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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있는 사람은 기회만을 잘 활용하는 사람인가 - 내가 잘못 생각한 것인지

속상해서요 조회수 : 547
작성일 : 2010-05-14 01:13:46
부모님 계신 산속 농장 맞은 편에 경매로 나온 땅 600평 정도(400평과 200평)를 어느 도시인 부부가 낙찰 받았어요. 무척 그 땅을 사고 싶었던지 생각보다 많이 비싸게 주고 산 것 같다고 제 부모님은 말씀하셨어요.  

경사가 심한 산 속의 밭이기 때문에 집 짓기가 쉽지 않고 집 짓는 비용도 많이 들고 집 짓는 허가 얻기도 거의 불가능한 땅 아닌가 생각했는데 어떻게 했는지 (공무원들을 어떻게 구워 삶았는지) 건축 허가를 얻어 집을 작년 여름에 시작해서 작년 초겨울에 집을 다 지었어요. 20여 평의 집을 짓는데 건축 비용으로 1억 좀 넘게 들었다고 하는 것 같아요. 땅의 경사가 심했기 때문에 땅을 고르는 작업에만 1억 넘게 들었던 것 같고요.

집을 지으려면 그들이 경매로 낙찰 받은 땅의 옆에 있는 제 부모님 소유의 땅을 이용해야 했기 때문에 그 사람들이 집을 짓는 덴 제 부모님의 승낙이 필수적이었다고 하네요. 건축 자제를 싣고 진입하려면 제 부모님 땅을 이용해야 했으니까요.

기존에 제 부모님 집 옆에 별장으로 집을 갖고 있던 모 대학 미술과 교수는 새로 들어온 사람이 (집 건축 승인이 나기 전) 산에 있는 나무를 마구 잘라내고 시멘트를 부으며 자기 밭 위에 있는 산 속에 길을 내는 걸 보고 그 사람들을 무척 싫어했다고 하네요. 그런 사람들에게 집을 지을 수 있도록 협조한 부모님의 결정에 대해선 매우 못마땅하게 생각했고요. 그 미술과 교수는 노자사상에 심취해 자연에 크게 손대는 걸 반대했던 것 같아요. 그 교수네 집(별장 – 밭과 대지가 1100평 정도 되는데) 은 볼 만하게 잘 꾸며져 있어요. 그 교수는 처음부터 전혀 모르는 사람이 자신의 집 주변으로 오는 걸 싫어했고 지금도 그 교수와 새로 땅 사고 들어와 집지은 사람은 서로 말을 하지 않을 정도로 사이가 좋지 않다고 하네요.   

어쨌거나, 그런데, 그 도시인 부부는 제 부모님 집에서 70미터 쯤 떨어진 건너편의 땅을 산 이후 자주 들락거리면서 제 부모님께 무척 잘 했던 것 같아요. 제가 가면 앞집 사람들한테 이런 저런 선물을 받았다고 자주 말씀하셨어요. 20kg 쌀도 받고, 과일도 선물 받고, 생선도 선물 받고, 원할머니 보쌈 같은 것이라든가 본죽 같은 것도 선물 받고,  내복도 선물 받고, 외식도 해주길레 나가서 잘 먹고 들어왔고, 이러 저러한 가공식품도 선물 받았다고 하시고.. 그러면 제 부모님은 직접 담그신 된장과 청국장, 그리고 콩과 팥, 두릅 등을 많이 드렸다고 하네요. 그 집 여자는 이렇게 맛 있는 된장은 시중에서 살 수 없다고 하면서, 된장 떨어지면 그릇 들고 제 어머니에게 좀 줄 수 없느냐고 했다고 해요. 제 부모님은 사실 작년 겨울엔 앞 집 사람들이 올 1년간 달라고 할 것 같은 양을 더 계산해서 된장을 담그셨어요.

그 앞 집 부부는 커다란 새 차를 3대나 교대로 타고 다니면서 (그 중 1대는 외제라고 하는 것 같더라고요) 돈 있는 듯이 보였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 사람들이 집을 다 지은 후엔 180도 달라져 이젠 제 부모님과 아주 사이가 안 좋다고 하네요. 돈 있는 사람이 들어와 좋은 집을 지으면 자연히 주변의 땅 값이 올라가기 때문에 제 부모님의 집과 땅도 가격이 올라  좀 더 좋은 것일 수도 있지만, 연로한 부모님이 사시면서 마음이 편치 않을 것을 생각하면 새로 이사온 사람이 좋게 보이지 않네요. (앞으로 얼마나 더 사실지 모르고, 땅 값이 좀 더 올라봐야 그 걸 팔고 도시에 있는 아파트 사서 들어오실 것도 아닌 이상 사시는 동안 마음 편히 지내시는 게 더 중요한데.) 새로 경매로 땅을 낙찰 받은 사람이 그냥 땅만 소유하고 있고 집을 짓지 않았다면 이런 일이 있지는 않을 텐데.

어쨌거나, 작년에 집을 짓기 위해 제 부모님의 동의를 구하는 과정에 그 부부는 자신들의 땅에 있던 감나무 5그루의 이용권을 제 부모님에게 구두로 승락했던가 봐요. 그런데 제 부모님은 그 감나무가 크고 높아서 수확하기 무척 힘들기 때문에 곶감 만들기 위해 감나무 값을 주고 감나무를 가꿔 수확하는 사람에게 30만원인가를 받기로 하고 작년 봄에 감나무 사용권을 넘겼다 네요. 그런데 작년 11월 경에 그 앞집 사람이 물론 밭에 있고 자기 소유지만 제 부모님께 이용권을 넘긴 감나무 중 너무 높지 않고 적당한 높이여서 수확하기 좋은 2그루를 그냥 베어버렸다 네요 (자기 집 밭에 거추장스럽게 있는 것 같아서일 것으로 추정함). 그래서 제 부모님이 무슨 일이냐, 왜 그랬냐, 그러면 계약이 틀리지 않느냐 등으로 항의 비슷한 걸 하니까 걱정 마시라, 알아서 충분히 보상해주겠다고 했던 모양이에요. 그리고 작년 늦가을-초 겨울 사이에 그 사람들은 집을 완공하고 허가까지 받은 것 같아요.  

