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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사춘기에 대해 여쭈어요.
며칠 전 자신의 낮은 자존감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더군요.
자기는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그리고 다음날은 하루종일 울고... 별일도 없었는데,
공부를 열심히 하던 아이가 요즘은 공부도 하지 않고, 그래서 그냥 가만히 두고 있습니다.
오늘은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올 수 있냐고 합니다.
'나는야 가문의 수치'라는 책 제목입니다.
갑자기 아이의 행동에 요즘 당황이 됩니다.
방학을 잘 보내고 난 딸아이가 요즘 갑자기 그러는데, 정말 어찌해야할지 모르겠네요.
지금도 이러는데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심해지다 중2가 되면 가장 심해지는 건지...
아이들마다 조금씩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어떻게 대처를 해야할지 난감합니다.
달래도 보고 화도 내봤지만 지금은 소용이 없네요.
사춘기가 사치라는 말만 자꾸 떠오르고...
선배님들 조언좀 해주세요. 부족한 엄마라서 그런지 제가 자꾸만 짜증이 납니다.
1. 동경미
'09.9.7 12:24 PM (98.248.xxx.81)사춘기가 사치라니요. 너무나 건강하게 아이가 잘 크고 있다는 아름다운 표현입니다.
우리 세대가 자랄 때에는 사는 게 바빴던 우리 부모님들이 그럴 여유들이 없으셔서 사춘기가 사치일만큼 다들 그냥 착하게 지나갔지만 사실 그로 인한 부작용이 아주 많답니다.
사춘기에 아이들이 자신의 정체성과 자아가 건강하게 성장하고 또 가족의 긍정적 지지를 바탕으로 다양한 경험을 해보지 못하면 그 모자란 부분이 청년기 장년기로까지 넘어가서 각종 이상행동들이 나타난답니다. 그것이 바로 결혼생활의 갈등으로 표현되기도 하고요. 가장 쉬운 예가 외도라고들 합니다. 남자들이 사춘기 때 충분히 건강한 성장을 해보지 못하고 꾹꾹 눌러놓앗던 것들이 어른이 되어 장년이 되면 억울한 생각도 들고 내 인생을 살아보고 싶은 엉뚱한 생각에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면 골프, 낚시등의 취미에도 정도 이상으로 빠지거나 다른 여자에게 내가 어떻게 평가되나 궁금해하며 외도도 해보고...자기의 경계선을 점검해보는 각종 이상 행동들이 터져나오는 거지요. 여자들도 예외가 아니고요.
저는 따님이 엄마에게 나름대로 굉장히 개인적인 얘기를 한다는 점이 아주 긍정적이고 건강한 행동으로 보여져서 오헤려 축하를 드리고 싶은데요. 지금 따님이 하는 얘기들을 본인이 속에만 꿍꿍 넣고 있으면 그게 문제가 될 소지가 많은 거지요. 아이가 그런 우울한 얘기를 할 때마다 지지해주시고 긍정적으로 표현해주세요. 인생의 그 어느 때보다 더 자신의 정채성이 흔들림을 경험할 때입니다. 물론 엄마가 아무리 칭찬하고 괜찮다 해도 귓둥으로 듣는 것처럼 하지만 사실은 귀를 쫑긋 세우고 들으면서도 겉으로만 그러는 거랍니다.
저는 저희 아이들 사춘기 시작부터 아직도 진행중인 지금까지도 팔푼이 엄마처럼 외모 칭찬, 공부 칭찬 (성적이 잘 나오지 않더라도 아이가 힘들게 살고 있는 것을 인정해주세요. 성적 안나오면 사실 본인이 제일 속상하답니다. 이것도 겉으로는 전혀 영향 언 받는 것처럼 보이지만 말이에요) 아침마다 주문처럼 해주고 있어요. 어떤 때 말대꾸하며 못되게 굴 때에는 한 마디도 해주기 싫지만 그래도 내가 어른이니까 같이 삐지지 말자 (^^) 하고 다짐하며 말해주지요. 엄마 말 안 믿어 하고 장난들 하면서도 기분 좋아해요.
