 AM (222.238.xxx.173)글 남겨주셔서 고마워요. 정말 도움이 많이 되는 글이네요.
사려깊고 똑똑하신 분이라는 느낌이 팍팍 오네요.
이 아이가 둘째이고, 큰 애 키우면서 느낀것은 아이가 스스로 느낄때까지 기다려 주는게 맞더라구요. 정말 말리고 싶은 일들도 많지만..
아직은 엄마를 의지하는 딸이지만 앞으로 정말 힘들어지면 어떻게 튈지 몰라 걱정입니다.
오늘은 살짝 그만둘 경우를 물어 오는데...
아이 미래를 생각하면 꿋꿋이 다녀야 하는데 주위 선배들이 걱정이 되긴하나 보네요.
님의 글 보고 도움 받은 얘기를 하면서 너가 행동을 달리 해야 된다고는 했는데 천성이 어디 가겠나 싶습니다.
우리 아이에게 님 같은 언니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ㅎㅎ
출산을 곧 하시나 본데, 순산하시고,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10. ^^
'11.1.20 1:05 PM (180.66.xxx.138)앗 제가 도움이 되었다니 정말 기쁘네요.
요새 우울한 일이 많았던 터에. 힘이 납니다. ㅋㅋ
제가 똑똑하다기보다... 큰 일이 터져서 헤쳐나가야 하다보니 머리를 굴리지 않으면 살아 남을 수가 없더라구요.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하더니만. ㅎㅎ 저 원래 무지 단순하고 멍청한 사람이거든요. 실제로 넘 멍청해서 사람들한테 맨날 뒤통수 맞아요;;; 남편이 안 막아주면 엄청나게 시달리며 살 듯.
따님이 견디기 어려우면 잠시 피하는 것도 방법이구요.
에너지가 충분하다면 현실에 부딪치는 것이 좀 더 나은 듯 해요. 왜냐면 그래야 발전이 있거든요.
고통 속에 피는 꽃. 으으으으.. 현실은 너무 가혹해. ㅋㅋ
저두 예쁜 동생 있음 좋을텐데..
아마 따님도 좋은 친구들이 계속 생길텐데요 뭐^^
글구 어머님이 참 좋은 분이신 것 같아요. 차분하시고.. 심성도 고우시고...
건강하시구요.
저도 감사드립니다.11. ^^
'11.1.20 1:19 PM (180.66.xxx.138)아직 임신 전이긴 한데 이제 낳으려고 슬슬 준비중이에요
근데 친정어머니께서 조금 일찍 세상을 뜨셔서...
아기를 낳으면 엄마 생각이 더 많이 나겠죠?
제일 걱정이 아이한테 너무 집중(집착)해서 숨막히게 할까봐. 그게 걱정입니다.
기다려 주는거.. 진짜 어려울 것 같아요.
얼마나 또 도를 닦아야 할런지... ㅎㅎ12. ^^
'11.1.20 2:38 PM (180.66.xxx.138)얘기가 또 길어지네요. 지금은 노트북이라 자판 속도가 엄청나게 빠릅니다. 흣.
전 부족한 것 하나 없던 사춘기 시절에 '남이 뭐라던 무슨 상관? 내 잘못도 없는데 뭐하러 눈치를 보나' 이런 생각이 뼛속까지 차 있었어요.(지금도 눈치 보는 능력이 매우 약합니다-.-) 중학교 시절에 제일 강했던 것 같네요. 그러니 태클이 들어와도 제 행동을 거의 수정하지 않았고요. 이런 식이니 또래 친구 거의 없이 학교를 다녔습니다. 솔직히 재수없지요. 미운 점이 없다는 게 얼마나 밉습니까;; 학교에 가면 수업시간이 제일 재밌었네요. 왜냐면 열심히 하면 선생님들이 예뻐하니까..ㅋ(그러니 또래들 신경을 엄청나게 긁은 게 사실이죠) 외롭긴 참 외로웠죠. 그래서 그 당시에 제가 좋아하는 미술과, 그걸 가르쳐주시던 선생님께 많이 기댔던 것 같아요. 하지만 미술 학원에서도 늘 혼자였구요.학교랑 똑같은 상황 반복. 어쩌면 더 나빴죠. 전 중3이었고 고1,2 입시생 언니오빠들과 같이 배웠는데 그들은 입시의 압박으로 억지로 그리는 경우가 태반이었고, 그러니 그리고 싶어서 그리는 제 그림과는 조금 다를 수 밖에 없었고.. 그림이다보니 결과물이 적나라하게 비교되는 상황이었으니. 그래도 제가 느끼는 행복감이 너무 커서 그런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 봐도 그 시절이 가장 행복하거든요. 그림에 몰입할 수 있었던 시간들.. 엄마의 공부 강요에 의해 끊어졌지만서도.ㅎㅎ
