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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황제>, 존 론과 사카모토 류이치
추억의 영화 <마지막 황제>가 떠오르지 않을 수 없네요.
이 영화를 보는 순간!
당시 제 이상형은 단박에 존 론이 되었습니다;;;; 꺄악~~
동양인인 듯, 서양인인 듯, 요새 말로 우울기와 시크한 분위기를 풍기는 존 론
게다가 영욕의 역사 속에서 고뇌하는 최후의 왕족이라니! 순정만화를 읽던 여학생에게는
참 매력적인 캐릭터였지요. 당시 인터넷이 있기를 해, 잡지가 다양하기를 해...
문방구에서 존 론 엽서 구하느라 고생깨나 했습지요.
저는 개화기 때 신식 지식인나 또 일제 시기 약간 퇴폐적인 모던 보이에 대한 판타지가 있었던지
허연 서생 타입에 동그란 안경을 쓴 문인들이나 예술가들이 멋있어 보이더라구요 ^^;;;
세상의 고뇌는 지혼자 한가마니를 이고 있는 듯한 후까시에 알콜, 여자, 약 암튼 뭐에 좀 탐닉해 있어야 하고요.
중학교 때도 한 동안은 김동인의 사진을 필통에 고이 붙이고 다녔던 기억이....
반대로 윤동주는 시나 얼굴이나 무매력 ㅎㅎㅎ("첨탑이 저렇게도 높은데 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
=> 어후 머야 오글거려, 작품 제목이 적어도 <광염 소나타>는 되야지 이럼서;;;)
아마도 어려서 그랬겠지요 -.-;;;
암튼 당시 세계 열강이 들어붙어 청나라가 야욕의 세월을 마감하는 격변기에 두 살때 황제
(영화 포스터에 등장하는 이마가 넓고 어리바리 눈살을 찌푸린 그 아가!) 에 오른 푸이의 이야기이니
서양 감독에게도 아주 매력적인 소재였을 것 같아요. 영화 만큼이나 화제가 되었던 사카모토 류이치의
OST도 빼놓을 수 없지요. 예전에 영화 잡지에선가 본 내용에 따르면 베르톨루치 감독이 사카모토 류이치에게
서양인이 생각하는 동양의 이미지를 잘 담아달라고 주문했다던데, 음악가가 이 점을 아주 잘 구현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정체가 다소 모호한 표현이긴 하지만, 이 사람의 음악을 들으면
[일본적인 것 + 서양이 생각하는 동양적인 것]을 아주 잘 표현했다는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일까요? 류이치 사카모토의 음악을 주욱 들어오긴 했지만, 내한 공연에는 선뜻 가지지 않는
이유와도 연관되지 싶기도 하고...
역시 OST로 유명한 83년작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로렌스>의 OST도 그렇구요.
아, 여기서 주연은 무려 류이치 사카모토 자신과 데이빗 보위 ㅎㄷㄷ
암튼 머리가 굵고나서 영화를 다시 볼 기회가 있었는데, 영화에선 서구의 힘과 중국 왕조를 대표하는 무기력하고 앙상한 개인만 부각되고 당시 들끓는 중국의 다른 계층들이나 사회의 입체적인 변화가 보이지 않아 어릴 때 그 느낌이 안나고, 꽤나 껄쩍지근했던 기억이 나네요.
베르톨루치가 비교적 오바하지 않고, 감정 과잉을 배재하면서 중국의 격변기와 개인을 다루었다고는 해도
이 영화가 서구가 동양을 그릴 때 흔히 드러나는 '오리엔탈리즘'을 보여주는 대표작으로 두고 두고
까이는 작품이 되었지요;;; (류이치가 OST를 또 맡았던 <리틀 부다>와 더불어)
그래서 이 영화가 외국상을 우수수 받았겠지만요.
푸이에 대한 역사적 해석을 둘러싸고 논란도 있었던 것으로 알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린 관객이었던 저에게도 중국은 미지의 이국적 공간이었기 때문에 존 론의 미모와 류이치 사카모토의 폭풍처럼 몰아치는 격정적 선율과 베르톨루치의 스펙터클과 영어 대사... 이것들이 마구 섞여서 아주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영화가 되었지요.
링크는 마지막 황제 <Rain>
메리크리스마스 미스터 로렌스
1. 깍뚜기
'10.12.24 1:45 AM (122.46.xxx.130)http://www.youtube.com/watch?v=alRkPBCfDaY&feature=related
http://www.youtube.com/watch?v=T1fEsvke8ys&feature=related2. 아주 어릴때
'10.12.24 1:48 AM (221.147.xxx.138)아마 새해 특선 프로로 개봉했던가요....?
온 가족이 다 극장에 가서 보았습니다.
황제에 즉위할 때,
옥좌에 앉지 않고 뛰어 나간 황제 앞에
끝도 없이 엎드리는 문무백관들이 층을 내려가면서 계속해서 나오는 것이 지금도 기억나네요.
