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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결심한 사연(저신랑잘고른건가요?)
저 결혼할때 생각이 나네요.
사실, 저희 부모님 사이가 좋지 못하셨지요.
부부간의 일이야 자식들은 다 알수 없지만, 그로 인해서, 제가 상처를 많이 받았습니다.
부부싸움을 들으면서 자란 자식들 맘은 당해본 사람만 압니다.
그래서 결혼에 대해서도 저는 좀 회의적이였죠.
게다가, 상처투성이 못난나, 이런맘 다 알아주고 보담듬어 줄수 있는 남자가 있을까 싶었고,
우리 친정이 전 늘 부담이 되어서,, 결혼하고 그 부담을 내가 사랑하는 남자한테까지 짐을
주고 싶지가 않았거든요....
그래서, 연애하면서도, 결혼은 생각이 없다고 늘 남친에게 말했었습니다.
물론 결혼후에도 예상대로 친정문제로,, 제가 엄청 스트레스 부리고 있고요.. ㅠㅜ.
그런데 지금 신랑과 결혼 결심하게 된 사연 애기합니다.
전 아빠와 잦은 마찰로, 결국 독립을 하게 되었고,
그 일로, 아빠는 지금 제 신랑까지 의심의 눈초리로, 보고,, 엄마는 그런 상황이 못견디고, 이런저런 생각끝에
지금의 신랑과의 결혼을 밀어부치셨죠.
내가 나가서 독립해서 살면서 아빠와 등을 지느니. 차라리 시집을 보내겠다는.. 뭐 그런..
암튼 엄마에 끌려 저와 신랑은 어리둥절 결혼날짜를 잡게 되고,
엄마만 믿고, 시댁과 신랑 회사 친구들 모두에게 결혼날짜까지 다 알리게 되었어요.
근데,, 막상 엄마 생각과 다르게 일 다 벌려놓으면 아빠도 따라올줄 알았는데,
일 다 벌려진 상황에서도, 시댁도 다 그렇게 되는 상황인줄 아는 상황이였는데,
아빠가 반대를 하셔서,,, 한마디로 신랑만 낙동강 오리알 신세,,
게다가 이미 상견례까지 마친 상황에서...
아빠의 반대애 부딪힌거죠.
상견례장에서도, 시댁어른들께도 좀 뻣뻣하게 구시고,, 그래도, 상견례 한 마당에
결혼반대 안하시겠지 했는데, 신랑이 완전 난처하게 된 상황.
친구들, 회사, 시댁에서 모두 어떻게 된거냐... 신랑한테..
이건 순전히 제 괴씸죄로 아빠가 틀은건데,, 신랑만 혼자 난처해진거죠.
저도, 열받아서,, 결혼따위 안하고 난 평생 혼자살거다. 관여 하지 마라.. 이런식이 되버리고요.
근데,
이런 힘든 상황에서,, 불평할 만도 한데,
신랑이 저한테 와서 정말 진지하고 촉촉한 눈으로 저를 바라보면서. 이러는겁니다.
미안해 하는 내게,, 자기는 지금 상황이 오히려 더 고맙다고요.
자기는 지금 상황이 화가 나야 하는데 이상하게 화가 하나도 나지 않는다..
화는 안나고, 니가 나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너무 잘 알게되었다고,,, 하면서
살포시 안아주더군요..
그리고, 시댁에는 자기가 적당히 둘려서 (자기 회사랑 일 핑계대서) 무마하고요.
친구들한테 그냥 그렇게 됏으니 궁금해 하지 말고 티내지 마라~~..
회사에서도 이상한 눈초리 많았을텐데.. 그냥 별로 개의치 않아하고,
결혼 닥달하지도 않고, 그냥 조용히 있더라구요.
자기는 내가 원하는 대로 하고, 내 결정에 따른다고요.
니가 평생 결혼안하겠다고 하면, 이대로 연애만 할거고,,
만약에 자기가 나쁜놈이 되어야 하면, 경우에 따라서, 우리 아빠나 자기네 집에...
