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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보다 좀 천천히 사는게 무슨 죄인가요..

봉금 조회수 : 1,270
작성일 : 2010-10-29 12:48:30
저는 직장을 다니다가 제가 하고 싶은 걸 하기 위해서 직장을 그만두고 나와
남들이 보면 반백수로 지내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하는 일은 있지만 그 일이 당장에 돈벌이로
연결되지는 않아서, 사실 남들이 보면 '노는 거'나 다름 없죠.
친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길게 얘기하기 귀찮아서 일단 쉬고 있다는 식으로 말합니다.

수입은 거의없다시피 하지만
그래도 남들에게 피해 안주고 살고있어요.

집밥해먹고, 천천히, 하루하루 사는 것도 좋더군요.
나름 이렇게 사는게 의미 있더라고요.

저도 직장생활 안해본것 아니고,
이런저런 일도 다 겪어봐서인지
이제 제 삶을 찾아가는 기분입니다.

물론 저 역시도 미래에 대한 불안과,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없을때도 있지만
다시는 저는 아마도
큰조직이나 안정된 생활이라고 해도
제가 스트레스를 받고 , 저랑 다른 가치관을 지닌 조직이나 사람들이랑
제게 의미없는 직업적 일은 하며 살지 않을거같아요.

제가 원하는 것은 그것 뿐이죠.
그렇다고, 대기업에 다니시는 분들이나 성공을 위해서 열심히 사시는 분들에게
전 뭐라고 할 생각이 없습니다. (한편으로는 그분들 존경하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각자 삶이 있을뿐이니까요.
삶에는 정답이 없잖아요. 단지 선택이 있을뿐.

그런데 지인 분들을 만나면, 대부분 저보다 선배들이라 그런지(물론 후배들도 그렇지만)
왜 그렇게 저에게 한마디씩 하는지 모르겠어요.

물론 제가 걱정이 되어서 하는 건 이해하지만
듣기 좋은 소리도 한두번인데 다들 그러니까,
이게 개인적인 경험이라기 보다는 전반적으로 우리 사회가 이렇지 않나 싶어서 안타까워요.

그래서 메신저도 가끔 접속 하는 것도 더 꺼려지고
다들 안부를 묻는 핑계삼아,
전 괜찮은데... 너 취직 다시 안할거냐, 돈은 뭘로 버티냐, 그게 말이되냐, 불쌍하다.. 등등
자기들이 오바하고 , 한심하게 보고, 걱정하는 척 하는게 참 싫어요.

뭐 이런것도 감수해야겠죠. 제 선택이니까요. ^^;

하지만 제가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고
단지 저는 남들과 조금 다른 삶의 방식을 택하는 것 뿐인데... 큰 잘못을 저지르는 마냥..
아쉽네요.

돈을 많이 버는게 물론 저도 좋아합니다만
이런저런 일들을 겪다보니 (스트레스때문에 일찍 세상을 가신 분이 계세요..)
수입이 적다면,  적게 쓰는 것도 현명한것 같아요.

뭐 당장에 30대에 번듯한 직장을 안다녀도
남들 다 있다는 차가 없어도
스마트폰이 없어도
결혼을 안해도...
남들에게 피해주거나, 잘못된 게 아니잖아요.

자기가 보기에 다른 사람 사는 삶의 방식이 남에게, 그리고 사회에 악영향만 안끼치는 수준이라면
자신의 기준으로 함부로 그 사람 사는 것을
판단하고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괜히 여기다 하소연 해서 죄송하지만
82님들은 다 현명하신 분들이라 사실 상관도 없을테지만

주위에 혹시 좀 남들과 다르게 가는 분 있다면
본인만 행복하다면, 너무 안타까운 시선으로 보시진 말아주셨으면 해요..


IP : 115.138.xxx.92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0.10.29 1:03 PM (211.251.xxx.249)

    저도 조직의 쓴맛이 너무 힘들고,
    이젠 나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서
    직장 그만 두었거든요.

    남들이 다 부러워하는 '신의 직장'

    그런 시선 받는 것도 제 몫이라 생각해요.
    천천히, 재미있게 지냅시다요.^^

  • 2. .
    '10.10.29 1:09 PM (72.213.xxx.138)

    그 피할 수 없는 남들의 비교심리... 어쩔 수 없지만, 그냥 그러려니 해요~ 내 행복을 질투하지 말지어다^^

  • 3. 행복
    '10.10.29 1:10 PM (119.201.xxx.15)

    백명의 사람이 있으면 백가지 다른형태의 행복이 있다는 걸 사람들은 간과하는것같아요.
    똑같은 행복의 잣대를 들이대고 비교하면서 그 잣대로 타인에대해 충고씩이나 하면서요.
    저도 그런사람들에게 남의 일엔 신경끄고 너나 잘 사세요..라고 시크하게 말하고픈 맘 굴뚝같을때 많더라구요..원글님의 건투를 빕니다.^^

  • 4. 그러게요
    '10.10.29 1:17 PM (121.164.xxx.116)

    제가 요즘 친구들의 눈초리 말초리에 생각이 많은 사람이라 공감하고 갑니다.
    결혼하고 시골쪽으로 왔는데 여러가지 빠릿한 생활을 시도하다가 한계가 느껴져서, 생활웰빙을 실천하고자 먹거리에 신경도 쓰면서 느린 삶을 선택해서 살아가려는 중입니다.
    그런데 '젊은애가 왜 그러구 살어~' 종류의 한심하게 보는 듯한 뉘앙스가 느껴져서 전화 통화가 쉽지 않아요. 한동안은 그런 반응들도 제가 감당할 부분인 듯해서 가볍게 받았는데, 계속되니 관계에도 회의가 생기려고 하네요.
    그냥 제 생활에 충실하면서 한번씩 마음 다치고 지나갑니다.

  • 5. 공감
    '10.10.29 1:38 PM (124.51.xxx.130)

    공감합니다. 자꾸 그런 시선 받으니, 내 얕은 신념이 흔들리려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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