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옛 남친 기사보며 든 생각들
많이 사귄 사이는 아니고 두세달 사겼던 거 같은데, 그 친구랑 저랑 동갑이고 워낙 욕심이 있고 주도면밀한 구석이 있어서 세속적 성공도 했을거 같고 인터넷검색에 나올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틀전 검색을 했는데 작년 신문기사가 떠 버리네요. 사진까지 나오는데 옛 얼굴 그대로에 양복입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나름 대기업 외국지사에 나가 있고 지자체 파견공무원으로 근무한다는 내용의 기사였어요.
중위권 대학 출신으로 동문회 신문에 까지 본 받아야 할 동문 기사로 실렸더라구요.
그러고 나서 드는 여러 가지 생각들이 제 머리를 어지럽게 했습니다.
그 녀석 지가 좋아서 나 쫓아 다니다가 사귀기 시작했거든요. 그런데 자기 경력에 중요한 시험에서 한번 떨어지니까 그만 사귀자고 하더라구요.
시험도 붙어야 하고 자기 군대도 다녀오고 내가 기다리리꺼 같지도 않고 그랬는지
그럴만큼 날 좋아하지 않은건지 아님 너무 현실적인 아이였는지 아님 둘 다든지.
연애보다는 자기 성공을 선택했으니 세속적 성공을 했을꺼고 그 아이랑 결혼도 쉽지 않았겠지만 결혼했더라도 그 아인 자기 일만 알았을 꺼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별로 행복한 삶은 아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어지러운 마음의 정체가 그 아이가 세속적 성공했다는 것 때문에 그 아이와 결혼할껄 그랬다 식의 후회감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도 뭔가 마음에는 묘한 감정이 있습니다.
그게 뭘까?
혹시 다른 자리에서 그 아이를 만나게 될때 또는 그 아이가 더 세속적 성공을 하였다는 기사를 보게 되었을때 내가 좀 더 당당하게 그를 만날 자신이 없다는 마음 때문이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아인 저란 사람을 오직 20대의 저로만 기억을 합니다. 제가 이러고 살아야 할 아무 핑계도 알지 못하는 거지요.
제 남편은 내가 아이가 몇명이고 출산을 하고 허리가 안 좋고 돈을 벌기보다는 살림을 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고 아이들 남편 옷 사느라 내가 변변히 입고 나갈 옷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고 이해하고 심지어 당연하다고 까지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그 아인 어쩜 제 모습을 보고 "너 왜 이렇게 되었니?" 하고 물을지도 속으로 생각할지도 아님 나 혼자 부끄러워 할지도 모릅니다.
먼 훗날 그 아이를 만났을때 당당하게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나의 외모든 내면이든 내가 피운 내 삶의 꽃이든 오직 나의 것 만으로 그 아이 앞에 당당하게 서서 인사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남편 어디 다녀? 우리 아이들 무슨 대학 들어갔는데? 이런 것은 다 빼고 오직 나만으로 당당했으면 좋겠습니다.
옛 남친 기사 보며 내 삶을 멀리서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멋진 옛 여친으로 기억되고 싶은데 열심히 노력해야 되겠지요.
정말로 내 삶의 주인노릇 잘하고 싶어지네요....
1. 남자들은
'09.12.17 1:07 PM (123.111.xxx.19)대부분이 무지 현실적이예요. 여자와 시험..두가지가 걸려있다면 대부분 시험을 택합니다. 시험패스해서 뭔가를 이루어놓으면 여자는 자연스럽게 따라오니까요.
저도 옛남자친구들 조인스 인물사전에서 찾아보니 한놈 빼고 다 나오더군요. 이제 40대가 넘어가니 사회의 중견으로 잘커가고 있더군요. 짜식들~
거기 누구라도 결혼했으면 사회적으로 성공한 남자의아내로 살겠지만(지금 남편이 그들보다 떨어진다는 생각은 안하지만), 그들 누구도 결혼 안한것에 후회되진 않네요.
어지간하면 지금 여기 있는 내가 성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할려합니다.->웬 자기만족? ㅎㅎㅎ2. ..
'09.12.17 1:29 PM (218.148.xxx.226)꼭 그렇지만도 않은거 같아요.. 제가 아는 남자는 둘다 가져가더라구요... 굉장히 어려운 상황인데도 여자를 놓지 않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마침내는 결혼도 했구요.. 사람나름인거 같고,, 사랑의 차이도 있을거 같아요
3. 원글
'09.12.17 2:05 PM (112.148.xxx.192)옛 남친은 동갑내기고 군대 다녀오기 전이라 연애를 계속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던 거 같아요. 그 다음에 사귄 남편은 군대도 다녀오고 저랑 나이 차도 나고 해서 시험 준비를 하는 중이였지만 결혼까지 갈 수 있었죠.
성격적인 차이도 있고 상황적인 차이도 있는 거 같아요.4. 훗~저두요
'09.12.17 3:48 PM (122.203.xxx.2)그런 사람
그 사람의 인생에서 결혼이란 왠지 성공을 위한 내조자를 구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구요.
필시 많이 외롭게 하고
무조건 내가 양보해야 하고 숙여야 하고 그래야했을 거 같아요.
그래서 저도 후회 안해요.
그런 것들보다 내가 더 우선인 지금 남편이 더 좋아요.
오밀조밀한 행복 만들어 가면서 살 수 있으니까요.5. 첫사랑
'09.12.17 7:21 PM (222.109.xxx.95)전 첫사랑을 현재 나가는 대학 모임에서 만납니다. 자존심 때문에 몸매관리 들어가서 살 빼고 늘 신경쓰고 긴장하고 나갑니다. 추레하게 보이긴 싫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