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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에게 미안합니다.

ㅠㅠ 조회수 : 837
작성일 : 2009-07-02 23:45:22
저희 아들은 초1입니다..
여러가지로 늦된 탓에...늘 신경을 써야 하고
저도..모르게 아들때문에..주눅이 들기까지 합니다..

학기 초에 전학을 왔는데..
얼마 안 되어..학부모 모임이 있었습니다..
제가..누가 엄마라고 하니..
어떤 엄마가 그러더군요..자기 딸이..울 아들과 짝꿍이라고..
그러면서..울 아들내미가..엄청 그 자기 딸을 놀리면서..괴롭힌다는겁니다..

아이가 심히 짖꿎은 아이도 아니고 거친 아이도 아니지만..
일단..미안하다고..잘 타이르겟다고 했습니다..
그래서..그 엄마도..뭐..아이들 일이니..그럴수 있지 않겟냐 하면서..일이 마무리 되어습니다..

근데..그러고 나서..
그 엄마가..저도 있고, 여러 학부형도 같이 있는 자리에서
선생님께 짝꿍을 바꿔달라고 하더군요..
기기 막혔습니다..
조금 전에..괜찮다..어쩌구..하면서..했던 말은..접대용 멘트였는지..
그 말을 내 뱉은 지 얼마 안 되서..
그런 말을 한다는 자체가 좀 어의 상실이었습니다..
차라리..저나 없는 자리에서 조용히 말이나 할것이지..말입니다.

그 뒤로..그 엄마 보는게 좀 껄끄럽더군요..

그리고..한편으론..늘 울 아들이..그 집 아이를 괴롭힌다는게..미안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느 날인가 선생님께 조용히 여쭤봤습니다..
울 아이가..짝꿍을 많이..힘들게 하냐고..
근데..선생님은..아니라고 하셨습니다..
솔직히..좀 황당했습니다..
눈에 띌 정도로..아이를 괴롭힌 것도 아닌데..
그 엄마의 반응이..너무 오버라서 말입니다.

암튼..시간이..좀 흘렀고,
아이는..그럭저럭..지내는 듯 햇지만..
짝꿍을 무지 싫어하더라구요..
늘 4B연필을 3자루씩 챙겨주면
거의 잃어버리기 일쑤여서..
야단을 치면..짝꿍이 늘 뺏어서..다른 친구에게 준다는 겁니다..
그리고 책에 낙서도 하고 머리도 때리고 한다고
아이가 울먹이며
그 친구 좀 혼내달라고 하더라구요..

하지만 그냥..아이들이 자라면서 겪는..일상적인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
우리 아이 말만 듣고..뭐라 하기엔..좀 그렇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짝꿍이 바뀌기만을 기다렸습니다..
근데..짝꿍은 한 학기를 같이 하는지..
바뀌질 않더라구요..

그러다..어제는 더 이상은 묵과하면 안 될것 같아..
그 엄마와 통화를 했더니..전혀..아니다..
되려..저희 아이가..지금껏 괴롭힌다..
그냥 참고 있는거다..그러더라구요..
뭐..쌍방이 주장하는 내용이..서로 다르니..뭐라 할수가 없어서..
그냥..알았다 하고 통화를 끝냈습니다..

그러다
그저께 학교에 청소를 하러 갔는데..
아이 책상에 씌워놓은 장판만..유난히 새카맣게 칠해졌고
연필로 찍어서 흉칙스럽게 구멍이 수없이 나 있었습니다...
전 저희 아이가 좀 산만해서
혼자 수업시간에 긁적인 줄 알고
.아이한테..너 책상만 왜 그러냐..그러지 마라 했더니
이번에도..아이는..짝꿍이..그랬다고 하더라구요..
반신반의 했었는데..

오늘..학교에서..선생님 말씀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책상이 너무 지저분해..지우개로 지우라 했더니
주변 친구들이..다들..제 아이가 그런게 아니라
그 짝꿍이 했다고 말하더랍니다..

그래서..안 그래도..저도 그 얘길 아이한테 했더니
아이가 짝꿍 얘기를 해서..설마 했다..라고 하며
그 동안 자초지정을 말씀드렸습니다..
선생님께선 저희 아이가 아직은 순진해서
거짓말로 둘러댈 아이도 아니고..
또..짝꿍의 경우는..좀 여우같아서..충분히 그럴수도 있다고 하더라구요..
이런 일이 있었으면..진작에 얘기하지..
아이가 많이 힘들었겠다고 하시더라구요..ㅠㅠ

