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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거 중 - 이혼 고민

아이를 위해 조회수 : 1,710
작성일 : 2009-09-18 23:59:12
결혼한지 이제 만 8년 되었고 초등학교 1학년 남자아이 하나 있어요.
그동안 남편은 돈벌어 온 적 없고 나름 사업한다고 했지요.
제가 직장이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살아왔는데, 아이 낳고 육아휴직하면서 프리랜서처럼 재계약이 되었어요.
그때부터 경제적인 문제가 시작이 되었지요.

저는 처음에 결혼해서 월세로 살고 있었는데, 친정에서 아이 키우면서 월세사는 딸이 불쌍하다고 돈을 빌려주시고 또 은행 대출 받아서 작은 집을 하나 샀어요. 은행에서는 30년 장기로 대출받았고, 나중에 집을 팔아서 부모님께 돈을 갚으면 된다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남편이 사업하면서 돈이 필요하다고 계속 돈을 빌려오라는 거예요. 그게 처음에는 몇 십만원부터 시작되더니 나중에는 몇 백만원, 몇 천만원이 되더군요. 집을 담보로 해서 추가대출도 받았고요.
안된다고 해도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말에 몇 번이고 돈을 만들어 주고.... 아마 남편을 믿은 제가 바보겠지요.
돈이 필요하니까 처가에 얘기해 보라는 남편의 말에 저는  "그럼 직접 가서 얘기하라"고 했지요. 그랬더니 진짜 직접 가서 빌리더군요.
결국 남편은 처가에 가서까지 돈을 빌리고 빌려서 결국은 부모님이 더이상 돈을 못빌려주겠다고 선언하시게까지 되었어요.  이래 저래 빚이 계속 늘어서 몇억대가 되었지요.

그동안 전 프리랜서 - 말은 좋지만 납기 맞춰야 하는 일이고 몸을 담보로 하는 일이죠 - 로 일하면서 남편이 제게 넘긴 대출들에 대한 이자며 생활비, 교육비 등등을 모두 감당했어요.
그렇게 생활하면서 저는 남편에 대해서 화내고 .. 남편은 남편 대로 자기를 우습게 본다고 화내고..

그러던 어느 날 남편한테 손찌검을 당해서 여기 저기 멍도 들고 이마에 피도 나는 사건이 생겼어요. 얼굴에 멍이 들어서 일 주일동안 일을 하러 못나갔고, 친정에서도 알게 되서 본격적으로 이혼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어요.

하여간, 길지 않은 결혼생활동안 별의 별일을 다 겪었네요. 자세한 걸 이야기하자면 한도 끝도 없어요. 아내는 남편이 하는 일을 도와줘야 한다고만 생각했던 제가 잘못 생각한 거였다는 걸 왜 몰랐는지...

남편이 자기만 잘 살려고 돈을 가져간 건 아니지만, 일단 가져가서 갚은 적도 없고 벌려놓기만 하니 제가 감당할 수가 없어요. 지금은 남편과 별거중인데요. 빚쟁이들이 집으로 찾아오니까 정말 스트레스 많이 받아요...
어떻든 살고 있는 집을 팔아서 급한 빚들을 해결하고 나머지 빚들은 벌어서 갚아야 하는 상황이예요. 남편이 애초에 직장이 없었기 때문에 빚들이 다 제 이름으로 되어 있거든요....
어떻게든 길거리로 나앉지 않으려고 염치불구하고 시댁에 도와달라고 이야기했다가 돈만 아는 여자로 찍혔고요.
결국 남편 빚을 고스란히 떠안게 된 셈이죠...

이런 상황인데도... 제가 왜 다시 합칠까 고민하냐면요.
아들 때문에 그래요.

남편은 아빠가 일 때문에 밖에 나가있다고 이야기했거든요.  그런데 남편이 오기로 한 날에 오지 않거나 하는 일이 생기면서 아이가 엄청 불안해 해요. 왜 아빠 안오냐고 계속 물어보고요.
물론 완전히 결정되면 아이에게 이혼했다고 이야기하거나 뭐 외국에 갔다고 하거나 등등 여러 가지로 정리할 수 있겠지만, 아이가 아빠를 너무 좋아하는데 제가 못살겠다고 이혼하려고 하니까 아이에게 못할 짓인 거 같아요.
100번 양보해서 아빠에게 키우라고 한다면 수입이 하나도 없는데 밥도 못먹일 것 같고 학교도 제대로 못보낼 것 같아요.

