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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해할 일도 아니고 서운해해봤자 소용도 없는데...

......... 조회수 : 1,161
작성일 : 2010-05-18 13:34:40
남자친구가 제게 무심해서 주말에 전화로 좀 싸웠어요
통화 끝에 화해하면서 제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나 알바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같이 집에 가주면 맘이 다 풀리겠다' 했어요.

저희는 집이 서로 옆 동네고 일하는 곳도 옆 동네인데
집과 직장간 거리는 꽤 멀어요 (지하철로 한 시간 좀 넘음)
저는 오후 파트로 일해서 밤 10시에 끝나고 남자친구는 저녁 7~8시쯤 끝나고요
저를 기다렸다 같이 가려면 2~3시간쯤 기다려줘야 하는 거죠
참고로 남친 출근시간은 오전 7시 반까지라서 꼭두새벽에 일어나야 하고요.
여러모로 '제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같이 집에 가는 것' 은 남친에게 많이 무리가 되고 피곤한 일이죠
그런 걸 알기에, 그렇게 해주면 맘이 풀리겠다고 나름 무리한 요구를 해본 거고요.
꼭 해달라는 것도 아니었어요 어디까지나 농담 반 진담 반..

근데 어제 바로 왔더라고요. 저 일하는 곳 근처 빵집에서 책 보면서 2시간쯤 기다렸대요
정말 반갑고 고마웠죠
근데 함께 빵집을 나와 보니 갑자기 비가 오더군요. 둘 다 우산을 준비 안 해 왔고요.
지하철역은 가까워서 얼른 뛰어들어가긴 했는데
전철이 좀 늦게 오고 속도도 느려서 시간이 생각보다 더 많이 걸려
저희 동네 가까이 오니 벌써 11시 반쯤 됐더라고요.
남친이 시계를 보더니 '원래는 집까지 데려다 주려고 했는데 차가 끊길 것 같아 안되겠다' 하더군요
그 순간엔 당연히 그러라고 했어요.
남친이 저보다 몇 정거장 먼저 내리는데 손만 흔들고 뒤도 안 돌아보고 가더라고요

내려서 밖으로 나와 보니 빗줄기가 굵어져서 제법 많이 오는데...
저는 혼자 살아서 우산을 갖다줄 가족이 없어요.
어쩔 줄 모르다가 결국 그냥 가방을 뒤집어쓰고 뛰어서 집까지 왔는데
와보니 옷도 몸도 꽤 젖었는데
그때부터 어찌나 서운하던지...
늦은 밤인데다 비까지 오는데 우산 갖다줄 사람도 없는 여자친구를 그냥 두고 먼저 갔다는 게 너무하다 싶어요
생각해보니 밤 11시 반이면 지하철이 끊어질 것 같지도 않고
데려다주고 어쩌고 하느라 시간이 걸려서 끊어진다 해도 버스도 있고
택시도 있잖아요...ㅠㅠㅠㅠ 택시 타고 저를 내려다주고 자긴 집으로 가면 되는 거 아닌가요
택시비가 아까웠거나 그럴 생각이 못 미쳤다면
하다못해 어제 전 반팔 차림이었고 남친은 양복 차림이라 윗도리를 벗어 들고 있었는데
그거라도 씌워서 집에 데려다 줬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제가 공주병인가요?
물론 어제 저 기다려준거 참 고마워요... 피곤했을 텐데 저 달래준다고 노력한 거니까요
근데 그건 그거고 이건 너무 서운해요...
서운해해봤자, 그렇게 행동한다는 건 저에 대한 마음이 이제 그것밖에 안 된다는 거고
어차피 아무리 이쁘고 맘에 들고 좋은 거라도 시간이 지나면 질리고 마음이 변하는 거 당연한 거죠
그걸 제가 서운해해봤자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아는데...
너무 서운합니다.

제가 염치가 없는 건가요? 남친은 나름 저를 위해 희생했는데... 그보다 더한 걸 또 바라는...
그런 거라면 깨끗이 잊고 마음을 고쳐먹고 싶네요...
IP : 203.210.xxx.149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0.5.18 1:38 PM (115.126.xxx.73)

    공주병 절대 아니고요...제 동생 제부는 사귈 때-차 없을 때-도 데이트할 때 서울에서 인천까지 꼬박 바래다 주던데..물론 아직도 제 동생한테 잘하거든요.
    밤 늦은 시간에 결혼할 여자 것도 비오는데....

  • 2.
    '10.5.18 1:48 PM (121.151.xxx.154)

    남편을 만나기전에 사귀던 남자랑 있었던 일이네요
    님하고 아주 비슷한 이야기인데
    저는 그날 그남자의 뒷모습에서 우리의 미래를 알았지요
    더이상 그남자를 만나서 행복할수없겠다라고

    그리고 난뒤 3달을더 만났지만
    저는헤어짐을 생각하고 있었지요
    그남자가 저에게 마지막으로 인사를하고 돌아서는데
    저는 다 알고있었던것처럼 행동했네요

    인연이 아니였다라고 생각하지만
    지금생각해보면 그사람은 저에게 최선을다하지않았고
    언제나 자신이 먼저인사람이였지요
    그렇기에 저는 외롭고 힘들었구요
    그걸 뒷모습에서 느꼈고 저는 3개월동안 이별을 준비했고
    그사람이 이별을 말할때 아무말도없이 헤어질수잇었지요
    그렇게 사랑은 가더군요

    지금 제남편
    제가 그사람하고 헤어지고 힘들어할때
    제옆에서 일년넘게 다독여준사람입니다
    진심은 통하더구요

    님도 정말로 님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세요
    정말 님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만나면
    그런 마음은 느끼지않으실겁니다

  • 3. ..
    '10.5.18 1:48 PM (110.14.xxx.54)

    2~3시간 기다려서 같이 가준 것 까지만 고마와 하세요.

  • 4. 지금이 기준
    '10.5.18 1:50 PM (122.40.xxx.20)

    애인일 때와는 다른, 부부일 때 느껴지는 더 속깊은 사랑 책임감 신뢰....이런건 더할지 몰라도
    그런 종류의 챙겨주기를 결혼하고 나서 더 잘해주는 남자는 없는거 같아요
    연애할 때가 최고치...점차 하강곡선..
    공주병 아니라 더한거라도
    그런 섭섭함이 계속있다면 내내 채워지지않아 불만도 생기고 그럼 관계도 힘드실텐데요
    그게 뭐가됬건 우산씌워주기던 웃옷벗어주기던..데려다 주기던..대체로 따지고 말하기도 좀 유치하고 쫌스럽고 쪽팔리는 요구가 계속 원글님 맘에 있다면 그건 문제가 되요
    남자가 일생에 어느 기간이라도 내가 원하는것 이상을 해주는 시기가 있어야
    그 기억이 평생을 사는 신뢰와 애정의 근간이 되는거같아요

  • 5. .
    '10.5.18 2:09 PM (115.126.xxx.73)

    저도 그런 경험이 있네요
    사귀면서 절대 이 남자는 날 위해서는 손톱만큼의 양보도 안 할 거라는 거
    절대 이 남자하고는 행복할 수 없다는 거
    그리고 저도 혼자 이별을 결심했죠
    남들이 말하는 그 스펙이 아무리 훌륭했어도-
    과감히 헤어졌는데
    그 남잔 너무 당황해하고
    매달리고 1년 지난 후까지 전화왔었지만
    후회하지 않아요
    절대바뀔 남자가 아니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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