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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이 마비되는 거 같아요, 시어머니와 있으면

비루한 여자 조회수 : 1,331
작성일 : 2010-03-31 10:18:10
시어머니와 얼굴 마주하면 아무리 좋은 얼굴을 하고 있으려 해도 안되요.
얼굴 근육이 마비되는 것 같아요.

전자렌지 위에 올려놓은 일본 과자가 있어서 '어머니 왜 안드셨어요?' 했더니
어머니 왈 ' 남의 거라 함부러 할 수가 있냐?'
'......'
저희 시어머니 저희 집 오시면 냉장고 다 뒤져서 어디에 뭐가 있는지 저보다도 잘
아시는 분이예요. 이것 저것 꺼내서 맘대로 해드시기도 하고 선물도 오면 포장도 다
뜯어보시고
옷장안에 옷도 뒤지시는지 '얘 그옷 안입으면 내가 가져갈란다' 하시는 분이예요.

이런 분 요즘 없으시죠 ? ^^

저는 친정부모님 다 교육도 많이 받으시고 고상한 타입이라 정말 이런 분이 있으리라곤
상상도 못해봤어요.
자고 있어도 방에 불쑥불쑥 들어오시고 새벽에 부부가 자는 방에도 들어오셔서 이불 덮어주고
나가시는 분이예요.
저는 어머님 오시면 좋은 맘으로 좋은 기분으로 있고 싶다고 다짐에 다짐을 해요.
그런데 자꾸 근육이 마비되네요.
오시면 아침부터 티비 드라마 켜놓으시죠.
저는 특히 아침에 그 징글징글한 막장드라마 소리 듣는거 싫거던요.
그리고 저녁엔 애들 숙제도 해야하는데 거실에서 티비 소리 참 듣기 싫고
티비에 코를 바짝 갖다대고 보시는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참 혐오스럽다는 생각이 들어요.
희생도 많이 하시며 사신 분이지만 살아온 삶이 어쩔 수 없는거 같아요.

교육을 받고 안받고 빈부격차.. 이런 거 멀리서 볼때는 참 부당한 기준이다 생각하는데요...
가까이 있는 어머님을 보면, 못배우고 가진 거 없는 분... 참 사람을 힘들게 하는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요.
그러면서도 자부심이 강한 분이라 당신이 아는 세계가 전부 인줄 아시니까요.

친구가 결혼하는데 시어머니 되실 분이 1년만 밥을 사먹자, 니 입맛이 우리 집 입맛에 적응할 때까지 시간이 걸릴 거다 라고 하셨다네요.
그 말을 듣는데 정말 친구가 부러웠어요. 상대방에 대한 배려, 상대방이 다른 배경과 환경에서 살아왔으니 조금은 힘들거라는 배려심... 그런 것이 부럽더라구요.
우리 시어머님 제가 결혼하고 먹는 거 보시더니 '맛 대가리 하나 없게 없는다' 하시더라구요. 싱겁게 먹는다 뭐라 하신거죠.

문제는 그런 어머니의 교양없음을 보며 남편에게 거리감이 느껴진다는 거예요. 저희 남편 괜찮은 사람이긴 한데 참 매너가 없어요.
가정 교육을 못받아서 그런거더라구요.
모르겠어요. 시골분들은 순진하고 착하다고 하잖아요. 전 잘 모르겠어요. 저희 어머니 시골 사람이시지만 정이 많다거나 착한 분 같지 않아요. 은근히 욕심도 많으시고 식탐도 많으셔서 맛있는 거 있을 땐 손자도 눈에 안들어와요.
그리고 꼭 한마디 하세요. ' 니 아들이 다 먹었다.'

아주 아주 교양있는 시어머니들과도 나름의 힘듬이 있겠죠.
하지만 우리 어머니랑 있다보믄 제가 참 비루해져가는 걸 느껴요.
저희 엄마가 예전에 그러셨어요. 시골사람보단 서울사람이 낫다구.. 전 그렇게 말하는 엄마가 사람 차별하는 거 같아 싫었는데 요즘은 그게 무슨 말인지 알거 같아요.

IP : 59.6.xxx.91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0.3.31 10:22 AM (218.38.xxx.130)

    안타깝네요
    힘들게 산 시어머니도 안타깝고
    수준이 안맞아서 무시하게 되는 님도 이해가 돼요.
    저도 막장 아침 드라마가 내 뜻과 관계없이 틀어져 있다면 끔찍할 거 같아요.
    끄라고 말할 수도 없는 윗사람이 그렇다면 더더욱..
    식탐 부리는 사람도 정말 싫구요 ;

    가정교육 정말 중요해요..