나중에 조선의 왕궁을 구경갔더니, 거기선 그게 1단으로 끝난다는 걸 알고는 청나라와 조선과의 그 비교할 수조차 없는 현격한 싸이즈의 차이를 느꼈어요.3. 깍뚜기
'10.12.24 1:48 AM (122.46.xxx.130)아주 어릴 때 / ㅋㅋ 조선왕궁 스케일 지못미.
이 영화가 중국 정부에서 자금성을 최초로 공개하여 찍은 영화라고 하더라구요.
암튼 스펙타클이 대단했죠!4. 매리야~
'10.12.24 1:50 AM (118.36.xxx.105)존 론..
마담 버터플라이에서 인상깊게 본 배우예요.
마지막 황제에서...
그는 식물원의 정원사가 되었던가요.
그 장면이 기억에 남아요.5. 늙어서
'10.12.24 1:52 AM (221.147.xxx.138)자기가 살던 그 곳을,
돈을 내고 표를 사서 구경 가지요.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 그 영화를 다시 보니,
우리나라나 일본에서 중국을 다룬 영화나 다큐멘터리에 비해
얼마나 서양인들이 깊이가 얕게 동양 왕조를 보았는가가 약간은 느껴졌다고 할까,
그런 느낌이 들더군요. 중국인들이 모두 영어로 말하는 것도 참 이질적이더군요.
그 죤스턴 선생이 피터 오툴, 아라비아의 로렌스랍니다!6. 사카모토
'10.12.24 1:53 AM (14.52.xxx.19)류이치는 연기도 잘해서 마지막황제에서도 일본군 간부로 나오고(외팔이??)
미스터 로렌스에서도 주연,,
자기가 받은 아카데미상이 얼마 한다고 감정 나오니까 화들짝 놀라면서 찾아놔야겠다고 ㅎㅎ7. dd
'10.12.24 1:54 AM (114.206.xxx.216)오랫동안 제목을 모르고 멜로디만 아련하게 남아있던 음악입니다.
막연하게 '마지막 황제'에 나왔던 것 같다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듣게 해주셔서 감사해요.
황제의 둘째부인이 이별을 선언하고 비오는 날 떠나던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8. 깍뚜기
'10.12.24 1:56 AM (122.46.xxx.130)dd 님 / 요거를 보셔요 ㅎ
바로 그 장면입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jJfBjK9_Ob89. dd
'10.12.24 2:02 AM (114.206.xxx.216)와~ 깍뚜기님 감사해요. 감동이에요 ㅎㅎ
10. 매리야~
'10.12.24 2:06 AM (118.36.xxx.105)저도 덕분에 잘 감상하고 갑니다.ㅎㅎ
11. .
'10.12.24 2:13 AM (218.152.xxx.170)아무것도 모르던 어린 시절에 류이치사카모토의 rain듣고.. 바이올린 배우고싶다고 엄마를 졸랐던 생각이 나네요 -_ㅠ
12. 폴
'10.12.24 2:16 AM (175.198.xxx.129)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로렌스에서 키타노 타케시의 연기가 정말 명물이었죠.
영화 초반 한국인에게 활복을 시키는 장면도 충격이었고..
베르톨루치는 마지막 황제를 기점으로 완전히 다른 감독이 돼죠.
그 전에는 '준봉자'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 '1900' '루나' 등 정말 의식있고
스타일리쉬한 영화만 만들었었는데...13. 음
'10.12.24 2:24 AM (14.52.xxx.19)1900년 정말 대단했어요,,
그리고 또 한편 세글자 한자어로 된 제목이 있는데 갑자기 생각이 안 나네요,,암살자??
그것도 좋았구요,
파리..는 워낙 다른쪽이 부각된 영화여서 좀 아쉽긴 하지만 유럽쪽 감독들이 미국으로 넘어오면 대개 이런 경로를 거쳐서 빛이 바래더라구요,
키타노 타케시는 영화배우를 할때도 그렇지만 감독할때보면 정말 천재같아요,
세상엔 천재가 참 많네요,,그러고보니 ㅠ14. 깍뚜기
'10.12.24 2:29 AM (122.46.xxx.130)음님 / 위의 폴님이 말씀하시는 <준봉자> (=순응자) 말씀하시는 건지요?
아님 <동반자>?15. 깍뚜기
'10.12.24 2:32 AM (122.46.xxx.130)폴 / 맞심더~ 젊을 때 너무 '달려서' 그랬던 것일까요?
또한 자신이 '보편적'인 이념이라고 믿고 그것을 추구할지라도, 그 인간은 사회와 문화의 산물이라는 점을 어쩔 수 없이 보여주게 되는 것 같아요.
전 <거미의 계략>이 가장 인상적이었는데, 여기서 이미 열혈 전작과는 달리 깊은 회의주의랄까, 비관주의가 강하게 드러났던 기억이 나요. 그랬었는데... 흠~
게다가 저는 국딩 때 <마지막 황제>를 먼저 보고 베르톨루치의 다른 작품을 훑었기 때문에 충격이 만만치 않았지요. 이 분이 이런 분이었구나 ㅋㅋ16. 폴
'10.12.24 2:42 AM (175.198.xxx.129)음님이 말씀하신 영화는 '준봉자'같습니다.
