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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의 회사 생활을 접으며..

퇴직 조회수 : 1,059
작성일 : 2009-07-08 09:23:25
13년의 회사 생활을 접으려고 하니,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까라는 걱정이 너무 크네요.

학창 시절, 소위 엄친딸이었네요.
공부 못 한 적이 없었고, 전교 석차 나오는 중학교 이후 전교 1등 안 한 적이 2~3번 밖에 없고,
그나마도 모든 기록은 전교 1등이고, 지방 비평준화 고교 수석 입학에 수석 졸업에,
대학은 원하는 과를 어떤 성적으로 가느냐의 문제.. 모의고사 전국 석차 100명안에 들어야 했기 때문에..

하여간 원하는 학교 갔고, 석사까지 하고, 대기업 연구소 입사, 거기서 지금까지 잘 나가는 길을 걸어 오고 있었네요.

그런데, 올해 학교에 보낸 아이가 아파서 제가 그만둬야 할 상황이네요.
어떻게 좋은 이모님을 만나서 괜찮은 듯 보였으나, 아이는..아이는.. 너무 힘들어 하고,
이러다 하나 있는 아이를 잃을까봐 걱정되서 결국 정리해야 하네요.

지금까지, 어느 집단에서건 최상위권을 유지했고, 그런 사람들이 모인 회사에서 조차, 그런 평가를 받았는데,
아이 문제가 생기니, 다른 여자 후배들에게 독이 될 거라는 걸 알면서도,
육아의 문제로 회사를 그만둬야 하네요.

공부, 일 말고는 잘 하는 게 없었는데, 전업주부 한다고 잘 할 자신도 없는데..

남편은, 어떻게든 되겠지 하네요.
우리가 잘 한 게 단순히 공부가 아니라, 주어진 문제를 어떻게든 풀어가는 거였고,
그거를 잘 해서 성적도 좋았고, 회사에서도 인정 받았는데,
환경이 바뀌면 처음에는 어렵겠지만, 결국 적응하고 그러지 않겠냐고 그러는데..

과연 잘 할 수 있을까요?
그래도 아이를 위해서는 엄마가 집에 있는 게 낫다고 저 좀 위로해 주세요.
사회적인 성공, 글쎄 그게 얼마나 대단할 지 모르겠지만, 아이가 제일 중요하다고 해 주세요.. ㅠㅠ

어젯밤, 남편과 얘기하고 한 숨도 못 자고,
출근해서 그룹장님께 얘기하고 아무 일도 손에 안 들어 오네요..
IP : 202.20.xxx.254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잘 하셨어요.
    '09.7.8 9:40 AM (122.36.xxx.28)

    있잖아요. 년 시리즈를 아시는지...

    능력 있는 년은 이쁜 년을 못 따라가구요
    이쁜 년도 젊은 년은 못 따라간데요.
    젊은 년도 자식 잘 된 년은 정녕 못 따라간다는.... 년 시리즈..

    우스갯소리겠지만 현실인것 같아요.

    아이를 위해서 희생한 게 아니라 아이를 더 사랑하기 위함이라 생각하세요.
    그리고 능력 있는 분들은 전업으로 계시면서도 다른 일 또 찾아 하시더라구요.
    힘 내세요.. 홧팅~~

  • 2. 잘하실꺼예요.
    '09.7.8 9:42 AM (61.109.xxx.59)

    정말 힘든결정이지만.
    님께 가장 소중한것.
    우선순위는 아픈 아이잖아요.
    남편분 말씀처럼 처음에는 어렵겠지만.
    잘 풀어 나가실꺼라고 믿어요.
    힘내서. 아자. 아자.

  • 3. ....
    '09.7.8 9:45 AM (122.153.xxx.130)

    아이가 아프다면
    저라도
    그런 결정을 내렸을 것입니다.
    님은 항상 현재에 충실하셨던 분 같으니
    현재의 우선순위가 아이라면
    아이가 엄마가 필요하다니 최선의 결정이시겠지요.
    먼 훗날 돌이켜도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란
    자식으로 인한 선택이 아닐까 싶습니다.
    비록
    자식이 자라고, 나중에 엄마의 도움이 필요해지지 않을지라도
    자식이 바르게 자라든 , 그렇지 못하든
    부모라면
    지금 님 같은 결정을 내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님은 능력이 있으니
    나중에 또 다른 일을 찾을 때 분명 찾을 수 있을 겁니다.
    네 ... 힘내세요.