사춘기 여자 아이들 자기 외모에 대한 불만,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 슬슬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엄마가 아이의 마음을 많이 읽어주세요. 아이가 나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할 때 왜 그런 쓸대없는 생각을 하나 밀어내지 마시고 "우리 딸이 요새 많이 힘든가 보다. 엄마가 모르는 게 뭘까? 엄마가 도와주고 싶은데...너는 너를 사랑하지 않아도 엄마에게는 더할 수 없이 사랑스럽단다" 하고 말해주시고 편지나 쪽지도 많이 써보세요. 저도 포스트 잇에 응원하는 내용 써서 점심 도시락에 날마다 부쳐주고 있습니다. 아이들 내색 안할지 몰라도 많이 좋아해요.
제 글 중에 사춘기의 권리라는 글이 있어서 올려드립니다.
http://blog.naver.com/kmchoi84/900194648872. 딸아
'09.9.7 12:32 PM (116.36.xxx.83)답글 감사드려요.
제가 마음을 비우고, 제가 철저히 딸아이의 편이 되어 주어야겠네요.
동생한테 소리치고 할때는 정말 미운데, 그런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지요?
동생한테 소리치지 말라고 조용히 이야기하면 될까요?
님 글을 읽고 나니 또 후회가 됩니다.
오늘 아침에 좀 더 잘해서 학교 보낼걸...
답글 감사드려요.3. 제 딸도
'09.9.7 12:45 PM (116.37.xxx.68)사춘기가 시작되고 있나봅니다. 귀엽고 상냥하고 이쁜아이였는데...갑자기 헐크가 되어가더라구요. 기분변화가 심하고..짜증과 반항. 아주 불안불안해요. 스스로 성격을 이기지 못해서
펑펑 눈물이라도 흘릴때는...그냥..웃지요~~^^ 남자애 사춘기는 어찌할바를 모르겠어서 전전긍긍했지만..여자애는 우리도 경험이 있잖아요. 전 꼭 끌어안고...이제 숙녀가 되어가는 구나.
어른 되는거 쉽지 않지? 토닥거려주면 금새 풀리기도 해요. 아이들도 얼마나 힘들겠어요. 아이편에서 도와주세요.4. 동경미
'09.9.7 12:46 PM (98.248.xxx.81)동생과 소리칠 때에는 그 자리에서 동생 앞에서 야단 치지 마시고요. 자존감이 형성되는 시기라서 동생 앞에서 자기가 깍이는 것 아주 많이들 싫어해요. 따로 불러서 진상을 밝히시고 아이가 지나친 것이면 그러지 말라고 타이르세요. 동생이 잘못한 것이면 동생 불러서 사과시키시고 아무리 동생이 못마땅하도러도 소리는 치지 말라고 일러주세요. 제가 늘 강조하는 것이지만 엄마가 감정을 잘 절제하셔야 아이에게 하는 말이 먹힌답니다. 아침에 언짢게 보내셨으면 이따가 집에 왔을 때 안아주시고 엄마가 야단쳐서 많이 속상했냐고 위로해주시면 되니까 너무 마음 상해하지 마시고요. 엄마의 지나친 자책감도 좋지 않거든요.
큰 아이부터 둘째까지 사춘기 긴 시간이에요. 지치지 않으시게 마음 단단히 먹고 아이의 감정에 엄마도 같이 휩쓸리지 않게 다잡으세요. 참 힘든 시간이지만 그래도 우리 아이들이 엄마 아빠가 믿을 만하니가 이런 투정을 부리는 것이지 그렇지 않다면 애어른으로 살 거에요. 축복받은 아이들이지요.5. 호야
'09.9.7 2:13 PM (222.116.xxx.81)동경미님,
항상 좋은 말씀 가슴에 새깁니다.6. 흠...
'09.9.7 3:18 PM (125.146.xxx.74)동경미님의 주옥같은 댓글들!!!
정말 가슴에 팍팍 와닿네요7. 원글
'09.9.7 8:02 PM (116.36.xxx.83)감사드립니다.
잘 새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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