    어쩌겠어요..-_- 내 맘을 내려놔야..

  • 2. .
    '10.3.31 10:22 AM (122.32.xxx.193)

    살아온 환경이 차이나는것은 어쩔수 없는듯 싶구요, 여기 자게에서만 봐도 시짜 붙으면 10에 9은 교양이 있던 없던 며늘들 힘들게 하는건 공통사항인듯 싶더만요... ^^;

  • 3. 힘내세요^^
    '10.3.31 10:25 AM (220.121.xxx.150)

    참,사람이 변하기는 어려운것 같아요.오죽하면 갑자기 변하면 죽을때 됐다고 까지 하잖아요.

    님의 건강과 행복이 소중하고 중요하니, 어머님 좋와하시기는 힘들어도 측은지심으로

    불쌍히 생각하시고,스트레스 조절하시길....

  • 4. ..........
    '10.3.31 10:32 AM (221.153.xxx.246)

    거의 마지막 줄에 쓰신
    니 아들이 다먹었다...라는말...
    정말 공감가네요...

    결혼한지 20년이 다되가는데, 제가 아직 내공이 부족한지
    저희 어머님도 가끔 그런식으로 말씀하실때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습니다...

    저와 저희 형님한테도 그러십니다...
    니들은 니 새끼 챙겨먹였으니까 나는 내새끼 챙길란다...

    저희 어머님한테 손주들은 자식이 아닌것 같습니다...
    오로지 당신 아들들뿐.....

  • 5.
    '10.3.31 10:34 AM (112.152.xxx.240)

    저도 비슷해요. 처음엔 정말 적응 안되고...
    지금은 저도 어느정도 이해하고 심지어 비슷해져가는듯 ^^

    좀 오래 겪어보니, 왜 우리 시아버지가 이렇게 행동할 수 밖에 없구나...살아오시면서 이런저런 일들이 아버님한테 이런 영향을 줬구나... 안된마음도 들고, 이해도되고, 그러다 정말 아니면 싫은소리도 하고, 그래요.

    또 한편으로는 많이 배우시고 별걱정없이 풍요롭게 사신 친정부모님이게 감사하기도하고, 그 밑에 자란 내가 참 복이 많았구나, 이런생각도하구요.

    똑같이 소중한 사람인데, 우리 아빠도 아버님같은 삶을 사셨으면... 어버님보다 더했을듯 -.-

  • 6. 공감해요.
    '10.3.31 10:46 AM (121.88.xxx.43)

    [문제는 그런 어머니의 교양없음을 보며 남편에게 거리감이 느껴진다는 거예요. 저희 남편 괜찮은 사람이긴 한데 참 매너가 없어요.]
    이 부분에서 정말 심하게 공감합니다.

    제 시댁은 아주 가난하게 사시다가 어렵게 돈을 모아 현재는 준재벌 소리를 듣는 집입니다.
    경제적으로 아주 여유있으신데도 시댁 식구들을 대하다 보면 가슴이 내려앉을 때가 있습니다.
    식구들 모두 오라고 부르시고는 다같이 모여 앉아 극장에 온 듯 TV만 시청하십니다.
    볼륨 최대로 올리고 식사 시간이라고 말씀드려도 못들으시네요.
    그러려면 식구들 다 왜오라고 하신건지.
    어머님은 마흔이 다 된 아들들 앞에서 그냥 옷갈아 입으십니다.
    결혼 할 때 가지고 온 예단 봉투를 식구들 모두 모인 거실 한 가운데서 열어
    수표를 한장 한장 세어 액수 확인하시는데 10년이나 지난 일인데도 그때만 생각하면
    얼굴이 달아오르네요.
    저도 남편을 참 사랑하지만 기본적인 매너가 없다는 거 보면 가슴 아픕니다.
    자꾸만 그런 일들이 반복되면서 제가 남편을 사랑하는 마음이 줄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아이 데리고 책 읽어주고 있는데 옆에서 TV켜고 볼륨 올리고 있는 남편을 보면 할말이 없습니다.
    제가 자라온 환경과 문화가 다른 것이 살면서 이렇게 다벙면에 걸쳐 여러가지로
    저를 힘들게 할 것이라는 생각은 못해봤습니다.

