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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10만원 생겼어요. ^^

흐뭇 조회수 : 591
작성일 : 2010-12-17 19:25:59
결혼 3년차, 아직 아이 없는 신혼(?)입니다.

자세한 사정을 이야기 하자면 그건 너무 길구요.
남편이 이러저러해서 일을 그만 두고 아르바이트로 간간히 생활비를 마련하고 있어요.
아직 둘이 사니까 최소한으로 살아서 그렇지 그냥저냥 살고 있구요.

원래 제가 뭐 필요하다고 하면 사주고 하고 싶은 게 있다면 하라고 밀어주는 사람인데요.
얼마 전에 이런 일이 있었어요.
코스코에서 물건 환불하고 8만원 돈이 현금으로 생기고(물론 생활비로 돌려야 하는 거였지만요)
그거 말고도 마침 30만원이 제 수중에 있었는데
환불하고 받은 돈은 자기 지갑에 있는지 제 지갑에 있는지 묻길래
제가 가지고 있고 한번 들어왔으니 안 나간다고 제가 꿀꺽 하겠다고 농담을 했어요.
그랬더니 안 된다고 생활비 해야지 그러길래
제가 웃으면서 38만원 정도에 약한 모습이냐고 원래 안 그러지 않았냐고 농담 하니까
역시 웃으면서 자긴 당분간은 그럴거라고 38만원에도 약한 모습이어야 한다고 그러더라구요.

38만원..
둘 다 벌더라도 작은 돈 아니죠.
준다고 해도 됐다고 사양할 만한 액수구요.
근데 그건 제가 농담하느라 그랬던거구요.

여튼 어제 오늘 목돈이 생겼습니다.
생각지 못한 60만원과 미리 알고 있었던 100만원.
은행에 입금하러 가는 길에 저더러 그럽니다.
"현금 얼마나 가지고 있어?"
언제 저한테 돈을 준 적이나 있는 것처럼 말이예요. ^^;
"현금? 5,000원 있는데, 왜요?"
그랬더니 "150만원만 입금하고 10만원은 너 써." 그러는 거예요.
너 쓰라는 그 말에 제 입은 헤벌쭉 귀에 걸려가지고 " 진짜?진짜? "를 연발합니다.

그래도 포인트는 짚고 넘어갔죠.
"나 10만원 주고 자긴 또 뭐 사려고? 벌써 뭐 살 거 다 생각해놨구나?"
그랬더니 그냥 웃네요.
아마 저한테 말없이 살림에 관계없는 무언가를 사지는 못 할 거예요, 이 사람..

월급 따박따박 가져다 줄때는 제가 관리를 했는데
대중없이 돈이 들어오니 지금은 남편이 관리하느라 제가 거의 돈을 못 받거든요.
(그렇다고 아무것도 못 하는 건 아니고^^; 필요하면 카드 써요. 많이 안 쓰지만요.)
그래서 며칠 전 남편생일에도 작은 선물 하나 못 사주고 같이 나가서 영화보고 케익만 하나 사왔었는데..
오늘 생긴 10만원으로 듣고 싶어하는 CD를 사줄지 뭘 해야 좋을지 고민이네요.

재미없게 생활비에 보태자고 하기는 싫구요.
어차피 가지고 있어봐야 결국 이래저래 저희 사는 데 쓰일 거 같아서 뭘 하는 게 좋을까 은근 고민이예요 ^^

저희 부부, 그래도 젊은 날에 고생하는 거라고 예전에 한 사람이 벌던 것만큼도 안 되는 액수로 한 달을 살고 있지만
이 정도면 그래도 알콩달콩 사는 거지요?

고정적이지 않아서 그렇지 남편이 하는 아르바이트가 그래도 전문직(?)이라면 또 전문적인 일이라 그것도 다행이고
가장이라고 먹여살려야 하는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을텐데
유머감각을 잃지 않고 한번씩 저를 웃게 만드는 남편이 참 고맙습니다.

처음으로 게시판에서 언니들한테 자랑 아닌 자랑 좀 합니다.
근데 저 정말 10만원으로 뭐 할까요? ^^
IP : 125.181.xxx.188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0.12.17 7:46 PM (125.142.xxx.143)

    읽고 흐믓해지는 글이네요. 오 헨리의 크리스마스선물 생각 나요.
    저 같으면 따습한 커플 가디건을 사겠어요. ^^

  • 2. 원글
    '10.12.18 12:37 AM (125.181.xxx.188)

    10만원인데 가디건 두 벌 가능할까요? 요즘 옷값이 많이 비싸던데요..^^;
    제 글 읽고 흐뭇하셨다니 다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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