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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에 남동생에게 크게 잘못했나 봅니다. 아니면, 이제 그만 엄마랑 헤어지든지 해야겠습니다.

작은누나 조회수 : 1,134
작성일 : 2010-11-30 11:06:44

언니, 저, 남동생. 이렇게 삼형제입니다.
어릴적에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어머니께서 홀로 저희를 키우셨지요.
저희 엄마에게 언니와 저는 그저 덤입니다. 아들이 없었으면 버리고 도망갔을거라고도 하시지요.
농담인 듯 얘기하시지만, 농담아닌 것 같습니다.

그 아들. 우리 엄마의 오매불망 짝사랑 그 아들.
서른살이 훌쩍 넘도록 지 밥벌이도 못하고 있는 그 아들.
제 동생이 아니고, 엄마의 아들인 그 아들. 때문에 제가 정말 화가 납니다.

저는 상업계 고교 나와서 고3을 채 마치기도 전에 3학년 2학기때부터 돈 벌었습니다. ㅡ.ㅡ
요즘 백혈병으로 죽어나가는 그 유명한 S사의 공장.
거기 4년 반을 다니고 퇴직금만 들고 (그 사이에 벌었던 돈은 모두 엄마께 드리고) 대학갔습니다.
저 3교대 하면서 수능볼려고 학원다녔는데, 그 학원에서 제가 1등 했습니다. 수능.
제가 그러고 있는 사이에 울 엄마 아들은,
집에서 해주는 따듯한 밥 먹으며 학원다니라고 준 돈은 혼자 까먹으며 학교 다녔지요.
제가 대학가고, 한 해 뒤에 제 동생이 대학을 갔는데
그 때 저희집이 정말로 어려웠습니다. 항상 그랬지만요.

저는 정말 매학기 등록금 걱정하며 학교다녔는데
제 동생은 가만히 있어도 엄마가 등록금 주시더군요 ㅡ.ㅡ
그런데 더 웃긴건, 그 녀석이 2학년 1학기 중에 학교를 그만다니더라구요. 그나마 그간의 성적도 all F.
그러면서 그 아이의 인생이 이모양 이꼴이 되기 시작합니다.
어릴적 교통사고로 군대도 못가고, 그렇다고 대학도 안다니고.
그냥 그렇게 그렇게 살더니 이제 서른살이 넘었습니다.

그 사이에 저는 대학, 대학원 모두 마치고
그래도 업계에서 나름 알아주는 회사에 입사해서 잘 다니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둘이나 낳았지요.
그리고 저의 두 아이를 엄마가 봐주고 계십니다.

울 엄마 아들은 이제 일본으로 유학을 가시겠다는군요 ㅡ.ㅡ
유학원이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육백만원이 필요하다네요.
그래도 양심은 있는지 자기가 벌어서 가겠다고 무슨 공장에 취직을 하기는 했습니다.
그리고 그걸 핑계로 야금야금 저한테 돈을 뜯어가고 있어요.

취직자리 알아보러 서울가야 하니 얼마.
당분간 살아야 하니 얼마.
벌써 백만원은 훌쩍 넘은 것 같습니다.



네. 동생이 저런 병진 짓거리하는데는 다 엄마라는 든든한 빽이 있기 때문이지요.
울 엄마, 어찌나 동생에게는 너그러우신지.
저, 19살때 3교대 근무하면서 돈 벌때는 안쓰러워하지도 않으시더니
서른살 넘은 동생이 2교대 근무하는 것은 안쓰러워 죽을려고 하십니다.
이 녀석이 쉬는 날에는 또 우리집에 오는데 (왜 오는지 모르겠습니다. 안왔으면 좋겠어요 ㅡ.ㅡ)
그 때는 반찬이 달라집니다. 남편보기도 민망스럽습니다.

어휴...일일이 말하자면 끝이 없습니다.


어제는 휴대폰 요금, 그간 밀린 걸 모두 내야하니 20만원을 보내달라고 전화를 했더군요.
이 녀석은 미안해하지도 않습니다.
이제 내가 돈을 버니까 곧 갚을께.라는 태도지만, 제가 한두번 속은게 아닙니다.
아, 그 와중에 휴대폰은 또 아이폰4.
(저랑 제 남편은 휴대폰 5년째 쓰고 있습니다. )
너무 화가 나서 좀 뭐라고 했습니다.
- 넌 좋겠다. 말만하면 돈 나오는 도깨비 방망이 있어서. 라고

옆에 계시던 울 엄마 삐졌습니다.
얼마 되지도 않는 돈을 가지고 동생한테 뭐라고 한다고 ㅡ.ㅡ
전, 정말 어이가 없습니다.
그럼 제가 제 돈 공짜로 주면서 욕도 못하냐고 대들었습니다.
그러다가 또 쌓이고 쌓였던 거 다 나옵니다.
- 너도 니 새끼들 커서 두고봐라.
악담도 이런 악담이 없습니다.
내 새끼들한테 챙피하고 큰 소리 내는 거 미안해서 하다가 말았습니다.

