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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후반 학번이 느끼는 지난 10년

깍뚜기 조회수 : 676
작성일 : 2009-08-20 22:43:30
최근 3개월 동안 두 분의 전 대통령이 세상을 뜨시고...
날도 더운데 슬픔과 현실에 대한 분노가 겹쳐져서 맘이 힘드네요.
저는 90년대 후반 학번입니다.
제가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 얼마 안 있어 IMF로 대학문화가 완전히 달라지고
청년실업에 고용 악화, 가팔라지는 양극화,
대학 사회에서 무한 경쟁이 전면화되는 변화를 체감했습니다.

그리고 YS 막바지에 정권퇴진 운동을 벌이고
성인이 되어서 첫 대선을 치렀지요. 저는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하진 않았지만,
두 분이 당선됐을 때 나름 기뻤습니다. (약간 오묘한 태도이지만 이런 분들도 꽤 있을 거라 생각)

암튼 대학생활을 하면서 신자유주의 물결 속에서 당시 정권에 대한 반대 운동도 많이 펼쳤고,
겪어보지 못한 87년에 대한 희망과 이어진 좌절을 90년대 식으로 체감하면서
현실은 제게 늘 불만스러웠죠. 이 또한 80년대 학번과는 다른 정서이겠지요.

그런데 경악스럽게 잃어버린 10년 운운하는 것들이 정권을 잡고 나니
새삼 지난 10년이 상대적으로 얼마나 상식적이었나 노스탤지어마저 느끼게 되니
말할 수 없이 속상합니다.
제가 치기에서든 나름의 제 사상때문이든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나름 비판적인 문제제기를 했던 시절이 오히려 소중한 때였다는 것을 확인해야 하다니...

그래도 건강한 나라가 되려면 적어도 민주당(이전의 열우당)과 민노당(현재로 치면 민노당과 진보신당)이
서로 비판적으로 정치적인 경쟁을 벌이면서 나라가 돌아가는 것이 상식이라 생각했는데...
지난 전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태에서도 느낀 거지만
여전히 우리사회는 진보 대 보수의 구도라기 보다는
민주 대 반민주의 대립 수준(?)에 머물러있다는 것을 확인했어요.

그렇지만 이런 현실을 확인하고 생각과 행동을 가다듬는 게 시작이겠지요.
다시 한 번 죽지도 않고 살아서 약한 자, 가난한 자, 고통 속에 있는 자들을 욕보이는
저열한 것들을 보면서 실망과 분노가 체념이 되지 않도록 깨어있어야 겠어요.

주절주절, 남편하고 술이나 한 잔 해야겠네요.

IP : 122.46.xxx.130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참신한~
    '09.8.20 11:06 PM (121.170.xxx.167)

    생각과 행동을 가다듬는 게 시작이겠지요.. 동의!!!!! 합니다 ..

  • 2. ........
    '09.8.20 11:15 PM (121.147.xxx.151)

    96학번이신가봐요?
    저도 첫 투표권을 행사할 나이가 된 게 97년 대선이었거든요..
    2009년에 민주화를 외쳐야 하다니
    기가 막힙니다..

  • 3. ///
    '09.8.21 2:00 AM (121.131.xxx.64)

    전 97학번입니다. 붕 뜬 세대라고도 하지요.
    IMF, 학부-학과제의 변화 및 공존, 신자유주의....
    그땐 제대로 몰랐던 것을 지금 이 정권에 와서 제대로 파악이 된 점이 미치도록 속상합니다.
    제가 그 당시 폭넓은 눈으로 세상을 제대로 못 본거....열 받습니다.
    그땐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지금은 '절대 안'된다고 하네요.

    작년-올해...술이 많이 먹고, 한숨도 많이 늘었습니다.
    제 옆에 있는 자식들 보면서 측은하기도 하고,
    이런 세상 만나게 해준 게 미안하기도 하고...미치겠습니다.

    제가 태어나기만 하고, 미처 경험하지 못했던
    70년대...80년대로 급속도로 후퇴한 세상을 지금에야 경험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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