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북미에 사시는 님들. 피겨관람에 대해 부탁드려요...
북미에 사시는 82 여러분들, 주변 분들에게 제가 지금부터 드리는 말씀 좀 전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오늘 새벽 김연아선수 경기를 봤어요. 보신 분들 많으시죠?
133.얼마를 따면 세계신기록이라고 참 자상하게도 화면에 띄어주는 SBS 자막을 보면서,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대부분의 스포츠 경기에서 매체와 팬들이 설레발을 칠 때마다 결과가 기대대로 되지 않는 것을 많이 보아온 탓입니다.
세계 최고의 선수라는 찬사를 받는 김연아 선수이지만, 아직 채 20이 되지 못한 여린 사람입니다.
아무리 스스로 다부잡는다고 해도, 부담이 안 될 수 없지요.
현지에서도 많은 한국분들이 달려가셔서 김연아선수의 경기를 관람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다음 경기가 있는 선수를 붙잡고 사인해달라, 금메달 꼭 따라, 관심과 당부를 표하신 분들이 계셨답니다.
2배나 긴 경기를 진행해야 하는 선수입니다, 쉬어야하는 선수입니다. 하지만 반갑고 기쁜 마음에 그리하신 분들, 계시답니다.
걱정스럽지만 어떻게 합니까? 그분들 심정도 이해 못할 바 아닌 것을요.
그런데요, 정말 전 걱정이 되었기 시작했어요. 연기 들어가기 전 음악이 나오기 바로 직전까지 큰 소리로 들리는 한국어 외침들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그분들은 김연아 선수를 응원하기 위해 달려온 자신들을 보여주고 싶으셨을 수도 있습니다.
자신들의 함성이나 박수가 (337박수까지 있었단 글을 봤습니다, 사실일까요? ㅡㅡ) 응원이 되리라 생각하셨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요, 김연아 선수가 서있던 그 자리는 빙판 위였습니다.
미끄러운 얼음 위였단 겁니다.
이전 11명의 선수가 경기를 하느라 여기저기 빙판이 패이고 얼음이 갈리고 그 얼음들이 살짝살짝 녹아있는 아주 미끄럽고 위험한 얼음 위였단 겁니다.
인터넷에서 검색되는 고화질 캡쳐들을 보면 김연아 선수가 연기하던 옆으로살짝 살짝 녹아있는 물기들이 보입니다.
얼음 위에 서 있는 사람 옆에서 갑자기 큰 소리로 이름을 부르면 보통 사람도 넘어집니다.
아무리 하루 몇시간씩, 10여년을 얼음판 위에서 살던 선수들이지만, 그들도 넘어집니다.
미끄러운 얼음판이니까요. 얼음판 위에선 누구도 넘어진다고, 빙상인들은 말한다지요.
아무튼 그 자리는 선수가 음악과 함께 그 미끄러운 얼음 위에서 자신이 닦아온 기술과 기량을 펼치는 자리입니다.
그러기 위해 끊임없이 정신을 집중해야 하는 스포츠가 피겨입니다.
모든 스포츠가 선수들의 정신집중을 요구해야 합니다.
그런데요.... 김연아 선수가 서 있던 그 자리는, 빙질 상태도 엉망인, 미끄러운 얼음판이었습니다.
한국의 팬들은 점수는 상관없으니 제발 넘어지지 말라고, 다치지 말아달라고 기도하며 지켜보던 경기였습니다.
세계의 눈이 집중된 경기였습니다.
그런데 그 경기 직전에... 한국어로 외치는 소리들.
곧 시작될 연기에 집중하고 있는 선수에게 얼마나 큰 피해를 입히는지 82 님들은 아시죠?
차라리 모국어가 아닌 다른 언어라면 덜 신경이 쓰입니다.
하지만 모국어는 청각을 통해 바로 그 사람의 인지체계와 의식세계에 파고 듭니다.
그 자리에서 너무도 열심히 응원하셨던 그분들은 본인의 의지와 달리 김연아 선수를 방해하셨다는 생각이 계속 듭니다.
전날, 드레스 리허설에서 다른 선수의 악질적인 웜업방해도 잘 넘겨준 김연아 선수였습니다.
(한 여성팬의 직캠에 적나라하게 찍혀있습니다. 인터넷에서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프리 경기 첫 점프에서 비틀거리는 김연아 선수를 보며, 넘어지는 아직 만 20세가 되지 못한 그 아이를 보며, 무척 속상했습니다.