올 3월경 제 부모님이 감나무 2그루가 베어져 남에게 얼마를 받고 넘길 수도 없고 당신네가 보상해 준다고 했으니 보상해달라고 하니까 누가 직접 이용만 하라고 했지 남에게 돈을 받고 넘기라고 했느냐면서 보상 못해준다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 사람들이 집을 지으면서 도로도 내야 했는데 제 부모님 소유의 땅도 서너 평 잡아 먹은 것 같아 제 부모님이 원상 복구하라 하니까 제 부모님 비용으로 측량하라고 한다 네요.

이 일로 아주 속상해 하셔요.

그 곳 산속 농장에서 사신지도 20년이 조금 넘고 그 동안 아주 조용한 곳에서 잘 계셨었는데.. 그 곳은 쑥, 머위, 달레, 냉이는 말할 것 없고 취나물, 고사리, 두릅, 감, 밤, 대추, 매실, 복숭아, 오디(뽕나무 열매), 구기자, (가시 달린 토종) 복분자 등 안 나오는 게 없어요. 위에서 말한 것 외에 생강, 마늘, 양파, 콩 (여러 종류의 콩), 팥, 상추, 배추, 무우, 고추, 토마토, 오이, 가지, 들께, 고구마, 감자 등도 수확돼 나와요.

그 동안 아주 재미있게 사셨는데 2년 전 새로 어떤 사람이 들어와 지나친 개발로 주변 경관도 많이 해치고 오래된 주인을 몰아내고 자신은 젊고 돈도 많아 새 주인 행세하고 하니 제 마음이 편치 않네요.

제 부모님은 굉장히 나이가 많으신데 산속에서 일을 많이 하시기 때문인지 아주 건강해요. 건강 검진하면 아무 이상이 없어요. 가끔 코피만 나신다고 하실 뿐, 혈압, 당뇨, 간, 폐, 위장 등에 아무 이상이 없어요.

사람이 그렇게 표리부동하면 안 되는데.. 그리고 그 사람이 들어와 산을 훼손한 것 보면 저도 기분이 좋지는 않네요. 그 사람네들이 산에 있는 나무를 너무 많이 자른 것 같아요. 나무들이 불쌍해 보입니다. 이제 와서 어떻게 할 수도 없고..

제 부모님이 농사일 할 수 있는 기력이 있는 한까진 그 산속에 계시도록 하고 싶었는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제 어머니는 아버지에게 그 돈 30만원 별 것 아니니 잊어버리라고 하시는데, 사실 제 아버지 그 돈 없어도 생활에 아무 지장 없어요. 땅도 많이 갖고 있고 은행에도 현금 많이 갖고 계세요. 그 사람들의 너무 달라진 태도에 황당해 하시는 것 같아요. 남의 땅을 잡아 먹어 피해를 주면서 억울하면 본인이 비용을 들여 측량하라고 하는 말에 기가 막혀 하세요.

저는 2년 전 그 사람들이 처음 들어와 자기네 땅이지만 그래도 산속의 땅을 너무 마구 손대는 걸 보고 좋지 않은 예감을 가졌었는데,, 역시 처음에 뭔가 이상한 예감 같은 게 들면 좀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하는가 봐요.  (더 황당하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는 것은  앞집 사람들이 들어오면서 앞집 남자가 자신은 이런 직업과 직책을 갖고 있다 하면서 아버지께 명함을 드렸는데 제가 살짝 보니 무슨 환경 신문과 크게 관련이 있는 것 같더라구요. 직업상 환경을 중시할 것 같은 사람이 실제론 환경을 훼손하는 건 자기 기만이거든요. 그 앞집을 보면 인공미만 가득해 보기 싫네요. 자연친화적으로, 자연과 조화를 이루어, 자연에 적당히 드러나도록 집을 지었어야 했는데, 그 사람네 집은 주위의 자연과 너무 대비되어 보입니다. 방범용 카메라도 눈에 띄게 서너대 장착했고, 전신주를 세우고 거기에 무척 밝은 등을 달아, 밤엔 전기를 펑펑 쓰면서 집을 환하게 밝히고 등등.)

제 부모님은 그러세요. 그 감나무 이용권 같은 것 뭐 문서로 하기도 뭐하고 해서 그냥 구두로만 계약 비슷하게 했더니 법적으론 아무 주장도 할 수 없고, 그 사람들 집 짓는데 이용만 당한 것 같다고 하시네요.

그 새로 집 지은 남자 서울대 철학과 나왔다고 하던데, 서울대 출신은 기회를 잘 포착하고 남도 잘 이용하는지.. 제 아버지도 서울대 나왔고, 제 동생도 서울대 나왔지만 그러진 않은데..

어떻게 잘 풀렸으면 좋겠는데, 잘 풀릴 수 있으려나..
사실 아들 딸 뻘 되는 앞집 부부하고 서로 말 안하고 지낸 지 1개월이 넘었다고 하는데..
IP : 211.237.xxx.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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