그렇지만 합치려고 생각해 보니... 남편이 집에 없으니까 제가 너무 속시원한거 있죠. 이젠 더 나갈 건 없으니까 지금까지 쌓인 것만 갚으면 되니까요... 벌이도 시원치 않으면서 몇 억이나 되는 빚을 언제 갚겠냐 하시겠지만,  더 쌓이지 않는 것만해도 다행이라고 생각하니까요.

오늘 저녁에 아들이 울다가 밥도 안먹고 잠이 들었어요. 엄마가 너무 싫다고 하면서요...
저도 너무 속상하네요. 친정부모님이 어디 내놔도 꿇리지 않게 키워주셨는데 이렇게 되서 너무 죄송하고...

저 조금만 위로해 주시면 안될까요?
지금까지 별거 아닌 척 버텼는데, 오늘은 진짜 힘드네요.
IP : 124.53.xxx.92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ㅠㅠ
    '09.9.19 12:16 AM (124.3.xxx.141)

    정말 힘드시겠어요...
    토닥토닥... 힘내세요...ㅠㅠㅠㅠ

  • 2. 솔직대담하게
    '09.9.19 12:21 AM (122.36.xxx.37)

    이젠 인생을 솔직 대담하게 살아야지요. 그러나 차분하고 유연하게 풀어가야 합니다.

    일단 아이에게 솔직하세요. 원망하지 않게...

    아이에겐 엄마, 아빠, 괜찮은 3자(스승이든 친구든 선배든 멘토성 인물)가 최소한 있어야 합니다. 아빠가 3자 역할까지 하는 경우가 있는데 대개 한국 아빠들은 잘 해내지 못합니다.
    부부간 자존심 싸움 하기도 바쁘니까요.

    아빠의 부재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엄마가 살아야 한다는 것이죠.
    엄마는 아이를 위해 희생할 수 있지만 남편을 위해 희생할 순 없습니다. 본능적으로...
    남편 또한 아이를 위해 희생하기 힘듭니다.

    건강한 모성, 건강한 자녀를 위해 용기를 가지세요.
    세상이 만만치 않음을 엄마를 통해서 배울 겁니다.
    누구나 상처는 있습니다. 그것이 장애가 되지 않게 키우는 것이 지혜입니다.

    힘내세요. 엄마는 정말 강하니까요. ^^

  • 3. ..
    '09.9.19 12:27 AM (58.236.xxx.178)

    원글님 글보고 일부러 로그인했어요.

    님...자식을 위해 견디기엔 평생 너무 힘드실듯해요.
    시댁역시도 그런식으로 나온다면 말썽만 피우는 남편
    아내가 거둘 이유가...ㅠㅠ

    정말 힘드실듯한데요...

    저라면 내가 능력될때 정리할꺼 같아요.
    저희 신랑도 그래요. 능력없고 일한답시고 나가지만 별볼이 없었구요.
    여기에 바람도 폈구요.

    근데, 지금 저희 신랑 노가다합니다.
    제가 그동안 가정 만들어 가장노릇 못한거 죄받았다 생각하고 뭐든 하라해서요.
    올봄에 일 있었지만 아직까지 미안하다 문자보내는 신랑이 있기에
    그나마 제가 버팁니다.

    시댁식구들 역시 저에게 굽신거립니다.
    시어른들 이정도 저희 사정 모릅니다.
    그래서 시아버지 오셔서 저더러 여자가 잘해야 된다더군요
    그뒤로 저 시댁없이 살거든요.
    그런데도 저에게 뭔소리 하는 사람없습니다
    신랑까지도요.

    그렇기 때문에 제가 아직까지 버티고 사는데요...

    님글보면 버티고 살만한 지푸라기조차도 보이지 않습니다
    단지 아이때문에....

    아이에게 당연히 상처가 되겠지만
    님 상처는요....

    저는 그걸 묻고 싶습니다
    님 상처는 어쩔 꺼예요???
    저도 자식때문에 산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능력도 없고 신랑 없이 살 자신없어 이러고 있어요
    어쩌면 제 이익을 위해 이러고 있겠지요
    거기다 남편까지 시댁까지 납작 엎드리니...

    근데...님은 능력도 있으시고...
    자기 잘못 전혀 인식못하는 남편에
    아들래미 똑바르지 못한거 인식못하는 시댁까지...

    힘내시라는 말 드리고픈데
    이왕 별거에 편안한 마음이시라면 어느정도 시간을 더 가져보세요
    아이의 태도가 어떠한지요???
    몇년이 흐르면 아이역시 인정하지 않을까합니다.