일본에서는 '암살의 숲'이란 제목으로 개봉했었죠.
님이 암살자로 기억하시는 게 재밌네요.^^
이게 원제가 IL CONFORMISTA(The Conformist) 인데 번역이 좀 낯설죠?
순응주의자라고 하기도 좀 이상한 것 같고..
알베르토 모라비아가 쓴 원작을 영화화했는데, 미국 뉴욕대의 영화학과 학생들은 이 영화를
연출의 교과서로 인정하면서 수십번씩 본다고 하더군요.
깍뚜기님이 말씀하진 거미의 계략 (또는 전략)도 참 좋았죠.
보르헤스가 쓴 정말 짧은 단편소설을 장편영화로 각색해서 만들어내는 솜씨도
좋았어요.
좌파치고는 유려한 색상과 화려한 영상을 부르조아식으로 만들어내던 베르톨루치가
지금은 너무나 평범한 감독이 된 것을 보면서 진보적이었던 사람들도 60이 넘으면
수구가 된다는 한국의 현실이 오버랩되네요..17. 왓
'10.12.24 3:55 AM (14.52.xxx.19)폴님 맞아요,,,conformist ㅎㅎ
그때 그 영화가 그렇게 좋았었는데 그런 사연이 있었군요,
제가 영화보는 눈이 있었나봐요 ㅎㅎ
모라비아도 한때 아주 좋아했던 작가인데,,원작자였군요,
모르고봐도 취향은 통하는듯 ,신기하네요,
제가 또 좋아했던 영화는 재와 다이아몬드 ^^
오늘 옛날 생각 많이 나네요,왠지 신나는 기분 ^^(빨리 자야할텐데 ㅠㅠ)18. 폴
'10.12.24 4:18 AM (175.198.xxx.129)14.52님은 영화를 아주 좋아하시네요.^^ 안제이 바이다 영화도 좋아하시고..
14면 어느 지역인가요? 우리나라는 아닌 것 같은데..
모라비아의 원작에서는 주인공 마르첼로가 비행기 사격으로 죽습니다.
그러나 베르톨루치가 각색한 영화에서는 전혀 다른 결말이 나오죠.
베르톨루치는 오이디푸스 컴플렉스를 통해서 이태리의 아버지 세대에 대한
저항과 그를 극복하는 주제의식을 위해 마르첼로의 아버지 격이었던 이탈로를
비참하게 만들죠.19. 전
'10.12.24 9:57 AM (180.64.xxx.147)남들 다 졸며 본 year of dragon을 보며 미키루크보다 더 잘생긴 저 동양남자는 누구인가 했습니다.
존 론이라더군요.
미키루크도 그 영화에서 처음 봤는데 저렇게 멋진남자가 있구나 했어요.
그 뒤로 미키루크랑 존 론 나온 영화는 다 봤는데 점점....
미모를 잃은 요즘 미키루크는 정말 멋있어지는 것 같고
존 론은 대체 어디서 뭘 하는지.20. 두번
'10.12.24 10:19 AM (121.148.xxx.150)예전에 처음 봤을때,자금성의 어마함과 존론에 숨죽어 우와~ 하면서 봤는데
얼마전에 다시 우리딸과 함께 보니 그 느낌은 없고 한 개인의 힘없는 무기력함이
느껴져 내 맘이 다 이상하더라구요.21. 와우
'10.12.24 11:22 AM (122.40.xxx.41)저 고3때 명보극장 3층서 혼자 보고 얼마나 펑펑 울었던지..
그 감흥이 아직도 남아있답니다.
존론 정말 섹시했죠.
아~ 멋진 배우였어요.
지금은 뭘 하고 있나요22. 그리고
'10.12.24 11:25 AM (122.40.xxx.41)무엇보다 음악이 쥑였죠.
띠리디리 띠리디리 띠~~~ 디~~ 띠리리리리~~~
깍뚜기님 따믄에 다시한번 봐야겠군요.23. 김여시
'10.12.25 6:24 AM (87.185.xxx.8)깍뚜기님, 며칠 전에 앞니가 깨졌다는 글을 읽었는데 그 뒤가 궁금해서 지금 검색해봤더니 임플란트를 하시겠다구요. 뿌리가 건강할텐데 왜 임플란트를 하시나요? 선무당이 사람잡는다는 말도 있지만, 저희 집안이 대대로 치과 의사가 많이 난 집안이고 제가 그 집 좀 늙은 딸인데, 저희 가족들 모두 치아를 살릴 수 있으면 임플란트 안하고 고쳐서라도 자기 치아를 쓰거든요. 임플란트 안하고 크라운할 수 있는지 여러 군데 다니면서 한 번 문의해 보세요. 자기 치아가 제일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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