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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로서 자신이 참 부끄럽고 한편으론 속상해서

아스 조회수 : 492
작성일 : 2010-07-29 20:42:00
안녕하세요 언제나 어머니들 형님들 도움받고 사는 한 군인입니다.

살면서 제일 가슴쪽이 찌릿찌릿함을 느꼈을땐 휴가 복귀할때 인거 같습니다.

한순간 한순간이 초조해지죠... 다행이 요번엔 토이스토리3 를 보면서 메꾸려고 했답니다.


  
사실 요번에도 휴가를 나왔는데, 또 들어올때 싸워버렸습니다

아버지는 음, 아마 4월초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거의 집에만 계시고 가끔 경마하러 (자기 돈은 안쓰는듯,

자기 돈이 전혀 없으니깐, 아마 사람들 한테 조언해줄듯?) 가시는게 전부입니다.

제가 친구 만날때 아니고, 집에 있을때는 아버지는 계속 제 방에서만 주무시다가 (제 방은 이미 뺏겼음,

그래서 전 마루에서 자거나 그냥 어머니 옆에 큰 침대에서 쿨쿨 잠)

음.. 일찍 일어나면 12시 넘어서, 아니면 1~2시, 심지어는 3~4시 (오후) 에 나오실때도 있음..


사실 아버지 계속 일하시고, 군대 갔을때 부터, 올해 초중까지는 저도 밥 차려드리고, 여러가지 그랬는데

이젠 하도 그렇게 사니 정말 밥 차려주기가 싫더군요...

거의 밤을 억지로 새다시피.. 컴퓨터로 경마 보거나, 아니면 스포츠.. 그리고 TV로 킬링타임.. 그리고 새벽 늦게

까지 그러다가 오후 늦게 일어나서... 또 마루에서 자거나, 계속 그러는것만 반복,...

저번에 제 월급 때문에 싸운 이후론 진짜 나쁜 생각이 자주 들었어요.. . 밉다 이런거...

특히 요번 휴가때 엊그제인가 몇일전엔, 어디 또 나갔다가 밤 12시 넘어서 와서는.. 엄마 : 밥 안먹었어?..

아빠: 안먹었어.. 이러니 또 착한 엄마는 내일도 아침에 회사 나가셔야 되는데, 아버지 밥 차려주신다고

.. 아휴 진짜 이걸 지금도 생각하니 열이 받아 터져 죽겠네요...

어쨌든 전 근래 한두번 휴가 나왔을땐 밥 거의 안차려줬습니다.. 몇일전에 족발 제 돈으로 사와서 같이 먹은거

빼곤...

아버지와 뭐 싸우거나 냉전 이런것도 아니고, 아버지 보면 무기력증 환자급에 꼭 어머니 밥 두번 세번 차리게

하는 그런 인간으로 밖에 안보입니다...

아버지가 힘들었던것도, 나를 위해 많은걸 해줬던것도, 웃었던 기억도 다 많지만 그런 기억 반대로는 진짜

이렇게 우리 가족이 마음 써야되고 아파야 되고 그런게 너무 싫었습니다... 최소한 어떤 직업이라도 갖기를

원했지만 듣기론 법원에서 분쟁중이라 안된다는것으로 들었고..

횡설수설이 길었지만...



여튼 오늘 휴가 복귀하는데, 사실 아버지도 느꼈을거에요.. 별 말 안하지만 저도 아버지한테 별로 좋은 감정

없고... 그런걸.. 사실 예전엔 무서워서 같이 밥먹기도 그랬고.. 밥 먹을때나 언제나 잔소리도 참 많았는데

지금은 그냥 제가 표정 굳어서 각자 밥 먹고 그러기도 하고...

어제도 분명 늦게 잤을거에요... 제가 새벽에 소리가 나서 잠깐 깼는데 컴퓨터 자판인지 클릭소린지.. 그런 소리

를 들은듯 해요,... 그리고 또 밥먹더니 제가 복귀 5시쯤 하는데 그냥 제 방에서 또 자버리더군요...


엄마가 아버지한테 인사하고 가라고 했는데 진짜 싫었어요... 그래서 주무시는데 그냥 두지.. 하고 가고...

시간 많은데 가까운데에라도 좀 데려다주지.. 하니깐 '기름값 들어서 안된다' 라더군요....

그러면 내가 내 군인월급이라도 주면 되지 그걸로 또 기름 넣으면 되지.. 하니깐 막 욕을 하더군요..

꼴보기 싫은 새X... 너도 휴가 나오면 매일 놀러 다니고 게임하고.. 너 역할은 공부하는건데 어쩌고...

예전엔 휴가 나왔을때 부모님이랑 자주 있었어요.. 집안일도 돕고.. 그래서 친구 안만나냐 어쩌고 저쩌고

잔소리 심해서,, 최근엔 그래도 친구 만나는데.. 모순되지 않나요.. 또 친구 만나서 놀면 정말 귀찮게 어디서

누굴 만나고 무얼하고.. 일일히 하나하나..

그리고 최소 몇주, 수십일 군대에서 일하는데.. 하나도 안힘들다,넌 편한군인이다,수색대나 해병대는 되야

힘들다, 어머니가 그런 말 하니 솔직히 아무것도 모른다 생각해요.. 군대는 있는것 만으로도 힘들고 지금 우리도

계속 훈련중인데... 그리고 휴가 나가서는 최소한 하고 싶은데로 하고 싶어요.... 문제가 크게 되지 않는 이상

적당히 수위를 조절하면서요.....

