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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화의 강
마종기 조회수 : 266
작성일 : 2009-12-02 10:45:19
우화의 강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
한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이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 소리가 강물의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결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여야겠지만
한세상 유장한 장성의 물길이 흔할 수야 없겠지
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이 흔할 수야 없겠지
긴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듣고
몇해쯤 만나지 않아도 밤잠이 무섭지 않은 강
아무려면 큰 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고 있으랴
세상에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
죽고 사는 일처럼 가벼울 수 있으랴
큰 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물길을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
내 혼이 잠들 때 그대가 나를 지켜보아주고
그대를 생각할 때면 언제나 싱싱한 강물이 보이는
시원하고 고운 사람을 친하고 싶다
IP : 219.255.xxx.183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전화.
'09.12.2 10:54 AM (220.83.xxx.39)좋은 시 감사..
마종기 시인의 시 중에 <전화>라는 시도 예전에 아주 좋아했더랬죠.
조르쥬 무스타키의 < 나의 고독> 이라는 음악을 배경으로 깔고 읽으면 죽음이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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