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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 물려받기
결혼 20년
40대후반
울시어머니 제사를 이제 가져갔으면 하시는군요.
어머님도 이제 70중반이시고 몸도 불편하시니
맏며느리인 저한테 가져가라는 뜻을 몇년 전 부터 비치시더니
올해는 영 맡기실 모양입니다.
어머님 연세도 있으시니
이해는 됩니다만
너무 너무 제사 물려받기가 싫습니다.
제가 벌어야 먹고 살 수 있는 형편이고
결혼 전 부터 해온 직장생활도 20몇 년
결혼 후
애들도 저혼자 거의 키우다 시피했고
집안일 조차도 도움을 못 받고 거의 저혼자 해 왔거든요
저도 빡빡한 직장생활을 하고 있지만
남편은 저보다 더 빡빡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터라
도와줄래야 도와줄 시간도 없습니다.
몇년전 부터는 주말 부부라
애먹이는 사춘기 아들놈도 혼자 감당해야하고
도우미를 규칙적으로 쓸 만큼 경제적 여유도 없고...
대학 졸업 후 한해도 편하게 지내본적이 없습니다.
나이 50이 낼 모레인 저
너무 너무 지쳤어요.
여기저기 안 아픈 곳이 없고
살림을 제대로 살 수도 없이 바쁘게 사는데
제사를 물려받으면
제사음식이야 그날 하루 도우미를 부르든 사든 어떻게 해결한다 하더라도
멀리 계시는 어른들이 몇일 전 부터 오셔서
엉망진창인 살림을 다 보시고 머무르실 것을 생각하니 정말 답답합니다.
집이 너무 어질러져 있어
누가 오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인 상태....
제사를 왜 지내야하는지도 모르겠고
성당에 연미사로 대체하고 싶은데
남편은 물론 시부모님들께는 그런 말을 입 밖으로 내색할 수 없는 분위기이고,,,,
아무것도 없는 시집에 똑같이 시집을 왔지만
모든 것을 면제 받는 동서가 몹시 부러운
맏며느리 그냥 하소연 한 번 해 봅니다.....
생각해보면
사실 맏며느리 노릇도 제대로 해 본적도 없습니다
직장다닌다는 핑계로
생신상 한 번 제대로 차려드린적도 없거든요....
답답하니 하는 소리지만
시부모님도 저를 많이 참아 주셨을 거에요....
1. 답글이 없어
'10.12.26 11:54 PM (114.202.xxx.50)한 자 남깁니다.
저는 결혼 10년, 아마도 10년 후쯤 제 모습이리라 생각합니다.
일단, 어쩌겠어요.
맏며느리이니 어쩔 수 없으나 답답하고 싫다는 마음 제마음과 같습니다.
어차피 받아들여야 할일이니,
피할수도 없고 즐길수도 없지만,
그냥 일이다. 돈받고 하는 일이 아니라
내가 해야 할 일이다 생각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도 그러겠지요.2. 저희집 해법
'10.12.27 12:23 AM (220.127.xxx.237)저희집에서 썼던 방법이 필요한 상황인듯 하군요.
제사용 제수품들 풀세트를 배달해 주는 서비스가 있습니다.
다례원인가 하는데도 있고 이가젯상 인가 하는데도 있고 그런데,
20~30만원에 초부터 과일, 탕국 등에 제사용 술까지 큰 박스 2개쯤으로 배달돼 오더군요.
저거 말고는 직장다니는 분이 혼자서 제사를 치를 현실적인 방법이 없더군요.3. 한마디 더
'10.12.27 12:24 AM (220.127.xxx.237)어른들은 물론 싫어하십니다.
하지만 방법이 없쟎아요? 방법이 없다는 것을 잘, 거듭해서 여러 번 설명해 드려야 합니다.
빈말이 아니라 사실을 바탕으로 말슴하셔야 합니다, 진실의 힘에 기대야죠.
귀찮아서 대충 하려고 하는 거면 어른들의 감을 피해갈 수 없습니다.4. 딱하네요
'10.12.27 12:51 AM (59.14.xxx.55)저도 맏며느리인데 결혼한지 20년쯤 됐어요.
결혼 10년쯤 되니까 싫다는 말 한마디 못하고 그냥 떠안게 됐어요.
님처럼 동서가 무지 부럽더군요.
뒤에서 고소하다고 할 거 같기도 했구요.
너무너무 약 올랐어요.
그냥 시엄니가 맡기니까.
싫다는 소리도 못하고 그냥 맡기더군요.
그리고 나중에 시엄니 하시는 말씀 ' 제사 물려주고 나서 무지 섭섭했다고'
님 마음 다 이해합니다.
너무 힘드시니 시엄니한테 말씀 하실 수 없나요?
직장 다녀서 힘들다고...
아니면 음식 사서 한다고 말씀 하세요. ( 말 못하는 분위기 이해합니다만...)
답이 없을듯 합니다.
그냥 님이 얼마나 답답하실까 싶어
저도 억지로 물려준다고 ( 누가 받고 싶대요) 해서
억지로 제사 지내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