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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엄마, 정말 어려워요... ㅠㅠ
학교도 다닐만큼 다녔고 객관적으로 보면 집에서 아이만 키우는게 아깝다 생각할수도 (그러나 요즘은 박사 백수가 너무나 널린 세상이라 당연하다 여길수도 있지만... ^^;; ) 있는 저였는데 암튼 아무 불만없이 임신+육아 4년여의 기간을 직업과는 담쌓고 지냈답니다. 자의에 의한것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그 전 직장도 그닥 안정적이지는 않은 곳이었고 그 이후 별다른 오퍼도 없었기에 타의도 있었다고는 해야겠죠.
그래도 저는 아이 키우고 살림하고 이런거 너무 좋고 이게 내 길이다 생각했어요.
제가 몸담았던 업계(?)의 구태의연한 현실이 너무 싫고 그 좁은 인간관계도 싫고 .. 아쉬움이 없었거든요..
근데 몇달전에 정말 갑자기 원서 내볼것을 제안받았는데
그때 판단을 잘 했어야 했던거 같아요. 좀더 신중하게 생각했어야 했는데
그래도 사람마음이 그렇잖아요..
주부는 집에서 놀고(?) 있다는 생각, 오퍼가 오면 그래도 시도는 해봐야 한다는 생각.. 주변에서도 그게 당연하다 부추겼고.. 저도 아마 몇년 아이만 키우면서 나한테 온 기회가 좀 신선하고 괜찮게 보였었나봐요..
그래도 진짜(?) 다시 일하게 될꺼라고 생각하진 않았는데
면접 후 제가 다시 일을 하게 되었답니다.
당장 회사도 집에서 멀고 아이 때문에 주중엔 친정에서 생활하고 주말에만 저희집으로 옵니다.
주변에선 몇년동안 애만 키우는 아줌마가 갑자기 취직하여 (화려한 곳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위치도 있고 객관적으로는 괜찮다고 말할 수 있는.... 그렇습니다..) 일을 하니 대단하다 하기도 하지만 막상 그게 제 일이 되고보니 이거 보통이 아닙니다.
솔직히 힘든거만 놓고보면 전 세돌지난 딸아이 하루종일 돌보던 전업주부 생활이 훨씬 힘든것 같긴 합니다.
어린이집이라도 간다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요..
일이 많아도 출퇴근하며 그래도 내시간도 갖고 뽀대도 나고.. 저 자신만 본다면 일하는게 맞는거 같아요..
그렇지만 일단은 친정과 집을 오가는 이 비정상적인 생활이
아이에게도 남편에게도 무엇보다 저희 친정어머니께도 너무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거 같고..
무조건 사랑으로 받아주시는 외할머니와 몇달 지나고 보니
안그래도 고집쟁이 딸래미 고집은 더 늘고, 버릇도 없고 그러네요.. ㅠㅠ
착한 남편은 티는 못내지만 얼굴이 누렇게 떴고... ;;
연봉 수준은 절대 많은 편은 아니라서
친정에 좀 드리고 이래저래 장도 봐서 들어가고 그동안 변변한 정장 없이 애만 키우다보니 옷값도 좀 들고..
직장에서 위치 땜에 밥도 자주 사야하고..
친정근처 유치원을 다니게 되어 제가 살던 곳보다 원비도 훨씬 비싸고..
그러다 보니 솔직히 경제적으로는 별 도움이 안됩니다.
어제 오늘 시간이 생겨 이런저런 블로그들을 보니
애한테 알뜰살뜰 잘 챙겨주는 엄마들 모습이 어찌나 부럽고..
나도 몇달전에 그랬는데..
외가 거실에 널부러진 딸아이 장난감.. 변변하게 방도 못 챙겨주고.. 무질서한 환경에서 다음주 유치원 첫 입학을 앞둔 딸한테 너무 미안해 지는겁니다.. ㅠㅠ
저 이생활 계속해야할까요?
저와 정말 다른 입장, 다른 생각 가지신 분들도 많을것같아 조심스럽고
두말없이 아이 맡아주시고 친정으로 들어와라, 맘놓고 일해라 해주신 친정부모님께 죄송하지만..
하루하루 대체 누구를 위해서 내가 직장생활을 하고 있나.. 하는 회의가 듭니다.
금전적으로 단 백만원이라도 알뜰하게 저축을 해야한다거나 (돈이 많아서가 아닙니다. 모아야 하는 처지이긴 한데 저는 원래 알뜰살뜰 성격이 못되어요.. ㅠㅠ)
사명감이 투철하여 나의 미래를 위해 꼭 일을 계속 해야겠다거나..
딴거 다 관두고라도 집에서 살림하는건 내 적성이 아니라거나.. 하는 뭔가 저중에 한가지라도 이유가 있다면 직장생활 해야겠지요.. 이런 기회가 왔을때요..