  • 4. 아이가
    '09.7.8 10:06 AM (115.178.xxx.253)

    건강해지면 또 다른 기회가 올거에요.. 원하시고 노력한다면...

    가장 급한일 먼저하는게 답이잖아요.
    아이가 최우선인건 말할것도 없구요..
    잘 이겨내실거에요. 힘내시고..

    아이가 빨래 완쾌되기를 빌어드릴께요.

  • 5. 공감
    '09.7.8 1:18 PM (59.10.xxx.193)

    저랑 상황이 많이 비슷하시네요.. 저도 아이문제 때문에 15년차 회사 그만두고 작년부터 집에 있게 되었어요.. 아이는 많이 안정되서 잘했다는 생각이 들지만 짬짬이 밀려오는 공허함은 있네요.. 잠시 미래를 준비한다는 생각으로 이것저것 배우면서 시간을 활용하고 있네요..
    쉽지 않은 결심만큼 아이한테는 큰 도움이 될 겁니다..

  • 6. ..
    '09.7.8 4:44 PM (58.148.xxx.82)

    지금 아이에게 엄마가 꼭 필요한 시기에요,
    저도 신림동에서 대학 다녔고,
    졸업도 하기 전에 취업 되서 전문직으로 15년 일했는데
    이런 저런 사정으로 외국 나가면서 일 접고 갔다가
    귀국해서 전업 주부로 살고 있습니다.
    저도 공부나 일말고는 잘 할 줄 아는 게 별로 없었어요.
    직장 그만 둘 때 동료나 선배들이 오히려 아쉬워했지요.

    아이 어릴 때 제가 잘 돌보지 못했는데
    제가 직장 그만두니 일단 아이가 정서적으로 편안해진 게
    눈에 보일 정도랍니다.
    살림이란 것도 겨우 생활 유지만 할 정도였는데
    이젠 제법 익숙해져서 올해는 여러 가지 장아찌며
    매실이며 서툴지만 시도하는 중이구요,
    경제적으로는 제가 일할 때보다 아쉬운 게 좀 있는데
    다른 부분은 다 만족합니다.
    주부도 의외로 많이 바쁘더군요. 지금 생활이 저도 참 좋습니다.
    아, 그리고 책 읽을 시간이 많아져서 정말 좋아요.
    그리고 아이가 저보다 더 좋아합니다.

  • 7. 이십년을 접고..
    '09.7.8 7:17 PM (125.186.xxx.66)

    이십년 직장생활을 접은지 이년이 되어가네요.

    결정이 어려워 일년은 휴직을 했었고, 그 후에도 또 쉽지않게 퇴직 결정을 했지요.
    경제적 이유라기 보다 내 일을 그만둔다는 것과
    아까와 하는 주변인의 만류와
    특히 친정 부모님의 아쉬움들....

    처음엔 편하기도 하고 직장 다닐 땐 모르던 세상이 좋기도 하고 새롭게 친구 엄마들도 사귀고 좋았는데 시간이 가니 그 때가 그립기도 해요.

    직장생활 하면서 이십년 살아왔기 때문에 전업생활에 이십년 공백이 있고....재미있게 표현하자면 쌩초보전업생활이잖아요? 어느정도 친하게 잘 지내고 재미나게 생각되던 전업친구들과의 이질감도 생기는게 사실이예요.

    ..................................................

    그렇지만 아픈아이 생각하면 당장 그만두는 결정하신거 잘 하신거예요.

    퇴직하시고 아이 잘 돌보시면서 또 나를 위한 시간표도 잘 짜야 할 것 같아요.
    공부하고, 하고 싶은 분야 찾아서 즐기고, 운동도 하셔야 할꺼고....
    지금까지 성공한 생활 하신분이니 잘 하시겠지요.


    괜히 제 생각에 주절이 주절이...........했네요.


    결심 축하드려요...........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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