이러고 살다 보니 남의 마음(특히 해석하기 어려운-꼬인 마음)을 읽는 능력을 기를 수가 없었구요. 제 속에 갖혀서 지냈다고 봐야 되겠네요. 너무 생각이 짧고 눈치가 없어서 아마 알게 모르게 주변인에게 상처 준 일이 많았을겁니다. 이건 아직도 진행형인 듯. ㅠ.ㅠ
만약 따님이 저 같은 면을 갖고 있다면 아마 그치지 않고 공격이 들어올겁니다. 어머니께서 타인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능력을 기르도록 도와 주신다면 따님의 사회생활이 덜 힘들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엄마 생각에는 너를 괴롭히는 선배의 속 마음은 이러이러 할 것 같다' 이렇게 담담히 말씀하시면 따님도 나름 생각이 있겠지요. 살짝만 숙여 주면 좋은데... 잘난 맛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사실 쉽지가 않아요. ㅎㅎ
그리고 아마도 따님이 더 넓은 사회로 나가게 되면 분명 자신보다 더 잘나 보이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될 겁니다. 그러면 더 이해 하기가 쉽겠지요. 잘나고 못나고는 중요한 게 아니라는 것을.. '다른 사람의 평가로 규정 지어지는 나'는 사실 중요한 게 아니라는 걸 말이죠. 전 대학 가서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주변에 천재, 엄친아, 엄친딸 투성이. 으아..내 자신이 이렇게 모자른 사람이었다니.우물에서 벗어나 보니 현실이 참 가혹하더군요.
어쨌든...따님은 태생적으로 외로울 수 밖에 없을 겁니다. 게다가 아직 나이가 어린데 이해도 잘 안가는 자신을 숙이라는 말은 억지스러운 강요가 될 수도 있으니...억지로 되는 건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지금 그대로 지내되 꼭 사람이 친구가 될 필요는 없으니까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몰입하면서 외로움과 스트레스를 풀 수도 있어요. 아마 따님 스스로도 많이 느끼고 있을걸요. 저의 경우 그림, 악기가 좋은 친구였구요. 주변에 좋은 선생님과,또 -- 모범생스럽지 않게도-- 남자 친구가 약간 있었죠.
남자 친구라... 자기 중심만 잘 잡을 수 있다면 어느 정도 초보 수준의 연애는 학창 시절에 경험하는 것도 괜찮다고 봐요. 왜냐면 대학 시절과 그 이후 청년기도 정말 중요한 시기인데... 남자 문제에 허우적대다가 인생 망가지는 경우도 없지 않거든요. 차라리 천진함이 살아 있는 중고등 시절에 건강한 관계로서 경험 한다면 득이 꽤 많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너무 남자를 모르면 결혼할 때도 엄한 사람하고 하기 쉽잖아요.
어느 정도 남자를 잘 아는 성인이 되기 전까지는 이성관계를 부모님께 오픈 해 놓는 건 중요한 것 같아요. 외로움 때문에 자기에게 잘 해주는 사람에게 쉽게 빠질 수 있거든요. 남녀란 무시무시한 힘으로 서로 끌리는 자석이라는 무서운 사실을 알면 조심할 수 있겠지만...경험 해 보기 전에는 알기 어려운 것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글 적다 보니 정말 언니 해도 좋겠다 싶네요. ㅎㅎ
어쨌든 따님은 잘 해나갈거예요. 좋은 친구도 많이 생길테고..
어려움이 있는 만큼 자신을 더 잘 알게 되고 그러면 더 행복한 삶에 가까워지니까요.
원글님 덕에 저도 제 지나간 과거를 되돌아보는 좋은 기회를 가졌습니다. 고맙습니다.
혹시 아쉬움이 있다면(제가 아쉬움이 있다는 게 맞겠죠) 장터에서 소리(finea2)로 검색하셔서 쪽지 보내셔도 되어요. 제 아이디 쓰는 분이 여럿 계시니까 영문 아이디를 주의깊게 봐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