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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한데 요리 못하는 주부와 반대인 나...

만났어요 조회수 : 1,778
작성일 : 2009-08-21 11:47:15
그저께 오후 갑자기서울 살 때 옆 집에 살던 가족이
휴가차 저희 집에 들른다고 연락이 왔어요

친하게 지냈기때문에 반갑기도 했지만 갑작스런
방문인지라..더운데 집 안 청소하느라 정신 없었지요

그 이웃 맘이 보통 깔끔한 사람이 아니었거든요
얼마 전 살돋에 실린 콘도 같은 집같이 하고 살거든요

대신 요리는 별로라서  평소 제가 음식해서 자주 갖다 주면
그 집 식구들이 엄청 좋아라 했지요  
5년사는동안 저희집에  음식 가져온 적은
두 번 정도... 늘 받아 먹기만 한다고 미안해 했더랬어요

저희 집은 남편 서재 따로 있고 아이 둘 책이 거실에
1500권 정도 있답니다 초딩 둘째 때문에  베란다에 장난감도
있고,트렘플린도 있고...침대가 없어서 방들이 넓어 보이지만
짐이 꽤 있는 편이고 제가 정리에 야무지지 못해서
구석구석 허점이 있지요
다행히 그 집보다 우리 집이 훨씬 넓어서 그나마 다행~


어쨌든 그날 저녁에는 갈비로 저녁을 먹고...
숙소를 잡아야 한다기에  아기도 있는데
그냥 저희 집에 하루 묵고 가라고 강권해서
그리하게 되었답니다

담날 아침 식사를  저희 평소 먹는 스타일에다가 동태전만
추가로 부쳤어요.전날 기름진 갈비 먹었으니 아침은
담백한 한식이 편할거 같아서요

새벽까지 이런저런 사는 얘기 나누다가 잠들었어요
전 7시에 일어나서 개학한 아이 챙겨 보내고...아침 준비했어요

메뉴가 해물 된장찌개와 고구마순 볶음,가지나물, 우엉다시마 조림,
양파장아찌. 오이상추 겉절이,아삭이 고추와 쌈장,동태전,포기김치,열무김치였어요

평범한 밥상이라 죄송하다고 했는데...
이웃 집 아저씨 넘 맛있다며 밥을 두 공기 드시네요
찌개며 반찬 싹 다 비우시고요  이웃맘은 원래 아침 잘 안 벅는다며
별로 손 안 대시구요 그 집 아들내미도 반찬 잘 먹더라구요

듣고 보니 원래 아침에 이웃집 아저씨가 일찍 일어나 밥이랑 김치,김 꺼내 먹고
아내 위해 간단히 아침 준비 해두고 출근한다는군요 결혼 15년차 부부인데...
초6인 아들도 스스로 대충 챙겨 먹고 등교하구요

그 이웃맘은 예전부터 제가 봤을 때 집 안 청소에만 올인하는 거 같았어요
전에도 자기 남편은 김치 한 가지만 줘도 밥 잘 먹고...
평소에  냉장고 뒤져서 양배추니,당근이니 생야채라도
찾아서 그냥 먹는다며...넘 편하다고 했는데...먹을 게 없어서 그랬나 봐요

남편이 인물도 좋고, 착하고, 능력도 좋고, 애처가니까 그 이웃맘이 부럽기도 해요
여기 말로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싶고...나이도 많고 얼굴이  예쁜 것도 아니거든요
반대로 저희 남편은 일주일에 청소기 서너 번 밀어주는 거 빼곤 암것도 안 하거든요
식사때마다 그릇은 싹싹 잘 비우지요

서울 돌아가서 잘 도착했다고 저희 남편 폰으로 그 집 남편이 전화해서
절 바꿔달라고 했대요 저 없다니까 진찌로 고마왔다며 제 남편에게
음식 잘 해주는 아내 두셔서 좋겠다고 하더래요

제가 남편에게 그랬어요 아무리 집 깔끔해도 먹을 게 없음 무엇하냐고..
나처럼 청소는 완벽하지 못하지만..매일 건강식으로 맛나게 식사 챙겨
주는 아내가 더 고마운 거라고...했더니 맞다 하네요

