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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저에게 애착이 없는지 단 몇시간만에 할머니를 제일 좋아하네요

엄마 조회수 : 853
작성일 : 2009-11-06 20:09:04
돌쟁이 아기인데요, 태어나서 지금까지 거의 하루종일 저하고만 있다시피 했어요.
오히려 그런 아이들이 낯을 더 가린다는데, 얘는 낯가림이 거의 없다가
한 10개월 좀 지나니까 그제서야 아무한테나 활짝 웃어주는 건 좀 잠잠해졌죠.
그러면서 지금까지 엄마인 저에게만 (물론 아빠와 엄마 둘 중에서 -.-) 달라붙고 그래서 내심
'아 우리 애기도 드디어 애착이라는 게 생겼나보다 나를 제일 좋아하나보다' 하면서 뿌듯해하고 있었는데.

오랜만에 (석 달 만에) 오신 할머니...................
처음에는 낯좀 가리고 안 안기려고 하더니
한 시간만에 전세가 역전되어 할머니만 쳐다보고 (아빠는 투명인간, 엄마는 지나가는 행인)
할머니한테 착 달라붙어서는 제가 안으려니까 싫다고 고개를 홱 돌리네요.

갑자기 뭔가 제 육아방식이 잘못 되었나 하는 회의가 듭니다.
이맘때면 엄마를 제일 좋아하는 게 정상 아닌가요? ㅜㅜ 어떻게 한 시간만에 1년간 키워온 엄마가
이토록 간단하게 밀려나는지... 저는 무지 잘해주진 못해도 평범하게는 키우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아기는 부모와 달리 할머니가 뭐든 허용해준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아서 그런걸까요? (그런데, 알아도 그렇지...)
하긴 제가 아기라도 할머니가 좋긴 하겠어요. 저는 수면부족에 항상 허기지고 머리 띵하고 허덕허덕하면서 간신히 아기를 키우는 느낌인데  
아기 할머니는 완전 에너지가 넘치시는 분이거든요. 목소리 엄청 크고 깔깔깔 계속 웃고 쉬지 않고 업고
얼러주시는 스타일.
아무튼 속상해요. 내가 아기에게 이런 존재였나 싶은 게 좀 서운하네요.
할머니의 (저의 시어머니의) 아기를 놓고 뭔가 승리한 듯한 여유와 기쁨도 썩 기분 좋지 않고요 -.-

문득, 다른 아가들은 어떤지 궁금해서 글 올려봅니다.
IP : 125.185.xxx.63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11.6 8:18 PM (125.178.xxx.187)

    아이들은 어릴수록 육감이 발달해있데요.
    우리 외숙모님이 하신 말씀. 아이는 미친 * 같이 굴어야 좋아한다고..^^;;
    무엇보다 표정도 커야 하는 것 같아요.
    원글님 쓰신 걸 보면 할머님 좋아하게 생겼는데요.^^
    다 해주셔서라기 보다 반응이 크고 시원시원함에 아이가 신나는걸꺼예요.
    저희 아이도 외할머니 왔다가시면 말수가 늘어있었어요.^^
    좋게 생각하세요. 할머니 오셔서 아이가 신나하니 좋타~
    그래도 아프거나 잠 안오면 엄마 찾을껄요?

  • 2. ..
    '09.11.6 9:06 PM (118.32.xxx.144)

    저희 아가 14개월인데요.. 울 아기도 그래요..
    걔는 지나가는 사람한테도 그래요.. 저번에 어디갔다가 어떤 아저씨가 손잡고 같이 가자 그랬더니 손잡고 따라가더라구요..
    그러더니 어떤 아가씨한테 안아달라고 그래서 안아주니 저한테 다시 안오더라구요..

    시댁에 가도 그렇고 친정에 가도 그래요..

  • 3. ..
    '09.11.6 9:07 PM (118.32.xxx.144)

    울 아기를 "걔"라고 하니 꼭 남의 아이 같네요..
    저 평소에는 하루종일 애랑 붙어 있구요.. 애도 급할땐 저만 찾아요..
    저희 아이는 다른사람에게 갈 때는 컨디션이 좋다는 뜻이예요~

  • 4. 걱정하지
    '09.11.6 9:10 PM (211.245.xxx.40)

    마세요~^^
    저도 11개월무렵 그런고민 심각하게 했었답니다~ㅎㅎ
    그런데 울아기 18개월무렵에 그때서야 분리불안생기더라구요~
    애착의 표현을 그때서야 하더라구요~
    분리불안생겼을때 정말 넘 힘들었답니다ㅠ.ㅠ
    나중에 껌딱지라고 힘들다고 글올리실날이 있을거에요~^^

  • 5. -_-
    '09.11.6 9:20 PM (116.125.xxx.140)

    밤에 데리고 자시게 해보면, 누가엄마인지. 바로 판명이 나겠죠.
    아니면. 아이랑 할머니만 두고 외출만 하셔도.
    걱정거리가 아니십니다... ㅋㅋ 저도 그랬긴 했지만요.