    저도 자식한테 집착하는 마음이 있어 고칠려고 애쓰는데요
    님역시 자식에 대한 마음에 좀 거리를 두시는 것도 좋을듯해요...

    님은 저보다 낫습니다
    힘내시구요
    님의 인생에 무지개가 있는 날이 빨리 오길 바랍니다

  • 4. 아이를 위해
    '09.9.19 12:45 AM (124.53.xxx.92)

    원글 쓴 이입니다.
    답글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려요. 오늘은 정말 너무 힘들었거든요...
    남편이 없으니까 아이만 쳐다보게 되는 마음, 아이가 아직 어린데도 내 마음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이 자꾸 생기나봐요...
    이렇게 따뜻한 댓글 주시는 분들 기억하면서 힘 낼께요.
    감사합니다.

  • 5. ...
    '09.9.19 2:24 AM (218.145.xxx.156)

    돈 빌려다 주는 일은 처음부터 하지 말아야 될 일입니다.
    나중엔 한도 끝도 없어요. 맨 나중 못해줄때 서운하거나 화만 돌아옴..
    그냥 가만이 회사나 다녀주는게...도와주는건데..
    아이가 아빠를 따른다니... 그래도 님이 좀더 맘편한 쪽으로 하셔요.
    인생은 너무나 짧기에 그냥 참으시라고는 못하겠네요.

  • 6. 그래도
    '09.9.19 10:07 AM (59.21.xxx.25)

    님 글 읽으면서 다행인 부분은
    그런 극심한 마음 고생을 하신 분 치고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고 계시다는 게 참 다행이다,란 생각이 들어요
    억대의 빛에 대해 절망하며 좌절하지 않으시고
    더 쌓이지 않는 것 만으로 도 다행이라고 하시는 님,참 대견하십니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게 되는 진리가
    참 받아 들이기 억울하겠지만
    상황이 얻는 것 보다는 잃는 쪽에 더 큰 무게가 실린 다면
    큰 무게에 실리는 쪽으로 결정하는 수 밖에 없지 않을까요?
    돈에 고통,자신만 의 환상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는 비 현실적인 남편분,
    그런 것들을 다시 겪으며 자식을 위해 인고의 세월을 사시느냐,
    그런 고통으로 부터 공격 당하지 않고
    아이가, 아빠의 부재로 인한 빈 가슴을 안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사시느냐..
    그토록
    아이에게 몹쓸 짓하고 있는 것 같은 죄책감이 크시다면
    남편 분과 잘 상의하셔서
    1주일 에 토,일요일 은 아이와 함께 해 달라고 상의하셔서
    남편 분이 받아 들이신 다면
    이혼하시고
    우선 그렇게 지내 보심이 어떨까 합니다
    그러다,남편 분이 철?이 드시면
    다시 합치면 되지 않을까요?
    제 주변에 그런 케이스가 있었어요
    다시 합치더 라구요..아이때문에
    그렇지 않고는 님 남편 분..정신 못 차리시고 계속해서 꿈속에서 사실 것 같아요
    또 다시 그렇게 살고 싶으세요?
    그리고
    진정 인간이 된 사람은
    친정에서 돈 꿔오라는 말 절대 안합니다
    또한,,무얼 하든 하는 일 마다 실패하고 다시 빛 지고 하는 남자들 보면
    꼭 운이 안 좋아서도 아니고,사업 수완이 안 좋아서도 아니고..
    다른 짓에 빠져 안일한 정신으로 사는 사람들이 대 부분입니다
    님의 남편 분이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사업한다고 접대다,거래 처 사람 회식이다,하면서
    술 집 드나 들다가
    여자에 빠져서 여자한테 돈 갖다 주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정신이 다른데 가 있는데
    사업이 잘 될리가 있겠어요
    님 남편 분을 두고 말씀 드리는 게 아니라는 것 다시 한번 말씀 드리구요
    친정에서 돈 꿔오라는 남편은..사고 자체가 올바른 사람은 아니라는 건
    분명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7. caffreys
    '09.9.19 12:13 PM (67.194.xxx.39)

    이혼을 하더라도 아이가 아빠를 만날 수는 있지요.
    아이의 장래를 위해서라도, 얼른 그 빚 구덩이에서 헤어 나오는 게 좋을 듯해요.
    아이가 아빠를 좋아하는 시간들은 그리 길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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