청소 요리 육아  다 잘하는 주부가 가장 존경스러웠는데...
저는 차라리 청소보다 음식 잘하는 제 자신에 대해 만족하며 살아야 겠어요


IP : 58.224.xxx.7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맞아요.
    '09.8.21 11:58 AM (122.34.xxx.16)

    저희 부부는 그래서 분업합니다.
    청소 잘 하는 남편이 집안 청소 책임지고
    저는 요리 담당이죠.
    식구들 모여 식사할 때마다 자주 제가 확인해 줍니다.
    엄마가 한 거 보다 맛있는 거 먹어 봤어?
    맛있는 요리가 가족 행복의 밑바탕입니다.
    원글님 아침부터 그렇게 제대로 차려드시고 정말 남편 분 복이 많은데요.

  • 2. 모든 걸
    '09.8.21 12:00 PM (220.117.xxx.70)

    다 잘할 수는 없지 않겠어요?

    저도 요리보다는 청소를 즐기는 편인데, 그런 성격 탓에 요리하는 게 스트레스가 되더라구요. 요리하다보면 부엌 어지럽히는 건 순식간이잖아요. 그런데, 전 그걸 못 견뎌서 옆에서 뭘 덥히면서 설거지하고 있어요. -_-

    둘 다 잘하고 싶지만.. 아무래도 더 적성에 맞는 게 있더라구요.
    요리 잘하는 건 정말 축복이죠~

  • 3. 여름
    '09.8.21 12:09 PM (202.30.xxx.69)

    근데 어떻게 책이 1500권이나 되시는지요. 애들 책 어떤 게 있는 지 좀 공개해주시면 안될까요? 정말 부럽네요. 저도 이제 돌지난 애기가 있어서 책을 들이고 싶은데 꼭 좀 추천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원글님 이웃맘 같은데 집이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는 걸 좋아라해서 요리하면서 지저분해지는 걸 잘 못보나봐요. 그래서 요리를 잘 못하지요. 그래서 요리잘하는 여자가 제일로 부러워요. 그리고 남자는 요리잘하는 여자 만나는게 가장 복인 것 같아요.
    이쁜거 돈많은 거 그런거보다 요리잘하는 여자가 최고인 것 같아요.
    전 직장다니는데 저 역시 요리잘하는 부인 정말 두고 싶거든요. T_T
    집에 오면 늘 맛있는 한상 차려있으면 제가 남자라면 제가 청소 다 도맡아서 할 것 같아요.
    청소는 몸만쓰면 되지만 요리는 머리도 많이 써야하고 훨 힘들잖아요.

  • 4. 흑흑
    '09.8.21 12:23 PM (114.203.xxx.208)

    전 요리도 못하고 정리도 못해요.
    정말 빵점 주부에요.
    에휴....

  • 5. ..
    '09.8.21 12:23 PM (125.177.xxx.55)

    사람마다 달라요
    그집은 아마도 남편이 정리정돈을 더 중요시 하는지도 모르죠

    가끔 그런 남자들 얘기 올라오잖아요

    둘다 잘하면 좋지만 그러긴 힘들고 ..저도 대충 치우고 먹는거에 열심인 편이에요

  • 6. 보통
    '09.8.21 12:38 PM (121.186.xxx.139)

    보면 깔끔하니 (꾸미는거 별도) 청소 왕 잘하는 주부는 요리에 취미가 없고
    요리에 취미있는 주부는 좀 청소에 소홀한거 같아요
    전 후자쪽이지만..ㅠㅠ

  • 7. 만났어요
    '09.8.21 12:57 PM (58.224.xxx.7)

    여름님
    돌지난 애기가 볼 책들은 이미 처분하고 없어서 도움이 못 될 거 같아요
    저희는 초등학생과 중학생 있거든요
    책에 대한 정보는 아이베이비에 연령별로 구분되어 있으니
    들어가셔서 찾아보세요

  • 8. ㅜㅜ
    '09.8.21 12:58 PM (112.153.xxx.18)

    저도 청소가 요리보다 좋아요.
    주부6년차 인데도 아직도 책 없으면 요리를 못해요. 한큰술 두큰술 요런게 도대체가 외워지질 않아요. 일일이 찾아서 하다보니 시간도 오래걸리고 더 힘든거 같아요.
    울집은 아직도 밥 먹는게 모험이에요. 매번 맛이 달라요. 다만 잘 먹어주는 남편이 고마울뿐이네요.