  • 6. 그만큼
    '09.11.6 9:50 PM (121.147.xxx.151)

    시어머님이 아이를 사랑한다는 거니
    전 그것도 님의 복이라 생각드네요.^^

  • 7. 27개월
    '09.11.6 11:55 PM (211.211.xxx.181)

    27개월 아가인데 할머니만 보면 엄마 오지마 하는것은..정녕 못된엄마라서 그런가요?ㅅt.t

  • 8. 원글쓴이
    '09.11.7 11:33 AM (125.185.xxx.63)

    윗분들이 쓰신 글 보니 위로가 되네요. ^^
    과연 딱 졸립고 배고플 때에만 저를 찾고 있구요. 섭섭한 마음 대신 이 기회에 제 몸 좀 쉬어본다고 생각하니 좋기도 하네요.

  • 9. ...
    '09.11.7 11:34 AM (211.243.xxx.62)

    돌이면 아직 애착형성이 100% 형성되지는 않은 시기예요.
    애착형성은 6개월경부터 시작이되는데 이때부터 사람을 구별하는 능력이 생겨요.
    그리고 주양육자를 알아보게 되고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 주양육자가 와서 돌봐주기를 기대하게 되구요.
    주양육자가 이러한 기대에 잘 부응을 하면 주양육자에 대한 신뢰가 생기면서 애착이 형성되는 겁니다.
    반면 주양육자가 아이의 기대에 잘 따라주지 못할 경우, 아이는 주양육자를 신뢰하지 못하게 되고 애착형성이 불안하게 되구요.
    애착형성은 24개월령까지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6개월에서 24개월까지의 이 시기를 애착형성이 이루어지는 결정적 시기라고 그래요.
    결정적 시기라는 말은 발달심리학에서 특정한 발달이 이루어지는 적절한 시기를 말해요.
    이 시기를 놓치게 되면 그 발달이 이루어지는데 어려움을 가지게 되구요.
    6개월에서 24개월 사이에 애착형성이 잘 이루어 진 경우,
    정서적으로도 안정이 되고 평생에 걸쳐 친밀한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는 능력이 생기는 반면,
    애착형성이 건강하게 이루어지지 못하는 경우 반대로 평생에 걸쳐 친밀한 인간관계를 맺는데에 어려움을 가진다고 합니다.
    그만큼 아이에게 애착형성은 중요한거구요. 주양육자의 역할도 중요하죠.
    즉, 주 양육자와의 관계를 통해서 아이는 사람을 신뢰하고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그리고 이때에 배운 사랑과 신뢰를 평생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 응용하게 되는거죠.
    어쨌거나, 아이가 아직 돌이라면 애착형성이 불안한지에 대해거 크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구요.
    할머니에게 그러는건 아이가 나름대로 자기를 예뻐해 주는 사람이라 그걸 알아서 눈치껏 행동하는거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듯 해요.
    그리고 분리불안이 없다고 해서 섭섭해 하실 일이 아닙니다.
    분리불안이 심하다는건 오히려 애착형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얘기예요.
    애착형성이 건강하게 잘 된 아이는 엄마를 100% 신뢰하기 때문에 엄마와 떨어져 있는것에 대해 불안해 하지 않습니다.
    엄마와 떨어지는 것이 좋지는 않지만 엄마가 자기를 잠시 혼자 두더라도 언제든 다시 돌아와서 돌봐줄 것을 믿거든요.
    분리불안이 심하다는 것은 주양육자를 믿지 못한다는거예요. 믿지 못하기 때문에 버림받을것을 두려워해서 떨어지는걸 무서워하는거죠.
    애착형성이 잘 안되어 있는 경우, 이렇게 심한 분리불안을 보이거나, 아니면 아예 엄마를 거부하기도 합니다.
    이 두 가지 경우가 아니고, 아이가 그저 다른 사람에게 잘 가는 정도라면
    오히려 건강한 애착형성의 결과로 엄마를 아이가 많이 믿는구나.. 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아이가 엄마의 사랑을 100% 확신하기에 특별히 관리(?)를 안해도 된다고 여기는것이니까요.

  • 10. 원글쓴이
    '09.11.9 12:23 PM (125.185.xxx.63)

    와 윗님 애착과 분리불안에 대해서 잘 알수 있게 요약해 주셨네요. 감탄과 감사를 동시에 ^^
    분리불안이 없다고 섭섭해 할 일이 아니라는 내용이 제일 눈에 들어오네요. 항상 그것때문에 좀 찜찜한 기분이 들었거든요. 답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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