우리의 설레발이 착실히 한달 이상, 이미 완벽하다고 칭송받던 그 연기를 열심히 다듬어온 선수와 그 팀에게 폐를 끼쳤단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이렇게 주제넘게 부탁드립니다.
혹시라도 김연아 선수가 다시 북미에서 경기를 한다면,
그래서 태극기를 들고 가셔서, 자랑스럽고 기특한 그 선수를 위해, 응원하실 북미 교포 여러분들, 조금만 참아주십사하고 부탁드립니다.
그 선수의 점프가 무사히 착빙하고 나서, 그 선수의 아름다운 연기가 끝난 후 박수를 쳐달라고, 그 이름을 연호해달라고 부탁드립니다.
북미에 계신 82님들, 주변 분들에게 말씀 드려주시길 다시 한번 부탁드립니다... (_ _)
1. ...
'09.11.16 9:05 PM (125.176.xxx.47)정말 오늘 새벽에 연아양 경기할 때 소란스럽더군요.
먼 이역 땅에서 우리 어린 선수가 세계 기록을 낸다고 하니 모두들 반가워서 소리쳐
응원하셨겠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김연아 선수의 집중을 도와주는 일인 것을 아셨으면
좋겠어요.2. --
'09.11.16 9:06 PM (121.161.xxx.83)이런 글 올라올 줄 알았습니다.
경기장에서 늘상 있는 그런 사태! 까지도
다 선수가 감당해야할 몫입니다.
그 자리, 그 경기장에서 소리지르는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조금만 뭐 어떻게 되었다 하면
안달복달하는
언론과 사람들이 더 문제가 아닐까요?
잘 하겠지요.
쿨...하게 응원해줍시다.3. 저는
'09.11.16 9:26 PM (211.200.xxx.193)우선 원글님에 동의하는 쪽^^
어쨌거나, 요즘 집에 오자마자 하는 게 연아 경기 찾아보는 거예요. 드라마도 안보니 유일한 낙이랄까...
금메달 안 따도 좋으니, 무리해서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작년에도 엉덩이쪽 부상이었던 거 같은데 오늘도 엉덩방아 쪘다면서요. 에궁...4. 연아갤갔더니
'09.11.16 9:35 PM (211.200.xxx.193)이런 글이 있네요.
http://gall.dcinside.com/list.php?id=yeona&no=326036&page=1&bbs=5. 이어서 씁니다
'09.11.16 10:06 PM (90.194.xxx.101)오늘 안 그래도 피갤에서 응원에 대한 얘기가 심심치 않게 올라오길래
쓰고 싶은 이야긴 많았지만 워낙에 그쪽은 눈팅만 하기에..
조금 써 봅니다.
현장에 가서 보니, 사실 응원때 소리를 무리할 정도로,
관중과 선수들에게 방해될 정도로 지르는 것은
보통의 사람으로선, 웬만큼 간이 크지 않고선 힘든 일이더군요.
고스란히 쏟아지는 응원이 직접적으로 선수에게 가기 때문에
그영향력이 선수의 컨디션마저 흔들 수 있다는 건 가서 눈으로 보면 실감할 수 밖에 없고
응원을 자제 할 수 밖에 없어요. 대부분의 관중들은, 그저 박수만 쳐줄 수 있을 뿐이죠.
이번에 봉파르때 관람하면서, 제가 보기엔 한국사람들이 제일 매너가 좋았습니다..
누가 나오던, 피겨를 마냥 즐기러 온 듯한-시끄럽게 호루라기 불며
알레를 소리높여 외치던 유럽 사람들,
또 그리고 일부 팬심을 주체못하는..마오짱을 소리높여 부르던 일본인들..
글로 다 적을 수는 없지만..인상적이었네요..^^;
(그것이 그들의 응원문화라면..신기했습니다..씁쓸..)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북미에 계신 분들을 너무 덮어놓고 한국식의 과도한 응원을 할까
걱정하진 마시라는 거에요.
마음껏 환호하고 응원할수록 흥이 나는 축구 국대경기나 인기가수의 콘서트 자리가 아님을
대부분은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눈살 찌푸려질 정도의 응원은 국적나름이 아닌, 개개인 나름..정말 소수에요..
꼭 한국인이 보기 싫어서 쳐다보는 게 아니라(윗 링크에 걸린 사진 부연설명을 드리자면)
누구라도 그렇게 소리 지르면 눈총 받습니다..
피갤에서 앞으로 남은 경기 때 한글로 된 응원 지침서를 나눠주자는
글이나, 북미에 교포로 계신 분들은 한국 떠날때 그당시 사고방식이 굳어서..