근데 전 저중에 단 하나도 해당되지 않는거 같아요. ㅠㅠ
그래도 나름 어려운자리 급하게 맡아서 무난하게 수행했다고 평가 받다보니.. 그에 대한 미련이 남긴 합니다. 이렇게 초장에 어려운 시기 보내고서 그만두어 버리면 다들 제가 능력이 부족하여 그랬다고 하겠죠.
저 못난이 같죠..
이러지도 .. 저러지도 못하고..
화요일부턴 또 출근하여 덤앤더머같은-_-;; 관련인들과 부대끼며 사랑스런 딸래미와 헤어진 그 피같은 시간들을 "낭비"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답답합니다..
그 좋아하던 외갓집을 이젠 가기싫다고.. 엄마랑 우리집에 있는게 더 좋다고 하는 딸,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모두 제 결정과 제 마음가짐에 따라 해답이 나오는 거겠지만
너무너무너무 답답해서 그냥 이렇게 하소연해봅니다..
바보같다면 바보라고 욕해주셔도 좋아요... ㅠㅠ
1. 원글님
'10.3.1 8:18 AM (115.128.xxx.225)글속에 답은 나와있는데...왜 망설이시는지요?
솔직하게 자신의 맘을 들여다보세요^^
내가 진짜로 원하는게 무언가
그리고 아이들 엄마손필요할때 곁에 같이있어줄수있는거
그부분도 한번더 생각해보세요
홧팅~~~2. 저도.
'10.3.1 8:26 AM (122.34.xxx.34)그 생활해봤어요. 딸아이가 서너살때였나봐요. 친정에 아이짐 좀 갖다놓고, 주중엔 친정, 주말엔 집...정말 너무너무 힘들었어요..ㅠㅠ 금요일에 대강 짐 챙겨서 집에 갔다가 일요일 밤에 또 대강 집 챙겨서 친정으로..우리집은 항상 엉망진창, 아이 장난감이며 책이며 여기 있는지 저기 있는지..그때 블로그에서 우리딸만한 아이 예쁜 방보고 너무 부러워서...
그 생활 청산하고 지금 집에 있는데, 아이한테 좋긴 좋아요..
금전적으로 여유있으시고, 직장이 오래 다닐 곳이 아니라면 잘 생각해보시는 것도 좋아요..3. 저도
'10.3.1 9:30 AM (110.15.xxx.229)동감
저는 둘째 낳고 1년까지 그러다가 남편따라 외국 나가는 바람에 정리가 되었는데요. 올해 둘째가 학교가요. 급식 없이 12시에 온다네요.
제 생각에는 둘째가 3학년쯤 되면 다시 일을 해도 되지 않을까 싶은데 그 때는 제가 할일이 있을까 싶어 가끔씩 우울해요.4. 쫄쫄이
'10.3.1 10:06 AM (211.44.xxx.187)회사에서 퇴근시간이 많이 늦거나, 주말에도 출근을 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조금 더 노력해보셔도 좋을것 같아요. 남편의 가사 참여율을 좀더 높이도록 서로 노력하시고, 유치원보다는 어린이집을 보내시는건 어떤지 조심스럽게 말씀드려 봅니다. 유치원은 교육시설, 어린이집은 보육시설 이기때문에 유치원은 일찍끝나고 그래요. 어린이집이라고 해서 절대로 교육의 질이 떨어지지 않는데 말이죠. 저는 초4 딸, 4살 딸, 100일 갓지난 딸 요렇게 딸셋맘이예요. 초4아이는 논술학원 하나만 보내고 나머지 공부는 제가 가르치고 있습니다. 4살아이는 어린이집 진즉부터 다니고 있구요. 막둥이는 친정엄마께 석달정도 맡기고 둘째 다니느 어린이집에 보내려구요, 5월에 3개월 낸 육아휴직 끝나면 또 열심히 회사 다닐거에요. 조금만 고생하시면 금방 자리 잡히실거라고 믿어요~!
5. 고민되시죠
'10.3.1 10:37 AM (221.158.xxx.241)저도 이십년 동안 살림만 하다 일하러 나왔는데요 물론 가끔씩 일은 했지만 매이는 일은 아니었어요 그러나 지금 하는 일은 아침출근 저녁퇴근인데 좀 힘들기도 해요 물론 저는 아이들이 제법 자랐지요
일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사회생활 손 놓고 지내는 동안 그만큼 사회적 지위는 상실되었다고 봐요 전공이 같은 정규직들은 이미 그 자리에서 어느정도 지위와 경제적 기반을 쌓았는데 전 그냥 파트타임정도의 급여받는 정도의 대우에요
그렇다고 제가 집에서 살림하면서 마냥 살림에만 충실했던 것도 아니고 늘 바깥으로 나가고 싶었지만 아이들 때문에 주저 앉았었죠 그리고 나이 먹으면서는 자신감 때문에 더더욱 주저 앉게 되더라구요
제 경험상 아이들을 돌봐 줄 분이 계시고 일하는 것이 좋으면 일을 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러나 본인의 삶의 가치에서 아이가 우선이라면 살림을 하는게 좋겠지요
그리고 물려받은 재산 없으면 외벌이는 늘 쪼들릴 수밖에 없는게 제 경험이네요
잘 결정하세요6. .