원래 성격이 나서는것도 싫어하고
누구한테 싫은 소리도 못하는 성격이라..
그냥..아들한테만..너가 참아라..말만..했었는데..
그 동안..아들이..얼마나..힘들었을까 싶더라구요.
아직 야물지 못해서..
어디서 맞고 와도..제대로..상황설명도 못하는 아이였는데..
그 동안..얼마나 답답하고 괴로웠을까 싶으니..
참..아이한테 미안해집니다..
그저 나서지 말고 왠만하면 참는게..능사라고 생각했는데..
그건..저만의 어리석은 생각이었나 봅니다..
아들을 지켜주지 못했다라는 속상한 맘에..주저지 주저리 두서 없는 글을 적어봅니다..ㅠㅠ


IP : 110.11.xxx.140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7.3 12:16 AM (211.211.xxx.86)

    지금부터라도 잘 돌봐주시면 됩니다...힘내세요~

  • 2. 토닥토닥
    '09.7.3 1:27 AM (115.143.xxx.57)

    아휴.. 이제라도 알아서 다행이고, 선생님도 알아주셔서 다행이네요.
    선생님마저 나몰라라 했으면 아이만 힘들뻔했네요.
    지금이라도 알았으니 아이 잘 위로해주시구요...

    좀 다른 말이지만...
    아이가 괴롭히는 나쁜아이가 아니라서 다행이라고도 생각하세요.
    나쁜짝 만나서 힘든 시기를 보내긴했지만 짝 바뀌고 신경써주시면 괜찮아지겠지만,
    그 짝처럼 아이가 성품이 나쁘고 여우같은 아이라면... 고치기 어렵잖아요.
    그 아이는.. 자기 엄마도 속이나보네요. 정말 여우가 따로 없네요.
    선생님이 그 아이 엄마에게도 진실을 알려줘야하겠구만...

    너무 가슴아파하지마세요. 옆에서 지키고 서있지 않는한 어떻게 다 알겠나요...

  • 3. 제 아이도
    '09.7.3 8:25 AM (203.142.xxx.241)

    초1인데요.. 그래도 선생님이 알아주셔서 다행이네요.
    제 아이도 남자아이인데 어수룩한면이 많아서 걱정이긴한데. 초1을 보면 천차만별이더라구요.어떤 아이는 유치원을 좀더 다녀야 될것 같은 아이들이 있는 반면 하는짓이 초3.4학년은 된듯이 영악한 애들도 있구요.
    그 짝꿍 엄마가 이상하긴하네요. 하기사 자기애에 대한 믿음이 있었을테고. 아마도 그 아이가 자기 엄마한테 거짓말할수도 있어요.
    제 아이만해도 거짓말을 아직은 못하는데. 안그런 아이는 또 안그러니까요.

    그 엄마한테 따끔하게 얘기해서 기를 팍 죽여놓으세요.

    엄마들도 자기 아이에 대한 실체를 좀더 알 필요가 있습니다.

  • 4. 제비꽃
    '09.7.3 8:34 AM (125.177.xxx.131)

    누구나 나대는 엄마 아니라면 원글님과 같은 경험을 하고 난 후 비로소 중립이라는 자리를 찾게 된답니다. 누군가와 싸워서 일방적으로 때렸거나 상처를 더 많이 입었을 때도 더 많이 때린 애가 더 나쁜 것도 더 많이 맞은 아이가 더 잘못이 없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지요.
    놀라운 건 요즘 아이들 중에 엄마가 모르는 학교와 집에서의 모습을 따로 관리하는 애들이 상당하다는 겁니다. 아마도 그 짝꿍이 그러한 야누스적인 아이인가 봅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무슨말을 들어도 좋은 일에도 나쁜일도 백이 아닌 조금 덜어서 듣는 게 여러모로 중립을 지키기가 좋더군요.
    위로드립니다. 학부형이 된 엄마로서 배우는 과정이니 많이 속상해 하지 마세요.

  • 5. 어휴
    '09.7.3 10:58 AM (124.53.xxx.162)

    그런경우 너무 많아요
    저희아이도 남자아인데 여자아이 엄마가 우리아이가 많이 괴롭힌다고 1학년때 듣고 야ㄷ나치고... 그냥 미안해하고 아이 다그치고 2학년때 같은반 안되서 다행이다 했죠
    그런데 그 여자아이가 문제 여자 조폭마누라에 그 엄마는 전혀모르고

    그런데 그 아이가 클수록 문제 일으키더군요

  • 6. ..
    '09.7.3 11:24 AM (125.177.xxx.49)

    애들말은 다 못믿어요 자기 나름대로 생각하고 말하니까요
    둘이 안맞는건 사실인거 같으니 짝을 바꾸는게 좋겠어요

    집에서 보는거랑 밖에서 하는 행동이 다를수 있거든요
    우리들끼리 하는말이 내자식도 못믿는다 입니다

    친구랑 싸운경우 무조건 야단치는것도 잘못이고 무조건 감싸기만 하는것도 안돼죠

    그리고 남의 아이에게 여우같단 표현 안좋게 들려요 다른 표현도 있을텐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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