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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따는 이야기..

이야기 조회수 : 297
작성일 : 2009-11-24 17:06:29
소설을 읽다보면
가을날 바구니를 들고
산으로 올라가서 버섯을 따는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나오곤 해요.

글자라는 것은 참 오묘하기도 하지요
한자 한자  한단어  한문장 ...읽다보면
어느새 나는  그 낙엽냄새 나무냄새에 물든
산 속에서  탐스런 버섯을 따고 있으니까요.


그렇죠?


버섯 따보셨어요?
공장에서 재배되는 새송이랄지,  팽이랄지,  느타리같은 거 말고
가을날 산속에서 부지런히 올라오는 버섯이요.


가장 풍요로운 계절이지만
수확기가  끝나고나면 온갖 빛으로 화려했던 들도 산도
초라하기 그지 없고
그때쯤이면 아이들은  그냥저냥 마을회관 앞에서
숨박꼭질이나  , 비석치기 같은 놀이로
시간을 보내곤 했어요.


저는 또래들과 잘 놀기도 했지만
혼자서 밭에도 돌아다니고    산에도 돌아다니고
그러면서 놀곤 했는데
예전에 오지마을에 살땐  엄마를 따라 갔던지
할머니를 따라 갔던건지 모르겠지만
싸리버섯을 따러 산에 가서  색색이 싸리 버섯을 따다가
버섯 나물을 해먹던 기억도 나고요.


싸리버섯이 참 쫄깃쫄깃 하잖아요.
그 흔하디 흔한 싸리 버섯도 이젠 보기가 힘들어지고..


이사온 집의 뒷편엔 또 누구네의 밭이 있었는데
밭가에 있는 감나무에선 늦가을에서 초겨울쯤이 되면
갈색 감나무버섯이 몽글몽글 올라오기도 했어요.
감나무라고 다 감나무버섯이 나오는 건 아니었는데
그 감나무에선 감나무버섯이 제법 많이 올라오곤 했지요.


바구니를 들고가서  몽글몽글 올라온 감나무버섯을 따다가
물에 담궈서 미끌미끌한 걸 씻어내고
쌀뜨물넣은 된장에 넣어 끓이면 맛있던 감나무 버섯.


어느날은 그 옆 밭둑 밑으로   걸어가다 보니
죽은 느티나무였는지 그 안쪽에서 야생느타리 버섯도
한움큼 따다 먹은 적이 있었어요.


자연에서 나오는 걸 따러 다니고
뽁뽁 따서 바구니에 넣을때면
왜그렇게 행복했는지 모르겠어요.
그냥 그 순간이 너무 즐겁고 행복했거든요.


어느 어느 산속 낙엽속에선
가을이면 버섯향기가 진동하겠죠?

IP : 218.147.xxx.23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님의 글에서
    '09.11.25 12:56 PM (211.40.xxx.58)

    가을날 버섯향기가 아무리 진동한다해도
    님의 글 속 향기 보단 못할거 같은데요

    매번 이야기 잘 읽고 있습니다.

  • 2.
    '09.11.25 1:37 PM (211.195.xxx.20)

    말도 안돼요
    제 글 기억하고 읽고 계시다니..ㅎㅎ
    너무 감사한데요.^^;
    수다 떨었지만 그 수다에 답변을 해주시니
    정말 행복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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