'10.3.1 10:45 AM (58.140.xxx.228)친구는 시간강사하면서 세살된 아이 어린이집에 보내고 고생고생하면서 키웠지만
아이는 민사고 들어가드라구요
친정에 맡기지 말으시고 집근처 어린이집 보내세요
그리고 가사 노동은 남편과 분담하시든지 그게 안되면 파출부 주 3회 쓰시면 될거 같아요
그게 님께는 가장 좋을거 같아요
전업주부 아무나 하는거 아닙니다.
특히 공부 많이 하고 직장생활에서의 성취감을 충분히 만긱한 사람은요
육아와 살림이 주는 보람과는 비교불급한 희열이 거기에 있거든요
아이를 끔찍이 사랑하는 것과는 또다른 차원에서 고려되어야 해요
특히 저축을 하셔야 할 상황이시라면요
제말대로 해 보세요
저는 어린이집 종일반 보내면서 아이가 너무 아파 직장 그만 둘 지경이었는데
입주도우미 들여 저도 행복하고 아이도 행복해진 경우랍니다.
님의 전문성 쌓으시고 아이는 나름 커가구요
남편분이 착하시다니 아이는 잘 크겠네요
아이 나이로 보니 힘들 때 다 지나갔어요, 힘내세요
어린이집 보내시고
원장님이나 선생님들께 특별히 부탁드리고 하시면 좋을거 같아요
친정에 안 맡기셔도 되니 빨랑 어린이집이나 잘 알아보세요7. 솔직히
'10.3.1 3:22 PM (121.130.xxx.5)어떤 것에 더 가치를 두느냐에 달린 문제인것 같아요...저도 외국에서 공부도 오래했고 놀긴 아까워서 일했다 쉬었다 몇번 그랬거든요. 제가 일하지 않을때는 일하는 엄마 둔 아이가 왠지 잘 건사를 못 받는것 같아 안스럽고, 어쩌다 집에 놀러가 보면 솔직히 앉을 자리도 없이 너저분한데다가 먹을것도 변변히 없는것 같아 왜 이러고 사니...이랬고. 제가 일할때는 또 집에만 있는 엄마들이 답답해 보이고...암튼 갈팡질팡 하더라구여. 제 경우는 제가 나이는 있고 아이가 어려서 결국 결정하기가 수월했어요. 아이와 같이 지낼 시간이 많지 않을 것 같아서 회사는 관두고 가끔 일하는 걸로 바꿨어요. 일단 체력이 감당을 못하겠더라구요...요즘은 밀린 책도 읽고 운동도 다니고 아이 간식도 만들어 주고...아줌마 놀이 하면서 편하게 지내요. 아이가 일하는 엄마와 상관없이 잘 크느냐 그게 문제가 아니라 본인이 아이가 커가는 과정을 얼마나 많이 지켜보고 공유하기를 바라는지의 문제일거예요. 요즘 애들이야 돈이 키우는데 엄마가 일한다고 크는데 무슨 지장이 있겠어요. 아이가 아니라 본인이 일생에 엄마 노릇하는 제한된 시간을 얼마나 누리고 싶은가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8. ______
'10.3.1 8:12 PM (119.199.xxx.158)전업이라도 육아, 자식교육에 실패한 분들이 얼마나 많으신지..
우리 올케.. 평생 전업에 아들 둘, 따라다니며 수발했는데
돌아오는건 비뚤어진 아이들..
우리 조카들, 큰 사고 안치면 효자라고 그럽니다.9. 원글
'10.3.2 1:43 AM (122.36.xxx.40)감사합니다.
주옥같은 충고 말씀들 몇번씩 읽었어요 ..
완전히 마음의 결정이 내려진건 아니지만 일단 최소한 일년은 마음비우고 긍정적으로 일해보려 합니다..
이왕 시작했고 나름 무난하게 적응하고있는 딸래미와 친정어머니, 남편의 노고(?)를 생각해서라도요..
일하는 엄마의 육아문제는 정말 답이 안나는거 같아요...
또 얼마후 여기에 징징대며 글을 올릴지 모르지만
진심어린 조언들을 읽고나니 힘이납니다!!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