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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개월 아이가 반항을 해요..
큰 아이는 참 사랑스러운 딸입니다.
동생을 사랑하고 심성이 착하고 (다들 이런 맘으로 자식을 키우겠지만)
어쩜 어린 것이 저리 속이 깊을까 싶었습니다.
둘째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제가 큰 아이를 팔베개 해서 재우다가 둘째 모유수유하려면
얼른 옆으로 비켜나 앉아 자리를 내어주고.. 그래도 엄마와의 끈은
놓지 않으려고 제 옷 한 귀퉁이라도 잡고 자던 아이였어요..
아기 기저귀를 갈려면 시키지 않아도 기저귀과 물티슈를 방에 가서 가져오고
간 기저귀를 쓰레기통에다 넣고 오기까지 하는 21개월짜리 누나였지요..
얼마전 부터 아이가 달라지기 시작하네요..
엄마인 저를 째려보고 쉽게 말해 다 큰 놈 반항하듯이 그런 행동들을 취해요.
한번도 단한번도 동생을 질투하지 않은 아이인데 동생을 괴롭히기 시작하고...
연년생을 키우는 고충을 아실런지...
아무리 사랑스러운 아이라도 하루에도 수차례씩 인내심이 폭발하는 일이 생기더이다.
그래도 지금까지는 큰 아이를 직접 키우지 못한 미안함에,, (어릴 적에 1년간 시댁에 맡김)
동생이 태어나 한참 민감한 시기니 이럴수록 더 보듬어 주고 안아주자는
육아방침으로 일관했는데
주위사람들이 보기에는 큰 아이가 저를 너무나도 힘들게 하는 것으로 보였나봐요..
사실 아이가 떼가 심해요. 뭐 하다 안돼면 나오는 그 땡깡..
특히 아이가 목청이 커서 그 울음소리를 듣고 있으면 확 돌아버려요..
아무리 화를 내지 않으려해도 ..어쩔 수 없이 소리지르게 되고
이런말 하면 안 된다는거 알면서도 '안 돼! 하지마!' 소리를 입에 달게 되고
심지어는 울음소리를 듣다 못해 입을 틀어 막기도 하고..
아이가 의사표현 없이 그냥 울기만 할 때는 더 미칠거 같아요..
왜 그러냐고 다그치다 안 돼면 작은 방에 혼자 둡니다. 울음을 그칠 때까지.
둘째가 큰 아이 때문에 제때 먹지도 자지도 못하는 상황이 날이면 날마다
반복이 되니까 더 제가 예민해지는 면이 없지 않아요..
둘째를 모유수유하려면 항상 큰 아이가 와서 (절대 제 곁을 떠나지 않습니다.)
아이 이뻐라 ..많이 먹어.. 얼른 먹어야지.. 왜 안 먹어..누나가 이렇게 해주께.. 간질간질...
아기를 괴롭히는 게 아니라 이뻐하는 행동이지만 결과는 마찬가지..
저는 또 평정심을 잃고 머리를 박고 싶은 심정이 되어 버리지요..
아이한테 부탁을 해보기도 하고 사정을 해 보기도하고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을 설명해 보기도 하지만
당췌 알아듣기나 하는 것인지..
어느 순간부터 아이한테 해서는 안 될 말들이 제 입에서 튀어 나가기 시작하더군요..
너무 엄마 말을 안 들어서 니가 밉다. 꼴보기 싫다.
시끄러워. 저리 좀 가.
큰 아이는 책을 대단히 좋아해서 밥먹고 책보고 밥먹고 책보고 하는 아입니다.
제가 큰 아이만 본다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시간들로 채워 줄 수 있을 텐데
제가 아이를 잘 못 키우고 있는 게 아닌지
참 어렵습니다.
1. 4살
'09.11.24 5:32 PM (210.102.xxx.9)4살 터울 우리집도 마찬가지예요.
동생을 그리 이뻐하면서도 동생이 물거나 하면 가차없이 주먹 날아가고
왜 동생은 야단도 안 치고 자기만 혼내냐고 묻고.
32개월이면 진짜 아기잖아요.
아직은 자기가 세상의 중심이 되어야 하는 때예요.
도 닦는 셈 치고 오냐오냐 해주세요.
많이 사랑해 주면 사랑스러운 아이가 된다는 말... 믿어보려구요.2. serene
'09.11.24 7:08 PM (58.225.xxx.108)원글님 딸 아이가 제 아이랑 비슷한 월령인데요, 제 아이도 그래요. 요즘들어 반항이 심해졌어요. 제 뜻 대로 되지 않으면 울음으로 해결하려고 하고, 의사를 굽히지 않을 때가 많구요. 저는 아직 아이가 하나라 평정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데 저도 폭발할 때가 많아요.
그런데 동생이 있으니 아이가 아마 더 엄마에 대한 그리움이 클 것 같아요. 스무살에 동생을 봐도 동생에게 느끼는 질투나 엄마에 대한 상실감은 똑같다고 어디서 본 것 같아요. 나이를 먹어도 엄마 앞에서는 여전히 오로지 사랑받고 싶은 심리가 있다나봐요.
그러니 힘드셔도 어째요. ^^;; 최대한 인내심으로 아이를 다루는 수 밖에요. 반항이 심해지는 시기가 발육의 단계인 것 같으니 또 조금 지나면 괜찮아지겠지요. 힘내세요!!3. 완
'09.11.24 7:11 PM (121.131.xxx.64)저도 요즘 그래요.
34개월, 16개월 연년생 형제 키우고 있어요.
요즘 부쩍 34개월 큰애의 떼가 하늘을 찌르고 있습니다.
무조건 안해, 싫어..그리고 지 동생 밀어넘어뜨리기, 얼굴 확~ 때리기..
참을 인자 쓰는 것도 이제는 지쳤어요.
제가 점점 미쳐가는 것 같아요.
녀석이 인내심의 한계까지 슥슥 건드려서 폭발하는 꼴을 봐야 멈추네요.
도를 더 닦아야 할 텐데....너무너무 힘듭니다...ㅠ.ㅜ4. 좀 참으세요
'09.11.24 10:35 PM (211.109.xxx.223)힘드신 거 알아요. 저도 많이 실수합니다.
하지만 그 작은 아이가 엄마한테
"밉다. 꼴보기 싫다. 시끄러워. 저리 좀 가."이런 말을 매일 듣고 살면 어찌 될까요.
나중에 자존감 낮은 아이로 자랐다고 뒤늦은 후회하지 마시고..힘드시겠지만 조금씩만 참아보세요. 시간이 약입니다.5. 가영현식맘
'09.11.25 12:51 AM (121.142.xxx.180)헤헤. 저도 43개월, 14개월 남매를 키운답니다.
큰아이가 말도 잘듣고 혼자서도 잘하다가 요즘 몇달째 저를 힘들게 한답니다.
아이에게 자아가 형성되는 시기라고합니다. (그다음이 7살때)
제가 조금 화난 목소리로 이야기하면 저희 딸아이 하는말 " 엄마 화났어요?
엄마 이쁜 말로 해주세요" 한답니다.
그럴때는 미안하답니다. 제가 조금만 더 인내심을 가지고 아이에게 더 많은 사랑을
주어야겠습니다.
동생이 잘못하면 제 말투를 흉내내서 동생을 야단을 치네요. 조심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