그럴수도 있다고, 자기는 내가 중요하지 다른건 전혀 상관없다고요..
전 그제야 신랑의 모습을 보고 결혼결심이 드디어 생기더군요.
그 전에는 엄마에 의해 어리둥절 떠밀렸는데, 확실히 결심이 서더라구요.
그래서, 아빠 찾아가서 선전포고 했죠. 나 결혼할테니. 알아서 하라고.
아빠도 내가 그렇게 나오니깐, 못이기는척 따라오더라구요.
그래서 지금 결혼 3년째, 애기 하나 낳고, 지금 배속에 애기 또 하나..
더 살아봐야 남자의 진가를 알겠지만,
아직까지 3년동안 화내거나(물론 싸운적 있지만~^^,)
신랑이 제게 언성높이거나, 신경질 부리거나,, 한적 한번도 없습니다.
물론, 사람 욕심은 끝도 없어서, 어쩔땐 이 남자한테 서운할때도, 섭섭할때도, 모자른다 생각할때도
많아요. 애 낳고 살다보니,, 아무래도,, 힘들때가 많더라구요.
어쩔땐 내 맘을 잘 몰라준다는 생각에 외로울때도 있고요. 좀 더 괜찮은 좀 더 능력있는 좀더..
그런 사람이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때도 있어요.
그런데, 사람의 기본적인 인성,
남자라고 욱 하는 성격이 당연하다거나,
누구와 싸우고 분해 한다거나,
그 누구한테도 욕을 한다거나 하는거는 당연히 없지요.
한마디로 평범한 사람입니다.
술먹고 늦게 들어온다거나,, 술값으로 카드를 긇었다든가.. 이런걸로 고민해본적도 없네요.
야근때문에 늦게 들어오면서도 엄청 미안해 하고,
애기 낳은 후로는 친구들이 술먹자고 꼬셔도 "임신한 아내를 혼자 둘수 없다고.." 해서,
친구들 사이에서는 질타의 대상이 되었고, 별명은 신델렐라.. 12시 종이 울리기 전에 집에 들어가야 한다고 해서..
임신한 이후로 2년 동안 음식쓰레기 제가 버린 횟수가 다섯손가락 안되는것 같구요.
가끔 애보느라 저 굶을까봐 아침에 쌀씻어서 밥솥에 밥 앉혀 놓고 자주 나갑니다.
아침에 7시에 나가는데, 우리 깰까봐, 완전 조심조심 고양이발로 다니면서 나가고,
제 배에 살짝 뽀뽀하고 나가면서, 쓰레기 있으면 가지고 나갑니다.
친구들 보면 시집 잘가서, 휴가때마다 해외여행 다니지만,
별거 아닌 사소한것들 보고, 능력좋은 남편둔 친구도 많이 부러워 하더군요.
전 그 친구가 부러운데 흑흑.. ㅎ
그래도, 전 그 친구 남편하고 제 남편하고 바꾸고 싶지는 않아요. 다만 좀 부럽다~~ 해외여행~~~
전 이런것들 당연히 남편이 해야 할 몫들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주변을 보면 이런남자도 흔치 않은가봐요.
식당가서, 애 밥챙겨주는거 보고, 주변 아주머니들이, 자기들 사위랑 비교하면서,
사위욕을 하더라구요.
아직 미혼이신분들,, 남자 능력도 중요하지만, 힘들고 화날 일이 있을때
남자가 어떻게 대처하는지도 잘 보세요.
결혼해서 오래 사시는 분들~~, 울 신랑 앞으로도 잘할까요? 아직 3년인데,,
첫째 키우느라 둘다 힘이 들어서 그런지 사실 첫째때랑 둘째때 신랑의 성의도가 좀 떨어지네요..
초반에는 다들 잘한다고 하는데,, 울 신랑 끝까지 믿어도 될런가요.. ㅎ?
지금도 설겆이 자기가 할테니 놔두라고 해놓고, 애 재우다가 그냥 잠들어버렸답니다.