응원이 그러했다는 리플까지 올라오는걸 봤어요.
아마 이런식으로 자꾸 이 문제가 커지다보면 곧 기사로
분란나기 좋게 활자화가 되겠네요..벌써 기사 나왔을 지도..
시간이 흐르면 아마 좀 더 응원문화가 성숙해질 겁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6. 음
'09.11.17 12:04 AM (71.188.xxx.121)매 선수 경기전 빙판용 전동차로 얼음 코팅 새로 한느걸로 압니다.
여긴 동네 단위 시합에서도 각 선수 경기전 새로하더군요.<걱정 접으셔도 될듯>7. 원글이
'09.11.17 4:39 AM (125.131.xxx.167)음님,
제가 알기로 빙판을 다듬는 기계는 2그룹의 경기, 즉 선수 12명의 경기가 끝나야 한번 돌리는 것으로 압니다.
이번 쇼트에도 한 선수가 경기 끝내고 인사하고 나오면 다음 선수가 바로 빙판에 올라가서 워밍업했습니다. 님께서 말씀하신 빙판용 전동차는 다른 건가요?
이어서씁니다님.
전 여전히 일단 경기 매너에 대한 얘기가 한번은 나와줘야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네요.8. .
'09.11.17 10:38 AM (218.232.xxx.9)--님 선수가 감당해야 할 몫인 건 맞지만 원래 피겨관중들은 축구장관중들처럼 열정을 불사르지는 않아요. 경기장마다 고유의 분위기가 있는데 피겨장에서 축구장처럼 야구장처럼 소리를 지르면 선수가 예상했던 겪어왔던 것보다 더 많을 걸 감당해야 했던거 아닐까요?
음님 정빙기는 1그룹 선수 끝나고 2그룸 웜업전에만 돌립니다. 그래서 맨 마지막에 하는 선수가 가장 빙질이 안좋을때 경기하는 거예요. 특히나 이번 미국경기장은 빙질이 너무 안좋아서 푹푹 패이고 물웅덩이에 여기저기 얼음조각에 드레스리허설때 주먹덩이 만한 얼음조각도 보였어요. 피겨골수팬은 아니지만 올림픽이나 선수권 1그룹시합만 슬쩍 보던 저도 이번에는 부상만 당하지 말고 무사히 마쳤으면 하는 바람이었어요.9. 연아 화이팅
'09.11.17 4:10 PM (58.239.xxx.110)전 이글 쓰신 원글님의 의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
위의 어떤 분의 말씀, 샤우팅에 대해서 선수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는 것도 맞는 말씀이지만, 그 전에 스포츠 나름 관중 문화가 있습니다. (골프칠때 갤러리들이 소리지르던가요?)
피겨에 맞는 (쇼가 아닌 기록이 중요한 경기입니다.) 관중문화를 지키는 게 팬으로서의 매너가 아닐지요...
그리고, 빙판 정리는 1그룹 끝나고 2그룹이 웜업을 하기때문에
전동차로 하는 빙판 정리는 안해요.
매 선수 끝나고 경기장 정리도 당연 안하고요.
화동이 선물 주우면서 바닥에 떨어진 이물질 제거만 합니다.
그래서 선수들은 맨마지막에 경기하는 것을 꺼리게 됩니다.
그랑프리 시리즈는 쇼트는 세계랭킹으로 하는 거라 프랑스때는 카롤리나가 맨마지막에 했어요.
(그때 당시 카롤리나 1위, 연아 2위)
미국은 세계랭킹에 따라 연아가 제일 마지막에 했고요.,
프리는 쇼트성적이 좋은 역순대로 하고요. (그래서 매번 연아가 마지막에 할 수밖에 없고요.)
예전 연아가 자기는 맨마지막에 할 수 밖에 없다는 거 알지만, 그래도 마지막에 하는 건 싫다고 인터뷰한 적이 있어요.
그만큼 마지막 순서는 빙질도 나쁘지만, 선수의 심리적인 부분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 같아요.
이번 미국 경기 스케이트장 빙질은 정말 물러서 점프할때마다 얼음 다 깨지고, 안좋다는 게 느껴졌어요. (빙질때문에 연아 넘어졌다는 예긴 아닙니다. 심리적인 부분이 더 컸겠죠.)
빙질도 익히고, 점검차원에서 연습하는데 연습도 맘놓고 못하고
이번 미국 대회는 연아 선수에게 전반적으로 참 안좋은 여건인 것 같았어요.
그나저나 전 연아 선수가 건강하게 올림픽 치뤘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