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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평등한 시민으로서 남성과 동등한 공적 의무를 부담해야 한다는 사실

이름 조회수 : 344
작성일 : 2010-10-20 14:50:47
종종 장교나 하사관 같은 직업군인으로서 여군(女軍)을 강제로 징집된 사병(士兵)과 비교하시는데, 이것은 적절한 비교가 될 수 없습니다. 너무도 당연한 말이지만, 현재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여군은 생계유지나 자아실현을 위해 자신의 의지로 군을 선택한 이들이지, 남성과 동등한 공적(公的) 의무를 수행하는 이들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사실 남녀공동병역과 관련해 논점이 되는 것은, 여성이 평등한 시민으로서 남성과 동등한 공적 의무를 부담해야 한다는 사실일 뿐, 그들이 실제로 병영생활을 하느냐의 여부는 부차적인 문제입니다. 남녀공동병역을 주장하는 이들도 모든 여성이 예외 없이 남성과 똑같은 형태로 병영생활을 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단순히 똑같은 군복을 입은 군인이라는 사실에만 초점을 맞추어, 직업군인으로서 여군을 강제로 징집된 사병과 비교하는 것은 논점을 흐리는 처사일 것입니다.

그리고 군필자 가산점제도가 국가고시에 응시하는 여성에게 불이익을 준다는 사실을 지적하셨는데, 이것은 마치 공직(公職)에 필요한 인원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여성할당제를 실시하는 것에 대해, 왜 자릿수를 늘리지 않고 남성의 비율을 줄이느냐고 항의하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즉 공직 진출과 관련해서는 남성이 전통적인 성별 이원체계의 수혜자였듯이, 병역 문제와 관련해서는 여성이 그 수혜자였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물론 병역 문제를 해결할 근본적인 해결책은 남녀공동병역이나 모병제입니다. 그러나 만약 현실적인 이유로 이를 채택할 수 없다면, 군필자 가산점제도는 이른바 적극적 차별시정조치(affirmative action)의 일환으로 새롭게 해석되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혜영님께서는 병역 문제를 국가권력의 탓으로 돌리셨는데, 혜영님의 말씀대로라면 국가권력이 왜 하필 남성에게만 병역을 요구했는지 그 이유를 만족스럽게 설명할 수 없습니다. 이는 국가권력의 테두리 밖에서 남녀 구성원의 의식구조와 행동양식을 결정짓는 사회ㆍ문화적 구조와 관련된 문제입니다. 즉 남성 징병제 하에서의 병역은 전통적인 성별 이원체계라는 사회ㆍ문화적 구조가 남성에게 강요한 ‘성차별’이라는 것이지요. 병역 문제를 야기한 주범이라 할 수 있는 전통적인 성별 이원체계를 무시한 채 이를 국가권력의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마치 우리 사회에 남아있는 여성 고용 불평등을 경기침체의 탓으로 돌리는 것만큼이나 근시안적인 해석일 것입니다.

지난번에 명숙 선생님께 말씀드렸듯이, 저도 군필자 가산점제도가 병역 문제를 해결할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남성 징병제의 대안으로 남녀공동병역을 선택할지, 아니면 모병제를 선택할지는 젠더(gender) 문제 외에 매우 다양한 문제들과 맞물려있는 복잡한 문제입니다.

중요한 것은 남녀 모두는 똑같이 전통적인 성별 이원체계의 피해자임과 동시에 수혜자였으며, 남성에게만 병역을 요구하는 것은 여성에게 직업군인이 될 기회를 주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명백한 성차별이라는 사실입니다. 남성 징병제 하에서의 병역이 남성에 대한 성차별이며, 그로 인해 여성이 지금껏 반대급부를 누려왔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지 않기 때문에 그 동안 생산적인 논의가 이루어지지 못한 것이라는 사실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아울러 모병제가 정말 병역 문제를 해결할 현실적인 대안이라면, 여성계는 이를 보다 진지하게 검토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제가『페미니즘에 대한 신사고]에서 지적했듯이, 단순히 남녀공동병역을 주장하는 목소리를 막기 위해 ‘조자룡 헌 창 쓰듯’ 모병제를 내세우는 것은 병역 문제의 직접적인 피해자인 남성들을 기만하는 처사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IP : 152.149.xxx.189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하이드
    '10.10.20 2:52 PM (211.253.xxx.18)

    여기는 여초사이트라서 씨알도 안먹힘

  • 2. ㅋㅋ
    '10.10.20 2:54 PM (222.237.xxx.41)

    두 분 너무 잘 어울세요.^^

  • 3. ..
    '10.10.20 2:54 PM (121.172.xxx.237)

    두분 예쁜 사랑하세요............♡

  • 4.
    '10.10.20 2:58 PM (222.235.xxx.45)

    여성이 평등한 시민으로서 남성과 동등한 공적 의무를 부담해야 한다면
    남성도 평등한 가족구성원으로서 여성과 동등하게 가사부담을 해야한다고 크~~게 외치고 싶당!!!

  • 5. 웃기겠지만
    '10.10.20 3:48 PM (115.178.xxx.61)

    나는 군대하고 임신출산 바꾸고 싶다!!!!!!!!

    남성징병제에서 여자가 반대급부를 누린것이 없다!!!!!!!!!!!!!

  • 6. 용감씩씩꿋꿋
    '10.10.20 6:43 PM (124.195.xxx.86)

    음하하하하하

    신의 경지에 이르렀노니

    123 행복해요에 이어
    제목만 보고 아이피 152인줄 단박에 아는 이 내공

    에효,,,,, 슬픈 시절이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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