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구언론들의 권력화된 간섭은 도가 넘어도 한참 넘었음을 자주 발견합니다.
누구는 정치하면 안 되고 너무 정치적이라서 조합을 탈퇴한다고 공개적으로 발표하는 것을 보면서 정치와는 거리를 두겠다고 하는 인간들이나 단체들이 과연 세세만년 좋은 것이 좋다고만 하면서 세상사를 바라만 보고 살 수 있을지 그게 의심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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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치학 수업 시간이었습니다. 교수님이 정치의 뜻이 무엇이냐고 물어보셨죠. 전공 대학원 수업이니 학생들이 쉬 답을 알 수도 있는 질문이었지만, 그게 쉽지는 않았습니다. 보아하니 나 혼자만 그런 것도 아닌 것 같아 오히려 더 난처했었습니다.
정치 이야기를 거의 매일 하는 우리가 정작 정치가 무엇인지 딱 부러지게 말하기 힘들지 않습니까? 그래서인지 우리나라에는 정치하는 사람을 쉽게 찾기 힘듭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정치하면 큰일 나는 사람들이 대다수니, 도대체 누가 정치를 해야 하는지, 또는 정치를 하고 있는 사람이 있기나 한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죠.
신문을 한번 뒤적여 보죠. 일단 보통 사람은 정치를 하면 안 됩니다. 선생님들이나(“정치투쟁 오염 교사, 교단에 설 자격 없다” <문화일보> 올 7월31일치), 노동자들은(“민노총, 정치투쟁보다 조합원 권익위해 일해야” <서울경제> 올 3월19일치, 신재민 차관 “언론노조 파업은 정치파업” <동아일보> 올 2월28일치) 정치를 하면 정말 큰일이 나는 것 같습니다. 교수나 학생도(“교수이어 학생들도 정치로?” <중도일보> 2007년 7월17일치) 물론 마찬가지인 듯싶습니다. 국가 권력도 정치는 바람직한 것 같지 않습니다. 검찰은 물론 안 되겠지만(검 “박연차 수사 정치적 의도 없다” <파이낸셜뉴스> 올 4월1일치), 심지어 정치를 위해 모인 정당도 정치를 하면 안 되고(안상수 “민주, 정략적 정치투쟁 받아들일 수 없다” <머니투데이> 7월13일치).
그럼 도대체 정치는 누가 합니까? 정치가 뭔가요? 정치는 자신의 뜻을 남에게 관철시키기 위해 권력을 추구하고 행사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그러므로 넓은 의미로 정치는 우리 주변에서 매일 벌어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친구들 중에서도 목소리가 큰 사람이 있고, 교실에서도 선생님은 권력을 행사합니다. 하지만 너무 광범위하므로 보통 우린 공적인 무대에서 벌어지는 정치를 주로 논합니다. 그렇다면, 공적인 장에서는 대부분의 사회 구성원이 정치에 관여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통령이 강을 파겠다고 맘을 먹고 그 지위가 주는 힘을 이용해 그 뜻을 관철시키려는 것은 지극히 정치적인 것이지요. 모두 다 정치를 하고 있는데, 정치를 하면 큰일 나는 것처럼 말하는 것, 그렇다면 다 말이 안 되는 소리인 것이죠. 우리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계속 하는 이유입니다.
“왜?”는 “누구?”를 보면 답이 나올 듯합니다. 정부나 기업들은 노동자가 정치하면 뭐라 하고, 보수주의자들은 진보적인 사람이 정치하면 그들이 선생님이건 노동자건 나라를 팔아먹는다고 난리고, 야당은 여당을 정치한다고 뭐라 하고 여당은 야당을 정치한다고 몰아붙이는 것이지요. 정치한다고 뭐라고 하는 것 자체가 너무나도 정치적인 셈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유난히 정치하면 안 된다고 목청을 높이는 사람들은 바로 정치적인 힘이 가장 많은 사람들이라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정치적 도전 자체를 이런 식으로 부정하는 것은 마치 조선시대 양반들이 자기들은 글 읽고 공부하느라고 평생을 놀고먹으면서, 일반 백성들이 글을 배우려면 근엄하게 꾸짖던 것과 다름없습니다. 정치가 소수의 손에 의해 좌지우지되던 시절을 우린 오래 견뎠습니다. 오랜 왕정이 그러했고, 이승만, 박정희, 그리고 그의 육사 후배 시절이 그러했습니다. 하지만 권력을 독점하고픈 유혹은 민주주의가 와도 어쩔 수 없나 봅니다. 국민 여러분, 시민의 적극적인 정치행위는 당연한 권리일 뿐 아니라, 민주주의에 필요한 중요한 조건입니다
(출처: 인터넷 한겨레 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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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그거 아무나 하는 거 아냐?
사랑이여 조회수 : 198
작성일 : 2009-10-31 09:07:07
IP : 210.111.xxx.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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