  • 9. 털썩
    '09.8.21 1:00 PM (203.171.xxx.239)

    둘다 제로인 저 한번 더 좌절하고 갑니다..
    울 남편도 냉장고 뒤져 생야채 잘 꺼내먹고(배고파서 그랬던거네요)
    애들 장난감에 혼이 쏙 빠지는 울 집.

    원글님네 밥상 넘 부럽습니다..

  • 10. 만났어요
    '09.8.21 1:05 PM (58.224.xxx.7)

    그런데...사람들은 자기에게 없는 걸 부러워 하쟎아요
    저희 남편은 아주 깔끔한 집에 가면 그런 집을 부러워 하기도 해요.
    그 이웃집 남편이 저희 서울 살때도 제가 음식 갖다 주는 걸
    무척 좋아라 햇거든요
    이번에 저희 집 오는 것도 자기 아내 휴게소에 들러 화장실 갔을 때 몰래
    저희 남편에게 전화해서 그 부부 울 집 오면서 티격태격했대요

  • 11. 크크
    '09.8.21 1:33 PM (118.220.xxx.159)

    요리도 청소도 별론데..
    그럼 내가 뭔가 남푠에게 어필해서..억대로 벌어주고 가끔 청소도 해주나 보다..
    했더만..

    남편.."내가 착한거지"

  • 12. ㅋㅋ
    '09.8.21 3:39 PM (119.196.xxx.66)

    저희 형님이 그 손님 과이고 전 원글님 과에요.
    시댁 가면 음식은 죄다 제 차지... 이것저것 차려내면 아주버님와 조카들이 엄마 우리도 이거 만들어 먹어, 여보 이거 우리도 해 먹자.. 그러지만 울 형님 맨날 그럽니다. '누가 얼마나 먹는다고 이것 해?' 할 줄 모르니 먹지 못하는 포도입니다 그려 ㅋㅋ.
    암튼 시아주버님은 우리집 정돈 상태 흉보고 울 남편 형님 요리솜씨 흉보고 그럴겁니다. 그집 다녀오면 우리 남편, 먹을 만한 거 하나도 없었다고 엄청 흉보거든요. 뭐가 더 나은 건지 모르겠어요.

  • 13. ㅋㅋㅋ
    '09.8.21 8:57 PM (211.109.xxx.126)

    저도 청소와 정돈에 힘은좀 쓰는데 요리가 안되는 새댁인데여 ㅋㅋ
    요리좀 하려면 이것저것 늘어놓고 해야하니 그거에 스트레스 받아서 힘든것 같아요..
    생각해보니 울 시모랑 친정엄니 두분다 요리 맛깔나게 하시는데 (전라도분이심) 정돈은 영...
    주신음식 감사하게 먹고 있어요.......
    시모께선 울집오면 깔끔하게 하고산다고 하시네여....
    이거 두개 다하기가 힘들어서 주부9단이 힘든가봐여 ㅋㅋ
    그래도 청소는 좀 안해도 살아지는데 밥은 안먹으면 못살잖아여?
    요리가 더 부럽네요 저도 ㅋㅋ

  • 14. 글쎄요
    '09.8.22 5:51 PM (125.180.xxx.93)

    둘다 잘할수는 없지요
    그리고 둘 중 하나가 더 우월하다고 볼수도 없지요
    님처럼 청소보다 음식이 낫다고 청소가 우선인 제 앞에서 매번 침튀기며 내가 해준 음식을 남편도 시부모도 친구도 남편친구도 좋아한다고 일장연설하는 친구가 있는데......
    한번 제가 그 친구 집에서 이틀 있어보니 도.저.히 음식을 먹을수다 없더군요
    유통기한 식재료 천지에 구더기에 애벌래에 나방은 보통이고 웬 집에 개미가 그리 많냐 했습니다
    물론 님이 그 정도는 아니였겠지만.......... 친구 남편의 칭찬 전화는 예의일뿐 그것이 마치 전부인양 생각하시면 안될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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