지금 다시 깨울까 말까,, 고민중에.. 글쓰게 됐는데, 아구 시간이 넘 늦어서 깨우기도 뭣하네요.
1. 맘껏
'10.9.16 12:24 AM (121.161.xxx.122)자랑하셔도 돼요.
제가 다 흐뭇해지네요
내 딸도 그런 사위 만나얄텐데...
거기다 돈도 있음 좋겠지만 돈 가진 사람들 불행한거 하도 많이 봐서 별 욕심 없네요..2. 왕부럽~
'10.9.16 12:25 AM (121.138.xxx.35)아유..세상에 저런 남편이 다 있다니...
남편에게 첫째때와 똑같은 정성을 바라신다면
정녕 원글님은 욕심쟁이~ 우우훗!3. 읽다 부러워..
'10.9.16 2:19 AM (221.138.xxx.225)엄청 부러워서 로그인 했습니다.
자랑 마음껏 하셔도 되요. 너무 좋으신분 만나셨네요. 그런 분 정말 흔치 않습니다.
다정한 말 많이 들려주시고. 고맙다 해주시면 더 잘하실 분 같네요...
저희 남편은 실컷 먹고 소파랑 붙어있다가 배부르다고 소화제 먹고..
애들 떠든다고 뭐라뭐라 하다 제 풀에 지쳐 잡니다.
뭐.. 이런 식이니.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로그인 꾹- 글 남기고 갑니다.
아.. 부럽다..4. 그러게말입니다.
'10.9.16 2:40 AM (210.222.xxx.224)저도 미혼이지만, 정말 젤 중요한게 사람이잖아요.
근데 82에는 생각 다른 분들 진짜 많은 듯... 뭐 그래도 결혼이 현실이네,
시댁 경제력이 어쩌네 저쩌네.. 쯧쯧
헌데 말임돠.. 그렇게 꽉찬 남자 만나는 비법도 좀 같이 알려줘야는거 아님까요? +_+5. 그게요
'10.9.16 10:37 AM (211.32.xxx.6)한집에서 살아보기 전까지는 이 남자가 꽉 찼는지, 덜 찼는지, 덜 찼다면 얼마나 덜 찼는지..
그걸 확인하기가 어렵다는게 문제인거죠. ㅡ,.ㅡ
경제력 운운하는 것은, 인품이 덜 찼는데 경제력까지 없다면 답이 안나오니 거론하는것일테구요.6. 갑자기로그인
'10.9.16 11:47 AM (203.170.xxx.54)막 기분이 너무 좋아요
저렇게 좋은분 만난건 아마도 님이 아주아주 좋은분인것 같아요
글만 읽어봐도 님이 잘한것도 많고 챙겨 드린것도 많을텐데 신랑분이 해주시는 일에 너무너무 감사하고 있다는게 팍팍 느껴지네요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라는 말---다시 한번 느끼고 가요
꼭 이쁜아가 순산하세요~~~!!7. 마음비우기
'10.9.16 5:30 PM (219.248.xxx.143)원글님의 행복한 마음이 전해지는 듯합니다.
저희 남편같은 사람이 여기도 있네요.
저도 부모님이 많이 싸우셨고, 친정아빠 성격이 보통이 아니셨어요.
그래서 아빠를 사랑하지만 아빠와 정반대인 사람과 결혼해야지 했습니다. 제 여동생도요.
지금...
제 남편도, 제부도 정말 보기드물게 온유한 사람들이네요.
먼저 화내거나 하는 거 거의 보기 힘들고, 말한마디 함부로 하지 않고,
집안일도 많이 도와주고, 저도 쓰레기 버려본적 손에 꼽네요...
그런 남편들이 고마워서 제 여동생도, 저도 남편 더 사랑하고, 더 잘하자 합니다.
(제부는 동생이 아침출근때 머리말리고 있으면 옆에서 김밥싸서 입에 넣어준다합니다... 이런...)
원글님 남편도 앞으로도 잘하실거에요.
원글님도 남편 더 아껴주시고, 사랑많이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