동생한테 화가 나는 건 팔할은 엄마때문입니다.
엄마의 차별대우. 어릴적부터 지독한.
엄마는 절대로 인정안합니다.
제가 조목조목 따지고 들면 자기는 그런 적 없다고 부정하거나
니가 아들만 낳아서 잘 몰라서 그렇지, 아들이 정말 귀중한거다. 요럽니다.
속에서 천불이 날 것 같습니다.

엄마랑 그만 헤어지고 싶은데
그렇다고 엄마를 모른척 할 수도 없습니다.
저희 엄마의 노후보장은 접니다.
지금은 제 아이들을 봐주고 계시니 말이 되지만, 앞으로도 쭉 접니다. 저 뿐입니다.
(언니는 저 보다 더 불쌍하니 거론 안합니다.)

엄마랑 헤어지고나도 생활비는 계속 드려야 합니다.
제 아이들도 키워야 하고요 (둘째가 5개월입니다)

저는 자식들 떼어놓고 번 돈으로 남동생 핸드폰비 내줘야 합니다 ㅡ.ㅡ


남동생이 엄마집에서 혼자살때도 엄마집 관리비, 전기요금, 수도요금, 제가 다 냈습니다.
그때는 남동생이 돈도 벌기는 했는데 월급이 60만원이라고 너무 적다고 저보고 내랍니다. 울 엄마가.
혼자 사는데 60이면 살지 않을까요? 지방인데.
겨우겨우 난리쳐서 남동생이 내도록 해놨더니 3개월 내고, 3개월 밀려놓고 서울로 올라옵니다.
그리고 직장 알아본다고 울 집에서 한달 뭉갰죠.

물론, 지 속도 속이 아닐겁니다. 압니다. 제 동생이 나쁜 놈은 아니거든요.
근데 울 엄마가 너무 밉습니다.
동생한테만 너무나도 너그럽고, 나한테는 맨날 가혹하고.

울 엄마요.
제가 대출이 1억이 있었는데, 엄마도 뻔히 알면서
남동생 살고 있는 엄마집에 리모델링 해야 한다고 1천만원 더 대출받으라고 하신 분입니다.
아마 본인이 살고 계셨으면 리모델링 안하셨을 겁니다. 남동생이 살고 있으니까 했지요.
그래서 대출받아줬습니다.


정말 엄마랑 헤어지고 싶습니다.
하지만, 전 못할겁니다.
엄마니까요.





IP : 210.120.xxx.130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들이 먼지
    '10.11.30 11:29 AM (218.239.xxx.110)

    님 맘에서 천불이 나는게 이해가 가네요

    그냥 냉정하게 안해주면 안되나여?
    엄마가 머라고 하셔도
    그냥 엄마한테만 아이도 돌봐주시고 하니까 생활비조로 드리고
    그 돈으로 그 사랑하시는 아들 뒷바라지를 해주시던지 알아서 하시라고 하면 되지 않을까여?
    님이 무슨 봉두 아니고...
    대출까지 받아서 무슨 리모델링까지...

    이런식으로 하는게 그 사랑하는 아들에게 결코 득이되는 일이 아닐텐데...

  • 2. ..
    '10.11.30 11:38 AM (115.23.xxx.23)

    엄마도 엄만데 동생한테 따끔하게 한마디 하면 안될까요?? --a 에휴...

  • 3. .
    '10.11.30 1:43 PM (72.213.xxx.138)

    어찌보면 원글님 남편이 제일 불쌍해 보입니다.;;;;;

  • 4. 그냥
    '10.11.30 2:46 PM (147.46.xxx.76)

    엄마랑 헤어지심 안되나요?
    어머니는 다른집 입주 베이비시터로 들어가셔서 본인이 생활하시고, 동생은 알아서 살고...
    원글님은 꼭 어머니 노후보장책이 본인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시지만,
    조금만 냉정히 제3자의 눈으로 보면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닌데...
    평생 그렇게 당하면서 계속 억울해하면서 엮이는 것보다는 안보고 사는 게 정신 건강상 훨씬 좋을 것 같네요.
    원글님 아이도 차라리 남에게 맡기는 게 원글님 가족을 위해서 좋을 것 같구요.
    아이 양육을 볼모로 계속 같은 상황이 반복될텐데 저같으면 지금 정리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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