    정도의 차이일 뿐이지 어느 누구와 같이 살아도 그런 문제는 있을 겁니다.
    갑갑한 마음 커피 한잔으로 내려놓으세요.

  • 7. 그거
    '10.3.31 11:00 AM (183.102.xxx.153)

    경제수준, 교육수준과는 전혀 다른거에요.
    저희 부모님이랑 시부모님들..경제수준, 교육수준 비슷하신데..
    하시는거 보면 차이 많이 납니다.
    맘 씀씀이의 차이 같아요. 저도 시어머니가 꼭 원글님 시어머니 같으십니다.
    아직 50대 중반이신데 사고방식은 거의 조선시대구요.
    저희집 와서 냉장고, 찬장 다 열어보시고..제 옷장 열어보시고..옷도 가져가셨어요.
    폐물함까지 다 뒤져보고는 정리 제대로 안 되어있다고..조리원에서 애 낳고 조리중인
    저한테 호통 치고 가셨어요....폐물 정리 가지런하게 잘 되어있었거든요.

  • 8.
    '10.3.31 11:01 AM (125.181.xxx.215)

    돈이나.. 교육수준과는 꼭 상관있는건 아니예요.
    배우고..돈많아도.. 교양없는 사람은 없어요.

  • 9. 자기가
    '10.3.31 11:07 AM (222.105.xxx.195)

    살아온 만큼 세상을 이해하게 되는,
    돈이나 교육수준과 상관있는 건 아니라는데
    동의합니다.

  • 10. 피식.
    '10.3.31 11:51 AM (220.76.xxx.106)

    돈이나 교육수준과 관련이 없다구요? 그것이 그 사람들이 살아온 일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바로미터인걸요! 저도 원글님 처지와 똑같습니다. 아니 더하죠. 돈 없는 것이, 못 배운것이 자신의 탓은 아니려니 하는 것이랑 직접 부딪혀서 내 위에서 윗사람 노릇하려 들때랑은 틀립니다.
    고부간은요, 교양..그따위 고상한 말로 설명이 안됩니다. 이 사회에서 이미 인간과 그 이하로 설정을 지었고 그나마 고쳐야 함에도 기성세대는 그 달콤함을 이용해 먹는 재미에 놓지 않으려고 하거든요. 거기다 시누이가 지기 엄마 옆에서 같이 그러려고 드는 것을 보면 저것은 나랑 같은 세대인데 왜 저렇게 하나 싶은 것이 인간 본성이 그런가보다 싶습니다. 인간 본성이 교육으로 얼마나 순화되느냐 마느냐, 그 교육이 대부분 돈으로 이루어지구요. 그러니 당연히 이거, 수준차나서 미치겠다는 생각이 들죠.

  • 11. 피식.
    '10.3.31 11:55 AM (220.76.xxx.106)

    결국 비참해지는 것은 나더란 말입니다. 내가 이렇게 저렇게 교육받은대로 행동하며 오히려 멍청해서 몰라서 내지는 그래~ 쟤는 그래야하는 입장이지..라고 해버립디다. 그래서 같은 수준으로 대해 주었더니요. 아..내가 이렇게 망가지는구나..라면서 자존감이 무너지더라구요. 그런 폭풍우같은 기간이 지나고 나서..잠잠해진 지금 생각합니다. 누군나 자기가 지고갈 고민이 있을 것이고 내 고부갈등의 종류는 이런 종류일 뿐이다...하지만 내 딸에게는 나랑 같은 종류의 갈등은 겪게 하고 싶지 않다 입니다. 왜냐하면 나도 같이 밑바닥 수준이 되야하거든요.

  • 12. 윗님...
    '10.3.31 12:04 PM (121.88.xxx.43)

    글이 정말 제 마음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합니다.
    결혼하고 망가진 것 같은 느낌. 저 지금 자존감 제로 상태입니다.

  • 13. gg
    '10.3.31 12:51 PM (110.13.xxx.188)

    상대방은 내 거울이라 했지요.

  • 14. 저도
    '10.3.31 2:59 PM (115.137.xxx.109)

    결혼14년차 저도 비슷한 경우였어요. 끊임없이 남편 교육 시켰지요. 사소한 식사예절 인사예절 존대습관등. 교육받은 남편이고 경우있는 남편이고 부부사이에 신뢰만 있다면 남편은 고쳐집디다. 덜미워질날이 올거예요. 인고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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