군대에서도 시간 날때마다 공부 열심히하고, 성경 읽고.. 일기 쓰고.. 글 쓰고 그러는걸요.. 보여줄 순 없지만

부대에 그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있는데...


솔직히 엄마나 꼴보기 싫은 어쩌고... 하면서 집 앞에까지 데려다 줬는데..

잘 복귀 하니깐 횡단보도 건너지마세요 (원래 복귀할때 같이 건너서 기도해줌) 하고 그냥 뒤도 안보고

차 타고 갔어요


진짜 자주 집에 전화 했는데 앞으론 절대 전화하지 말까 생각 하다가도

그래도 복귀 잘했다고는 해야 될거 같아서 전화 했는데 교회 가셨는지 안받으시더군요

그냥 이렇게 된거 전화 앞으로 안할까봐요... 전화 자주 하는거로도 저희 부대가 편한거로 생각하시거든요..

솔직히 전화 안하면 저도 같이 얘기하고 의지할 사람이 없어서 그렇겠지만 앞으로

세상은 살면서 고독할테니깐 그냥 최소한 몇주는 전화 끊어보려구요... 참 철없는 생각인데

그냥 제가 제 자신이 부끄럽고 한편으론 너무 속상하고.. 그래요  

아버지가 최소한 그렇게 살지만 않더라도 이렇게 서로 싸우거나 매일 맘 고생은 안할텐데 하고..
IP : 121.64.xxx.99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0.7.29 9:04 PM (121.144.xxx.37)

    저도 아들이 군대에 있다보니 글을 읽고 나서 마음이 아프네요.
    힘든 군대생활하고 집에 와서는 가족이 화목하고 대화도 나누면서 마음을 나누면
    좋을텐데 아빠가 많이 힘드시고 갈 길을 몰라 방황하는 사람이군요.

    지금처럼 성경읽고 일기쓰면서 내면을 가다듬으면 분명 좋은 일들이 펼쳐지리라
    여겨지며 어머니한테 가끔 안부전화하면서 서로 위로하고 위로받길 권합니다.
    힘내세요...

  • 2. -
    '10.7.29 11:12 PM (218.50.xxx.25)

    부모님을 존경할 수 없을 때..
    자식으로서 가장 슬프고 속상하기는 하죠.

    어머니께서 열심히 사시는 것 같고,
    아버지께서 약간 방황(?)을 하시는 것 같은데..
    다 반면교사인 것 같아요.

    군대생활 열심히 하시는 것 같은데 부끄러울 건 없을 것 같고요..
    다만 오지랖으로 한 말씀 드려도 된다면..
    정말 열심히 사시라는 말씀 해드리고 싶네요.

    전 30대 중반 아이 둘 키우며 재택근무 하는 아줌마인데요..
    아직도 정말.. 부모 그늘에서 편하게 지내던 시절이 그립거든요.
    하지만 당시에는 그게 부모 그늘이라는 생각을 못했었어요.

    제가 과외 3-4건 뛰면서 학비 마련했고,
    공부하고 싶어서 조교하고, 프로젝트 2개 하고, 과외 4건은 하면서 대학원도 다녔지요.
    그 시절에는 학비 대느라 급급해서 제 컴퓨터가 없었는데요...
    아버지 정년 퇴임 하시고 심심하시다고 오락하시느라 제게 컴퓨터를 양보를 안 해주시는데..
    그게 얼마나 속상하던지요.

    당시에는 노트북도 정말 비쌌거든요.
    등록비 대고 용돈 버느라 정말 숨 돌릴 새 없이 살던 시절이라..
    논문학기라 논문 써야하고, 발표준비도 해야하고, 과외 자료도 준비해야 하는데..
    어떻게 이렇게 안 도와줄 수 있을까.. 속으로 부모님 원망 많이 했었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면..
    생활비 한 푼 안 보태고, 아버지께서 정년 퇴임 하셨는데도 제 살 길만 가는 제가 얼마나 얄미웠겠어요. 부모님이 보기에는요.

    제 학비와 용돈은 번다지만, 그런다고 또 유세는 얼마나 떨고...^ ^;;
    지금 생각해보면 참 부끄러워요.

    그렇게 유세 떨며 다닌 대학원, 끝까지 다니기라도 했으면 좋았는데...
    중간에 돈 번답시고 때려치우고 회사 다니고,
    회사 그만 두고 결혼하고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는데요.......
    참 이모조모로 후회 많이 해요.

    부모님께 잘못한 것도 잘못한 거지만,
    이왕 그럴 거, 제 길이나 끝까지 갈걸.. 해서요.
    (중간에 생활비 드리겠다고 취업을 택했던 거라..;;)

    결국 원글님이 잘 되시면 다 잘되는 거란 말씀.. 그냥 드리고 싶었어요.
    지금 어머니는 아버지 때문에 약간 힘드실 것 같으니까....
    서운했으면 이런 저런 일로 서운했다고 투정도 부려보시고..... 그냥 화 푸세요.
    그리고 군대 있을 때, 앞으로의 계획 열심히 세워보시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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